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종교도 아니고 믿음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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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종교도 아니고 믿음도 아니다”

평범한미디어 2026-09-30 21:18: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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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9일 15시 광주특별시 북구에 있는 전남대 용지관 컨벤션홀에서 개최된 김상욱 교수(경희대 물리학과)의 북 콘서트 현장에 정회민 크루가 다녀왔습니다. 2023년에 출간했던 책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을 중심으로 진행됐는데 정회민 크루가 현장 취재를 해온 것을 토대로 박효영 기자가 2부에 걸쳐 기획 시리즈 기사를 작성합니다. 이번 기사는 마지막 2부입니다.

 

[평범한미디어 →현장 취재: 정회민 크루 / 기사 작성: 박효영 기자] 고등학교 시절 원소 주기율표를 외우다가 고생한 적이 있다. 물리학도 어렵지만 화학도 무지 어렵게만 느껴진다. 그냥 과학 자체가 난해하다.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경희대)는 “사람들이 흔히 화학이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느끼고 자연적인 것과 대립시키곤 하지만 자연물 역시 화학 결합으로 이뤄진 원자들의 집단일 뿐”이라면서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만물을 구성하는 화학 결합의 종류는 공유결합, 금속결합, 이온결합이 있는데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나무, 플라스틱, 금속, 땅바닥 등 대부분의 물질은 고유한 화학 결합으로 이뤄져 있다. 화학은 만물이 무엇으로 되어 있는지 근본적인 답을 주는 학문이자 인류 역사를 바꿔온 핵심 학문이다.

 

강연을 하고 있는 김상욱 교수의 모습. <사진=정회민 크루>

 

사실 세상만물과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고 들여다보기 위한 학문이 과학이다. 입시 스트레스로 인해 수학과 과학에 대한 공포증을 갖게 되어 그렇지 사실 매우 중요하고 필요한 학문이다. 김 교수는 지구 표면에만 극히 일부 존재하는 생명체를 제외하면 “우주의 거의 모든 공간과 물질이 죽어 있는 상태”라는 점을 환기했다.

 

지구 안쪽이나 하늘 높이 혹은 태양과 수많은 별을 보더라도 우주는 죽음으로 충만하며 죽어 있는 것이야말로 우주의 표준적인 모습이다. 따라서 물리학적인 시각에서는 ‘죽음이란 무엇인가’보다 ‘살아있다는 것, 생명이란 무엇인가’가 훨씬 더 본질적이고 소중한 질문이다.

 

듣고 보니 정말로 생명체가 살고 있는 지구는 전체 우주의 0.0000000000000003%(소수점 뒤에 0이 57개)에 불과한 만큼 우주의 본질은 ‘죽어 있는 상태’가 맞다. 그렇다면 극히 일부에 불과한 이런 생명은 어떤 메커니즘으로 유지되는 걸까. 이를테면 식물의 광합성과 동물의 호흡 사이에서 일어나는 탄소 순환이 핵심이다. 김 교수는 식물이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서 이산화탄소와 물을 포도당으로 바꾸는 과정과, 동물이 이를 섭취해서 산소와 결합시키는 세포 호흡 과정을 대조해서 풀어냈다.

 

우리 몸이 숨을 쉬며 에너지를 얻는 세포 호흡 과정은 자동차가 내연기관에서 연료를 태워 동력을 얻는 연소 반응과 물리학적으로 완벽히 동일하다. 인간을 포함해 숨을 쉬는 모든 동물은 서서히 타고 있는 연소체다.

 

이러한 생명의 메커니즘에서 벗어나 있는 생명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타 생명체와 구분되는 인간만의 독자적인 특성이 있다. 결국 ‘뇌’의 지적 작용이다. 김 교수는 ‘상상력’이라고 표현했는데 “자연 법칙이나 원자 수준에서 존재하는 않는 가치와 의미를 스스로 창조해내는 능력이 인간의 본질”이라는 설파했다.

 

돈, 주식회사, 국가, 집문서 등은 객관적 실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상상으로 만들어내고 서로 그렇다고 믿기로 약속한 체계다. 이처럼 존재하지 않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문화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바로 인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점이며, 이것이 바로 인문학의 출발점이다.

 

청중과의 질의응답 시간에서 과학을 종교나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시각에 대한 질문이 나왔는데 김 교수는 “과학은 객관적이고 물질적인 증거에 기반한 지식의 체계”라면서 “절대적인 믿음이나 종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AI의 발달과 의식의 본질에 관한 질문에는 “과학자의 관점에서는 정의하기 모호한 개념에 집착하기보다 관측되는 결과와 반응을 통해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답했다.

 

인간 중심적인 오만함을 내려놓고 관측되는 현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는 과학은 종교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과학은 믿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학은 물론, 과학이 무엇인지를 가지고도 아마 한 학기 수업을 할 수 있을텐데 내가 생각하는 과학은 물질적인 증거로만 분석해야 한다. 물질 증거가 없으면 그건 과학이 아니다. 물질 증거가 없는 것에 대해서는 틀린 게 아니라 과학이 그냥 아닌 것 뿐이다. 그래서 많은 것들이 과학의 대상이 아니다. 아까 내가 얘기한 상상이나 신은 존재하는가 이런 질문들이 대표적이다. 이런 것들은 물질 증거가 없고 물질 증거가 없으면 나는 모른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제 과학은 증거가 쌓여가면 그 이론이 좀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갈 확률이 커지는 거다. 귀납법이라고 그러는데 99.9% 옳은 가설이 있을 수 있지만 결코 100에는 도전할 수가 없다. 언제든지 반론이 나오면, 반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물론 어떤 이론은 굉장히 낮은 신뢰를 갖는 이론들도 분명 존재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이런 스펙트럼을 갖는 그런 어떤 증거에 기반한 지식의 체계를 과학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지만 과학을 믿음으로 가져가시면 진짜 위험하다. 특히나 그 믿음이 단순히 어떤 이론을 내가 지지하겠다는 그런 게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 믿는 거면 더욱더 그렇다.

 

→김상욱 교수의 강연 기사는 2부에서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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