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유튜버마저…“영화 암살자(들), 많이 충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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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유튜버마저…“영화 암살자(들), 많이 충격적”

위키트리 2026-09-29 14: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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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두고 탈북민 출신 유튜버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북한에서 보고 자란 선전 영화와 줄거리가 똑같다며 "충격적"이라는 감상평을 내놨다. 영화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과 고발전, 배우들을 향한 악플까지 겹친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영화 '암살자(들)'에 출연한 배우 정우성 / 하이브미디어코프

북한 출신 유튜버 한송이는 지난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한송이tv'에 영화 '암살자(들)' 관람 후기 영상을 올렸다. 한송이는 영상에서 "이번 '암살자(들)'을 보니까 북한 영화 '민족과 운명'에서 나왔던 내용과 너무 비슷하고 흡사했다"며 "내가 북한에 있을 때 봤던 영화와 너무 똑같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민족과 운명'은 북한이 체제 선전을 위해 여러 편에 걸쳐 제작한 대표적인 선전 영화 시리즈다. 북한에서 나고 자란 한송이는 이 영화를 통해 남한 현대사를 배웠다고 했다.

◆ "배우 연기는 좋았지만…스토리가 너무 왜곡됐다"

한송이는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내렸다. 그는 "배우분들이 너무 열연해서 보기엔 좋았다"고 했다. 다만 "아쉽고 이건 좀 아니다 싶었던 건 영화 스토리가 너무 왜곡됐다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한송이는 "배우분들은 연기를 너무 잘했지만 내용상 역사적으로 많이 왜곡됐다고 생각한다"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고 하지만 역사 왜곡을 하는 민족에게는 답이 없다"고 직격했다.

영화계를 향한 쓴소리도 덧붙였다. 한송이는 "역사를 왜곡하지 말고 진실 역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어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역사 왜곡을 한 영화는 대한민국에서 퇴출이 답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영화 '암살자(들)' 관람 후기를 전한 탈북 유튜버 한송이 / 유튜브 '한송이tv[SsongiTube]'

◆ 한국에 와서야 알게 된 '1974년 8월 15일'

한송이는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실체를 한국에 정착한 뒤에야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한민국에 와서 육영수 여사님이 암살됐던 내용을 알게 됐고, 유튜브에서 당시 현장도 봤다"며 "암살 당시 체포되는 모습도 모두 봤다"고 했다. 이어 "암살범이 일본 조총련에서 파견됐고 북한 당국의 사주를 받은 인물이라고 발표된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는 '민족과 운명'을 통해 선전용으로 배웠는데 대한민국에 오니까 너무 다른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암살자(들)'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북한에서 봤던 것과 스토리가 너무 흡사해 많이 충격적이었다"고 밝혔다.

사건은 1974년 8월 15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중앙극장에서 열린 제29회 광복절 경축식에서 벌어졌다. 당시 특별수사본부는 북한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지령을 받은 재일교포 문세광이 경축사를 하던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하려다 실패했고, 그 옆자리에 앉아 있던 육 여사가 총탄에 맞아 숨졌다고 결론 내렸다. 문세광은 같은 해 12월 20일 서울구치소에서 사형이 집행됐다.

'암살자(들)'은 이 사건을 다른 각도에서 들여다본다. 영화는 사건을 추적하는 기자와 형사를 중심으로 공범의 존재와 권력기관의 개입 가능성을 내비친다. 육 여사를 맞힌 총탄의 출처에 의문을 던지고, 진실을 캐려는 이들을 중앙정보부가 가로막는 장면도 담겼다.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덕혜옹주'를 연출한 허진호 감독의 신작으로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가 출연했다. 지난 23일 개봉해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 '암살자(들)' 스틸컷 / 하이브미디어코프

◆ 정치권 공방에 고발까지…추천 배우들도 '악플 세례'

한송이의 비판은 영화를 둘러싼 거센 논란의 연장선에 있다. 개봉 직후 야권과 보수 진영은 '역사 왜곡', '고인 모독'이라며 공세에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참으로 황당한 스토리"라며 "표현의 자유는 좌파의 전유물인가"라고 반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영화가 육 여사 피격의 배후를 박 전 대통령인 것처럼 그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유족들 가슴에 대못을 박은 패륜 행위이고, 우리 역사에 대한 반역이다. 반드시 이에 대한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28일에는 같은 당 구자근·강명구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를 비판했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도 "박정희 전 대통령과 그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긴 역사적 비극을 왜곡하는 행위"라며 상영 중단과 제작사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법적 대응도 이어졌다. 이종배 전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허 감독과 제작진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이 전 시의원은 단수형이 아닌 복수형 '암살자(들)'이라는 제목 자체가 문세광 외에 다른 암살 주체가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객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해 배후에 있었거나 범행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인식하게 한다"고 했다.

불똥은 배우와 평론가에게까지 튀었다. 극 중 사회부 기자 한영일을 연기한 이민호의 SNS에는 "이런 영화에 출연하다니, 형 실망이야", "역사왜곡인 줄은 알고 출연한거냐" 같은 댓글이 달렸다. 평소 세계 각국 팬들의 응원 댓글이 대부분이던 계정이라 더욱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개봉 전인 지난 21일 VIP 시사회에서 손글씨 추천사를 남긴 배우들도 표적이 됐다. 김고은은 "현재에 대한 감사함을 많이 느꼈다", 박병은은 "아프지만 진실은 이긴다"고 적었는데, 이들의 SNS에도 비난 댓글이 이어졌다. 특히 이영애는 "짜릿하게 감동적으로 잘 봤습니다. 허진호 감독님 최고!!"라는 추천사를 썼다가 인스타그램 악플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이영애는 2001년 허 감독의 영화 '봄날은 간다'에 주연으로 출연한 인연이 있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B tv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 올린 리뷰 영상에는 29일 오전 10시 기준 65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이동진은 이 영상에서 영화가 "중요한 사건에 대한 중대한 의문 제기를 제대로 하면서도, 적당한 데에서 시선을 거둔다"며 "과감하면서도 사실을 끝까지 확정적으로 결론짓지 않았다는 점에서 위치가 돋보인다"고 평했다. 구독자 400만 명이 넘는 영화 유튜버 지무비는 조회수 170만 회를 넘긴 관련 영상을 비공개로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추천사를 이유로 배우 개인까지 공격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론도 나오면서 온라인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 / 하이브미디어코프

◆ 제작진 "특정 인물 배후로 규정 안 해"…흥행은 '주춤'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지난 28일 입장문을 냈다. 제작진은 "'암살자(들)'은 1974년 발생한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당시 사건과 관련해 작성된 다양한 기록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고 설명했다. 이어 "본 작품은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며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다양한 해석과 비판이 있을 수 있으며 이를 존중한다"며 "창작의 산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논쟁은 교육 현장으로도 옮겨붙었다. 일부 고등학교의 단체 관람 계획이 알려지자 학교와 교육청에 민원을 넣자는 주장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학생들이 투표로 고른 영화를 외부에서 막아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맞섰다.

흥행 흐름도 달라졌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개봉 4일째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넘기며 추석 연휴 내내 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26일 하루에만 43만여 명이 극장을 찾았다.

그러나 연휴가 끝난 28일 하루 관객 6만7407명에 그쳐, 같은 날 개봉한 '타짜: 벨제붑의 노래'(6만8911명)에 1위를 내줬다. 두 영화의 차이는 1504명이었다. 전날 대비 관객 감소 폭도 '타짜: 벨제붑의 노래'가 59.4%였던 반면 '암살자(들)'은 74.1%에 달했다. 이날 좌석판매율 역시 '타짜: 벨제붑의 노래'가 19.0%로 '암살자(들)'(9.7%)의 두 배 가까이 됐다. '암살자(들)'의 누적 관객 수는 163만 3622명이다.

유튜브, 한송이tv[Ssongi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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