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식 역사 왜곡” vs “창작의 산물”…‘암살자(들)’ 공방 가열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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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식 역사 왜곡” vs “창작의 산물”…‘암살자(들)’ 공방 가열 [종합]

일간스포츠 2026-09-28 19:09: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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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영화 ‘암살자(들)’이 역사 왜곡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관객 사이에서 시작된 논쟁이 정치권으로 번지면서 여야 공방으로까지 이어지는 양상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제작진은 “역사적 사실을 부정·왜곡한 영화가 아니다”라며 재차 선을 그었다.

지난 23일 개봉한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저격당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몰입도 높은 전개와 배우들의 열연 등으로 호평받은 영화는 추석 극장가 흥행을 이끌며 개봉 나흘 만에 누적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흥행과 동시에 역사적 사실을 둘러싼 논란도 불거졌다. 가장 큰 문제가 된 부분은 결말이다. 당시 특별수사본부가 북한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지령을 받은 문세광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 내린 것과 달리, 영화는 사건의 배후를 특정하지 않은 열린 결말로 막을 내린다. 

사건에 관한 여러 가설을 검증할 수 없는 만큼 어느 하나를 사실로 단정하지 않았다는 게 연출의 변이다. 허진호 감독은 영화 개봉 전 진행된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팩트를 기반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가지고 만든 작품”이라며 “결론을 이야기하는 건 내가 가지고 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 관객의 몫”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관객들은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당시 정권의 배후 가능성을 암시했다며 날 선 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한 영화 평점 사이트에는 “좌파식 역사 왜곡. 돈 아깝다”(twin****), “음모론을 사실처럼 만들면서 사람들이 사실로 받아들이게끔 만듦”(whrq****), “정치색 강하다”(sung****) 등의 날선 평가와 함께 평점 테러가 이어졌다.
 
의학전문기자 출신 방송인 홍혜걸 등 유명인들의 비판도 잇따른 가운데, 정치권도 가세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암살자(들)’ 관련 글을 올리고 “육영수 여사 피격의 배후에 박정희 대통령이 있다는 참으로 황당한 스토리다. 북한의 선전영화 ‘민족과 운명’을 리메이크한 수준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며 “표현의 자유는 좌파의 전유물이냐”고 반문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를 각각 지역구로 둔 구자근·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작진의 사과와 정정을 요구했다. 구 의원은 “영화 제작진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주장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빙자해 황당무계한 음모론”이라며 “박 전 대통령과 육 여사의 명예훼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 역시 “상업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서 돈을 벌 때 그 영화와 만든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은 타당하다. 만약 5·18이 북한 소행이라는 영화가, 세월호 참사가 민주당 소행이라는 영화가 개봉됐다면 정말 많은 비판을 받았을 것”이라며 “이 영화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표현의 자유에는 비판할 자유도 포함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그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안긴 역사적 비극을 왜곡하는 행위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제작사의 공식 사과와 상영 중단을 요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암살자(들)’ 제작진은 공식 입장문을 내고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의 사실을 부정·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며 “영화 어디에서도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며, 영화 속 가설과 극적 설정을 역사적 사실로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암살자(들)’은 1974년 발생한 역사적 사건을 모티브로, 당시 사건과 관련하여 작성된 다양한 기록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라며 “제작진은 공개된 기록과 자료, 서적, 다큐멘터리 등을 폭넓게 조사하고, 실제 사건과 인물을 모티브로 하되 가상의 인물과 상황을 결합해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제작진은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다양한 해석과 비판이 있을 수 있다. 그러한 의견을 존중한다. 다만 작품 고유의 창작 의도와 성격을 넘어 특정한 정치적 목적 의도로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고 강조하며 “작품을 창작의 산물로만 바라봐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암살자(들)’을 향한 엇갈린 반응은 영화의 화제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포털사이트 등에서 ‘암살자(들)’ 관련 검색량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모양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7일까지 이 영화를 본 관객은 156만 622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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