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상백 기자] 인공지능(AI)을 이용해 20초 분량의 짧은 음성만으로 제2형 당뇨병 징후를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EASD) 연례회의에서 관련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딥테크 기업 싸이미아(thymia)와 호주 RMIT 대학 공동 연구팀은 AI 기반 음성 분석이 빠르고 비침습적인 당뇨병 선별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제2형 당뇨병은 조기 발견이 심장병 등 합병증 예방에 중요하지만, 진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당뇨병 관련 합병증 관리에 매년 107억 파운드를 지출하고 있다.
현재 당뇨병 선별 검사는 혈액 검사나 의사 문진을 통해 이뤄진다. 연구진은 제2형 당뇨병이 목소리 쉼, 거칠기, 호흡 및 음성 조절 능력 변화와 관련 있다는 기존 연구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영국과 미국인 2만1129명에게서 수집한 6만3283개의 음성 샘플로 AI 모델을 훈련시켰다. 이후 이솝 우화를 읽는 20초 분량의 음성 녹음을 통해 모델을 검증했다.
첫 번째 평가에서는 영국 성인 7319명의 음성 녹음을 분석했다. 그 결과 AI 모델은 제2형 당뇨병이 있다고 답한 사람에게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80%의 경우에서 더 높은 위험 점수를 부여했다.
다만 흑인 참여자나 심장병, 고혈압, 비만 등이 있는 참여자의 녹음에서는 정확도가 다소 낮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당뇨병을 앓는 흑인 참여자 수가 적었거나, 동반 질환이 목소리에 유사한 변화를 일으켰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평가는 801명을 대상으로 음성 녹음 3개월 이내에 당화혈색소(HbA1c) 검사를 진행했다. AI 모델은 혈액 검사 결과 당뇨병으로 확인된 사람에게 75%의 경우에서 더 높은 위험 점수를 매겼다.
연구 발표를 맡은 기에드레 체푸카이티테 연구원은 "이 모델은 당뇨병 선별 검사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며 "전화나 앱을 통해 음성 샘플을 수집할 수 있어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술은 혈액 검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며, 필요한 사람이 검사를 받는 것을 막아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향후 임상 환경에서 모델을 검증하고 모든 인구 집단에서 잘 작동하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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