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AI모델 증류는 절도 아닌 경쟁”…美정부와 시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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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AI모델 증류는 절도 아닌 경쟁”…美정부와 시각차

이데일리 2026-09-28 23:48:30 신고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경쟁사의 인공지능(AI) 모델을 학습하는 ‘모델 증류(distillation)’를 절도가 아닌 경쟁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AI 기업들이 미국 기업의 모델 능력을 무단으로 추출하는 행위를 ‘절도’로 보고 제재 가능성까지 거론해온 미국 정부와 다른 시각을 내놓은 것이다. 모델 증류가 미중 AI 패권경쟁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세계 AI 산업을 이끄는 황 CEO가 공개적으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황 CEO는 28일(현지시간) CNBC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AI 모델 증류가 ‘강도(robbery)’가 아니냐는 질문에 “그게 바로 경쟁(That‘s called competition)”이라고 답했다.

그는 “누구든 다른 사람의 제품을 원하는 만큼 테스트할 수 있다”며 엔비디아 제품 역시 경쟁사들이 작동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 ’뼈대만 남을 정도로‘ 분해해 살펴보곤 한다고 설명했다.

황 CEO는 경쟁사들이 자사 제품을 분석하는 것이 달갑지는 않지만 이를 경쟁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도 우리 제품에서 배우지 않고 우리가 그 혜택을 누리며 순항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솔직히 경쟁은 모든 것을 더 나아지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기업들이 자사 제품을 이용해 학습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고객을 파악하고 해당 서비스를 차단하면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AI 모델 증류는 한 AI 모델이 다른 모델이 생성한 출력 결과를 학습해 성능과 능력을 효율적으로 끌어올리는 기법이다. 증류 자체는 AI 개발에 사용되는 기술이지만, 최근에는 중국 AI 기업들이 미국 기업의 첨단 모델에 대규모로 접근해 출력 결과를 수집하고 이를 자사 모델 개발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미중 기술갈등의 쟁점으로 부상했다.

미국 정부의 시각은 황 CEO와 차이가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7월 해외 AI 기업들이 모델 증류를 통해 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IP)을 탈취할 경우 이를 ’절도(theft)‘로 보고 제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중국 기업들의 ’은밀하고 산업적 규모의 증류 공격‘이 IP 절도의 선을 넘을 경우 제재와 수출통제 대상 지정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 정부의 경계는 최근 더욱 구체화하고 있다. 미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과 국가안보국(NSA), 연방수사국(FBI)은 이달 초 공동 권고문을 통해 중국 AI 기업들이 미국 AI 기업을 상대로 ’산업적 규모의 지식 증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해당 기업들이 미국 AI 기업의 이용약관을 위반해 첨단 모델의 기능과 능력을 체계적으로 추출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AI 기업들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앤스로픽은 이달 초 알리바바와 딥시크 등이 자사 AI 모델을 상대로 ’불법적인 증류(illicit distillation)‘를 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쟁은 AI 모델을 둘러싼 경쟁에서 어디까지를 정당한 학습으로 보고 어디서부터 무단 기술 추출로 규정할 것인지라는 문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첨단 반도체 접근뿐 아니라 미국산 AI 모델의 능력 확보까지 견제하려는 가운데 황 CEO는 경쟁사의 제품 분석과 학습 자체를 시장 경쟁의 일부로 보는 보다 개방적인 시각을 내놓은 셈이다. 중국은 자국 AI 기업들의 부당한 모델 증류와 관련한 미국 측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국기 이미지 (사진=로이터)
미국과 중국 국기 이미지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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