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를 두고 "김정은과 싸워야 할 대통령이 '문조털래유'와 싸우기 바쁘다"고 몰아세우자, 문조털래유 뜻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스1
당초 이 말은 범여권 지지층 안에서 쓰이던 멸칭이다. 그런데 지금은 여야 모두에서 말이 오가고 있다. 지난 28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 유튜브 ‘민티07’에 출연해 멸칭 사용을 줄이자고 당부했다.
다섯 사람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 만든 말
문조털래유는 문재인, 조국, 김어준, 정청래, 유시민 등 범여권 인물 다섯 명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 만든 신조어다. '문'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조'는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을 가리킨다. '털'은 방송인 김어준 씨를, '래'는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유'는 유시민 작가를 뜻한다.
이 표현은 민주당 안의 구주류나 친문재인계, 친조국 성향 인사들을 하나로 묶어 부를 때 쓰인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당내 계파 갈등이 커지자, 강성 친명계 일각 등에서 이들을 비판하려고 쓰기 시작했다.
장동혁 대표 "국군통수권자 아닌 진영통수권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연금제도를 위한 구조개혁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28일 장 대표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군 당국이 서부전선 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해 북한군 지뢰일 가능성이 높다는 1차 판단을 내놨다"고 밝혔다. 이어 "군이 중요한 사안을 발표하는 시간에 이재명 대통령은 김어준 주장에 반박하는 글을 올리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매설이든 유실이든 북한의 책임은 명백한데 대통령은 이 엄중한 안보 위기에 대해 여전히 '음소거'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분명 보고를 받았을 텐데도 청와대의 입장 표명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의 공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이 대통령을 두고 "국민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김정은 지키기에만 여념이 없다"며 "'국군통수권자'가 아니라 '진영통수권자'"라고 몰아붙였다. 이어 "대통령 자격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군이라도 정신 똑바로 차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강경한 대북 대응도 요구했다. 그는 군을 향해 북한 정권이 두려워하는 대북 심리전 방송을 포함해 침략 행위를 응징하는 최대한의 대응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만약 대통령이 이를 막는다면 스스로 대한민국 안보의 '지뢰'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멸칭 번지자, 이 대통령과 김민석 대표도 '자제' 당부
여권 지지층 일부는 최근 이 멸칭을 앞세워 다섯 사람을 비판했다. 이에 구주류를 겨냥한 이런 표현이 계파 간 갈등을 키우고 당내 분열을 심화시킨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여기에 신천지 개입설까지 불거졌다. 이 의혹은 8·17 전당대회 기간에 나왔다. 특정 종교 신도들이 당원으로 가입해 민주당의 의사결정에 개입했다는 내용이다. 의혹을 처음 제기한 사람은 김 대표였다. 당시 김 대표는 구체적인 인물을 밝히지 않았다. 갈등이 이어지자, 이 대통령도 통합의 메시지를 냈다. 이 대통령은 추석을 앞두고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노무현 평전'을 선물하며 당내 화합을 강조했다. 멸칭 사용을 자제해달라고도 주문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강신철 신임 국방부 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 뉴스1
지난 28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 유튜브 채널 '민티07'에 출연했다. 그는 "유 작가의 이재명 정부 비판을 당 차원에서 법적 대응을 해야 한다"는 댓글에 답했다. 김 대표는 "일차적으로 흔히 얘기하는 멸칭도 최소화하면서 상대 문제를 지적하고 풀어가면 좋겠고 우리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표현에 있어 상대가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발언을 두고 김 대표가 유 작가에게 사실상 화해의 손을 내민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다만, 멸칭을 자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범여권 관계자는 디지털타임스에 "문조털래유 같은 멸칭이 '뉴이재명'이 전면에 나설 때 조직적으로 쓰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기존 지지층과 새 지지층이 서로 갈라섰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런 멸칭 자제도 중요하지만 결국 내부에서 결자해지를 해야 한다"며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에서 해결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과 김 대표가 나란히 멸칭 자제를 요청한 만큼, 내부 대립이 어느 정도 가라앉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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