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내내 탄탄한 모습을 보였던 삼성 라이온즈의 '방패'가 정규시즌 최종 승부처에서 극심한 과부하 위기에 직면했다. 지친 필승조의 짐을 덜어줄 지원 병력은 전무한데, 선발진마저 연쇄 이탈하면서 남은 마운드 운용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은 올 시즌 리그 정상급 불펜 전력을 앞세워 선두권 싸움을 이어왔다. 34세이브로 구원 부문 선두를 달리는 마무리 김재윤을 필두로, 22홀드를 돌파하며 평균자책 2점대를 지킨 이승민, 베테랑 우완 이승현, 김태훈, 어린 배찬승과 장찬희, 아시아쿼터 미야모리 사토시까지 버틴 구원진은 팀 승리의 확실한 보증수표였다. 삼성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4.12로, 두산 베어스(4.07)에 이은 리그 2위다.
문제는 시즌 막바지에 이르러 불펜에 누적된 피로도를 식혀줄 대체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즌 초반 육선엽을 비롯해 김무신, 이재희, 최지광 등이 줄부상으로 이탈한 뒤 여전히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네 선수 모두 정규시즌 복귀는 불투명한 상황. 박진만 감독이 언급한 예비 전력 중 백정현 정도를 제외하면 1군 마운드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얼굴이 없다. 결국 현재 투수진으로 남은 시즌을 버텨야 한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선발진의 붕괴까지 겹쳤다. 지난 23일 선발 최원태가 왼쪽 고관절 불편함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데 이어, 선발과 롱릴리프를 오가며 8승을 올린 마당쇠 양창섭마저 체력 저하와 몸 상태 이상으로 지난 28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선발 로테이션에서 긴 이닝을 소화해 주던 전천후 자원이 사라지면서, 4선발 체제로 버텨온 삼성은 잔여 경기 동안 조기 강판이나 대체 선발 등 변수가 생길 때마다 고스란히 필승조를 쏟아부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삼성 불펜진은 9월 이후 평균자책점 5.55(리그 8위)를 기록하며 지친 모습을 여실히 보였다. 선발진마저 붕괴한 상황에서 새 얼굴마저 없는 불펜진의 부담이 큰 상황이다. 그나마 지난주 잔여경기 일정이 우천 취소 한 차례와 맞물리면서 휴식을 취한 게 다행이다. 이제 쉼없이 달리는 6연전과 KT와의 잔여 3경기 등을 얼마나 잘 버티느냐가 관건이다.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선두 KT 위즈를 3경기 차로 쫓고 있는 삼성에 남은 10경기는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그러나 추격의 고삐를 당겨야 할 마운드는 더 이상 쥐어짤 지원군조차 없다. 한계치에 다다른 기존 불펜 투수들의 어깨에만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막판 선두 경쟁의 가장 큰 뇌관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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