아침에 샤워를 하고 나오면 욕실 거울이 뿌옇게 흐려져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머리를 말리고 로션을 바르는 동안 기다려 보아도 거울은 좀처럼 맑아지지 않고, 출근 시간이 급한 날에는 그 몇 분이 아깝게 느껴진다. 날이 쌀쌀해지는 계절에는 이 현상이 더 심해져서 거울 전체가 하얗게 덮이기도 한다.
그래서 대부분은 손바닥이나 쓰던 수건으로 거울을 쓱 문질러 닦는다. 문지른 자리만 잠깐 보이다가 금세 다시 흐려지고, 마른 뒤에는 손자국과 물때 자국이 줄줄이 남아 거울이 더 지저분해진다. 드라이기 바람으로 말려 보는 사람도 있지만 다음 날 샤워를 하면 똑같이 뿌옇게 흐려진다.
매번 닦는 대신 거울 표면을 미리 손봐 두는 방법이 있다. 쓰던 고체 비누를 마른 상태로 거울에 문질러 얇은 막을 입혀 두면, 욕실 사용 빈도에 따라 사흘에서 일주일 정도는 김이 서리지 않는다.
뜨거운 김이 거울에 물방울로 맺히는 이유
샤워를 하면 뜨거운 물에서 올라온 수증기가 욕실을 가득 채우는데, 거울의 유리는 벽이나 타일보다 차가워서 수증기가 닿는 순간 아주 작은 물방울로 맺힌다. 이 물방울 하나하나가 빛을 제각각 흩뜨려 놓기 때문에 거울이 하얗게 흐려져 보이는 것이다.
수건으로 닦아도 며칠을 못 가는 이유는 닦는 동작이 이미 맺힌 물방울만 없앨 뿐 유리 표면의 성질은 그대로 두기 때문인데, 다음에 샤워를 하면 똑같은 조건에서 물방울이 다시 맺힌다. 드라이기로 말리는 것도 마찬가지라서 그때뿐이다.
비누에 든 계면활성제는 물방울이 동그랗게 뭉치려는 힘을 약하게 만든다. 거울에 비누를 문질러 얇은 막을 입혀 두면 수증기가 닿아도 알갱이로 맺히지 않고 얇은 물 층으로 퍼진 다음 아래로 흘러내려서, 거울 너머가 그대로 비친다. 그래서 닦아 내는 쪽이 아니라 미리 막을 입혀 두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거울에 마른 비누 문질러 김서림 막는 방법
준비물은 쓰다 남은 고체 비누 한 장과 마른 수건 두 장이면 충분하다. 먼저 거울에 낀 물때와 치약 자국을 주방세제 푼 물로 닦아 내고,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훔친 뒤 10분쯤 그대로 두어 완전히 말린다. 표면에 물기가 남아 있으면 비누가 뭉쳐서 얼룩이 진다.
다 마른 거울에 비누를 물에 적시지 않은 채로 가볍게 문지른다. 위에서 아래로 한 번, 다시 가로로 한 번 지나가며 거울 전체에 하얀 자국을 얇게 남기는데, 힘을 주어 두껍게 바르면 나중에 펴기가 어려우니 표면이 뿌옇게 보일 정도면 된다.
그다음 마른 수건으로 작은 원을 그리며 하얀 자국을 문질러 편다. 처음에는 더 뿌옇게 보이지만 계속 문지르면 점점 투명해지는데, 거울 뒤쪽 벽이 또렷하게 비치고 손으로 만졌을 때 걸리는 느낌이 없으면 다 된 것이다. 얼룩진 자리가 남았다면 물을 묻히지 말고 마른 천으로만 더 문지른다.
김서림 방지 코팅이 되어 있거나 필름을 붙인 거울에는 이 방법을 쓰지 않고, 사용하던 코팅 상태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일반 거울이라면 보통 사흘에서 일주일쯤 지나 다시 김이 서리기 시작할 때 같은 방법으로 한 번 더 문질러 주면 되고, 샤워 뒤에 환풍기를 켜 두면 효과가 조금 더 오래간다.
거울 하나 미리 손봐 두면 샤워하고 나올 때마다 손으로 닦아 내고 그 자국을 다시 지우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니, 다음 목욕 전에 한 번 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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