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맛있는 보물찾기] ④칸다, 도쿄의 ‘카레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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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맛있는 보물찾기] ④칸다, 도쿄의 ‘카레 성지’

포인트경제 2026-10-01 10:33: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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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11월 1일 ‘칸다 카레 그랑프리 2026’ 개최
예선 통과 20개 점포 한자리에…방문객 투표로 올해의 카레 선정
고서점·학생 문화와 함께 성장한 칸다의 카레, 일본 카레의 다양한 맛 한 번에

[포인트경제] 일본에서 카레는 더 이상 외국에서 건너온 낯선 음식이 아니다. 가정에서는 물론 학교 급식과 전문점, 패밀리레스토랑까지 일상 깊숙이 자리 잡아 일본을 대표하는 대중 음식 가운데 하나가 됐다.

그중에서도 도쿄에서 다양한 카레의 맛을 한자리에서 만나고 싶다면 빼놓기 어려운 곳이 칸다와 진보초다.

‘칸다 카레 그랑프리 2026’ 공식 홈페이지 화면.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칸다 카레 그랑프리 2026’ 공식 홈페이지 화면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도쿄 치요다구 칸다·진보초 일대는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카레 격전지다. 치요다구 관광협회는 칸다 일대에 카레를 취급하는 점포가 약 400곳에 이르는 것으로 소개하고 있다. 일본식 카레는 물론 유럽식, 인도식 등 다양한 형태의 카레가 한 지역 안에 공존한다.

이곳에서는 오는 10월 31일과 11월 1일 이틀간 ‘제14회 칸다 카레 그랑프리 2026’ 결승전도 열린다.

칸다카레거리활성화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대회는 치요다구 칸다오가와마치의 오가와광장에서 열리며, 지난 9월 예선 팬 투표를 통과한 20개 점포가 결승에 참가한다. 방문객은 각 점포의 카레를 직접 맛본 뒤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행사는 10월 3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11월 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다. 투표는 둘째 날 오후 4시에 마감되고, 같은 날 오후 5시 결과가 발표된다.

그렇다면 왜 하필 칸다와 진보초에 이렇게 많은 카레집이 모였을까.

그 배경을 살펴보면 ‘책의 거리’ 진보초의 역사와 만난다.

진보초는 일본을 대표하는 고서점 거리다. 학교와 대학이 들어서면서 학생들이 모였고, 이들을 대상으로 교과서와 서적을 판매하는 서점과 출판사가 자리 잡으면서 오늘날의 책의 거리가 형성됐다.

도쿄 진보초의 고서점 거리 /치요다구 관광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도쿄 진보초의 고서점 거리 /치요다구 관광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현재도 진보초를 걷다 보면 오래된 고서점과 대형 서점, 출판 관련 업체들이 곳곳에 이어져 있다. 이 독특한 거리 풍경 속에서 카레도 자연스럽게 지역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카레점이 많아진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가장 잘 알려진 이야기 가운데 하나가 바로 ‘책을 읽으면서 한 손으로 먹기 편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치요다구 관광협회 역시 진보초에서 카레가 인기를 얻은 배경 가운데 하나로 책을 한 손에 들고 먹기 쉬웠다는 설을 소개하고 있다.

숟가락 하나만 있으면 비교적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면 음식처럼 국물이 튈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적다. 여기에 학생들이 부담 없이 든든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지역의 특성과 잘 맞았다는 설명이다.

그렇게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한 카레집은 시간이 흐르며 각자의 개성을 갖기 시작했다.

진보초에는 일본식 카레뿐 아니라 진한 소스와 부드러운 고기를 앞세운 유럽식 카레, 향신료의 맛을 강조한 인도식 카레 등 서로 다른 계통의 가게들이 함께 자리 잡고 있다. 치요다구 관광협회 역시 진보초를 일본 유수의 카레 격전지로 소개하고 있다.

이 같은 지역의 카레 문화를 하나의 행사로 모은 것이 ‘칸다 카레 그랑프리’다.

지난해 열린 제13회 대회에는 약 3만6300명이 방문했고, 결승에 오른 20개 점포를 대상으로 총 1만9563표가 투표됐다.

‘칸다 카레 그랑프리 2026’ 예선 참가 점포와 대표 카레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칸다 카레 그랑프리 2026’ 예선 참가 점포와 대표 카레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올해 역시 20개 점포가 한자리에 모인다. 각 가게를 하나씩 찾아다니지 않아도 서로 다른 조리법과 향신료, 재료로 만든 카레를 비교해볼 수 있다는 점이 이 행사의 특징이다.

한국에서 흔히 떠올리는 일본식 카레는 걸쭉하고 달콤한 루를 사용한 가정식 카레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 일본의 카레 전문점에서는 소스의 농도와 향신료, 고기와 채소의 사용법 등에 따라 맛의 차이가 상당하다.

칸다 카레 그랑프리는 그런 일본 카레의 폭넓은 맛을 한자리에서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칸다와 진보초에서는 카레 한 그릇을 먹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식사를 마친 뒤 골목을 따라 고서점을 둘러보거나 오래된 책과 잡지를 찾아보는 것도 이곳만의 재미다.

‘책의 거리’와 ‘카레의 거리’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겹쳐져 지금의 진보초 풍경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10월 말이나 11월 초 도쿄를 찾을 계획이 있다면 한 끼 정도는 칸다로 발길을 돌려보는 것도 괜찮겠다. 일본식 카레라고 해서 모두 같은 맛이라고 생각했다면, 20개의 카레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이번 행사가 그 생각을 조금 바꿔놓을지도 모른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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