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성 전립선암 환자와 보호자 10명 중 8명은 세포독성항암제 치료 이후 사용할 수 있는 후속 치료제가 있다면 현재 단계의 항암치료를 받을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항암치료의 부작용과 일상생활 유지에 대한 걱정이 크지만, 다음 치료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이 치료를 이어갈 의지를 뒷받침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한국혈액암협회(회장 장태평)는 9월 전립선암 인식의 달을 맞아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보호자 2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세포독성항암제 치료 부담 및 치료 접근성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17일까지 구조화된 질문지를 활용한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환자 144명과 보호자 65명이 참여했다.
체 응답자의 85.2%는 세포독성항암제 치료를 시작하는 데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가장 큰 부담 요인은 감염·발열·구토 등 심각한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으로, 56.5%가 이를 꼽았다. 체력 저하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불안은 32.5%, 이후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치료제가 더 없을 것 같다는 두려움은 27.3%였다. 이 문항은 복수응답으로 조사됐다.
치료 과정에서 가장 걱정되는 삶의 변화로는 거동이나 식사 등 일상생활 유지의 어려움(47.8%)이 가장 많이 꼽혔다. 치료비·간병비 누적으로 인한 경제적 압박(33.0%), 통증 증가와 조절의 어려움(28.7%)도 주요 우려였다.
이처럼 부담이 큰 상황에서도 후속 치료 선택지가 있다는 전제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80.9%가 현재 단계의 세포독성항암치료를 받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현재 치료의 부작용뿐 아니라 치료 이후에도 사용할 수 있는 대안이 있는지가 환자와 보호자의 치료 의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후속 치료제에 건강보험이 적용될 경우 예상되는 변화에 대해서는 43.1%가 세포독성항암제 치료를 더 적극적으로 받을 것 같다고 응답했다. 치료 과정을 계획하고 결정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것 같다는 응답은 28.2%, 치료 실패에 대한 불안과 정서적 스트레스가 크게 줄어들 것 같다는 응답은 20.6%였다.
반대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후속 치료 선택지가 부족해 치료를 망설이거나 시기를 고민한 경험도 적지 않았다. 해당 문항에 응답한 183명 가운데 이런 경험이 ‘매우 자주’ 있었다는 비율은 32.2%, ‘자주’는 27.9%, ‘가끔’은 24.6%였다. 세 응답을 합하면 84.7%로, 10명 중 8명 이상이 후속 치료의 급여 문제 때문에 현재 치료를 고민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셈이다.
응답자 43.1% “후속 치료제 건보 적용되면 더 적극적으로 치료”
환자와 보호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치료 목표에는 생존기간과 함께 일상생활 유지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의 94.3%가 전이성 전립선암 치료에서 삶의 질 유지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치료 요소로는 ‘고통 없이 현재의 일상생활 유지’(55.0%), ‘생존기간 연장’(47.8%), ‘가족의 경제적 부담 감소’(25.4%), ‘치료 실패 이후에도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선택지 확보’(24.4%) 등이 꼽혔다. 후속 치료를 위한 신약의 건강보험 급여 확대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96.6%에 달했다.
한국혈액암협회 박정숙 국장은 “세포독성항암제 치료가 환자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후속 선택지가 확보된다면 현재 단계의 치료를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환자가 후속 치료에 대한 불안이나 경제적 부담으로 필요한 치료를 망설이지 않도록, 개별 단계가 아닌 전체 치료 여정을 고려한 치료 접근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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