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팡파레·EDAM엔터테인먼트
[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한일 공동제작 영화 ‘다마코’를 둘러싼 논란이 누리꾼 사이에서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일본의 원폭 피해를 소재로 삼았다는 이유로 역사적 관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작품을 소재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론도 맞선다.
논란은 지난 26일 우즈와 심은경, 일본 배우 안도 사쿠라 등이 ‘다마코’에 출연한다는 한 매체의 보도와 함께 작품의 소재와 내용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다마코’는 1945년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로 부모를 잃은 일본인 소년이 재일조선인을 따라 한국으로 건너온 뒤 6·25전쟁을 겪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일본의 침략전쟁과 식민 지배라는 역사적 배경 속에서 일본인의 원폭 피해를 중심에 둔다는 점에서 일부 누리꾼은 일본의 전쟁 책임과 식민 지배의 역사가 가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출연한다고 알려진 배우들에게까지 비판이 이어졌지만, 심은경과 우즈 측은 “이미 고사한 작품”이라며 출연 사실을 부인했다.
그럼에도 누리꾼들은 1998년 일본 애니메이션 ‘반딧불의 묘’ 사례를 언급하며 작품 제작 자체에 대한 염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개봉 당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반딧불의 묘’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공습을 겪은 일본인 남매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일본을 전쟁의 피해자로 그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더욱이 ‘다마코’가 영화진흥위원회의 국제공동제작 시범사업 선정작으로 1억5000만원가량의 국고지원을 받는 작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은 더 커졌다. 국고 지원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반면 아직 촬영 시작도 하지 않은 작품을 일부 줄거리와 소재만으로 역사 왜곡 작품으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시선도 있다. 원폭 피해라는 소재만으로 일본의 전쟁 책임을 부정하거나 미화하는 작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식민 지배와 재일조선인, 6·25전쟁을 어떤 맥락에서 그려내는지는 완성된 작품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영진위 역시 이 같은 입장이다. 영진위 국제산업팀 관계자는 스포츠동아에 “‘다마코’는 역사 왜곡과는 무관한 작품”이라며 “심사위원 5인 모두 논란의 여지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단편적인 정보만으로 아직 제작 전인 영화가 오해를 받고 있어 안타깝다”고도 덧붙였다.
연출을 맡은 사카모토 준지 감독의 이력도 반론의 근거로 제시된다. 준지 감독은 김대중 납치 사건을 다룬 ‘KT’를 비롯해 ‘어둠의 아이들’, ‘오키쿠와 세계’ 등을 통해 소외된 이들의 삶과 한일 양국의 역사적 관계를 다뤄왔다. 그런 맥락에서 단순히 일본인의 원폭 피해를 다룬다는 이유만으로 ‘다마코’의 역사관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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