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이 파는데 덜 남는 차업계
실제로 글로벌 주요 완성차 20개사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2조5392억 달러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90억 달러로 62.9% 줄었다. 평균 영업이익률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 2023년 7.9%이던 수치는 2024년 6.4%에 이어 지난해 2.3%로 추락했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독일 자동차경영연구소(CAM)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주요 글로벌 완성차 25개사의 이자 및 세금 차감 전 영업이익(EBIT)은 전년 동기 대비 16.3%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 줄었다. 차량 한 대당 남긴 EBIT도 1199유로(약 177만 원)에서 1027유로(약 152만 원)로 14.3% 감소했다.
● 전동화·중국차·관세 ‘삼중고’
당초 방침과 달리 ‘전동화 속도 조절’에 나선 일부 국가들의 정책 변화도 업계엔 예상치 못한 부담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전기차를 살 때 지원하던 최대 7500달러(약 1100만 원)의 세액공제 보조금을 지난해 10월 폐지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전기차 수요가 부진해 전기차 생산 라인을 다른 차종 라인으로 전환할 경우 약 2억∼4억 달러의 비용과 9∼15개월의 기간이 소요된다”고 분석했다.
이 속도 조절에 대응할 수 있게 하이브리드차 등 대체 연료 라인업을 키워온 현대자동차그룹, 도요타 등 업체들이 그나마 선방하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두 업체의 EBIT 마진은 6%대였지만, ‘전기차 올인’을 선언했다가 최근에야 하이브리드차 중심으로 바꾼 혼다는 이 수치가 ―13.8%로 차를 판매할 때마다 오히려 손실을 봤다.
‘가성비’ 중국 업체들의 해외 진출 공세도 글로벌 업계 경쟁을 심화시키는 원인이다. 비야디(BYD) 등 중국 업체들은 자동차 종주국인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 이미 성공적으로 침공했다. 올 상반기 중국 업체들의 유럽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고, 시장 점유율도 7%에서 11%로 상승했다.
관세 역시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부담이다. 미국은 지난해 4월부터 수입차에 25% 관세를 물리고 있고, 유럽연합(EU)도 중국산 전기차에 업체별 상계관세를 매기고 있다.
이런 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려운 만큼 각 브랜드의 수익성 개선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된 셈이다. 김한솔 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조사실 책임연구위원은 “자동차 기업들이 공동 개발, 표준화 등을 통해 기술 중복 투자를 줄일 필요가 있다”며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바탕으로 미래 투자를 지속하고 이를 실제 판매와 이익으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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