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에게 지급한 강사비 일부를 운영 법인의 후원금 계좌로 돌려받은 이른바 ‘페이백’ 사례도 적발됐지만,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은 내부고발성 민원이 제기될 때까지 수년간 이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남북사랑학교는 동일한 수업을 남북하나재단과 서울시교육청, 구로구청에 각각 제출해 강사비를 중복으로 지원받았다.
남북사랑학교는 사단법인 남북사랑네트워크가 운영하는 북향민 청소년 대상 대안교육기관으로, 남북하나재단은 ‘교육기관 지원’과 ‘한국어 교육 지원’ 등의 명목으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총 7억1400만원을 학교 측에 지원한 바 있다.
그러나 재단이 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는 하나의 수업을 여러 기관의 지원사업에 중복으로 청구한 사례가 확인됐다.
실제로 A강사는 2023년 10월 총 15시간을 수업했으나 남북하나재단에는 10시간, 서울시교육청과 구로구청에는 각각 6시간의 강사비가 청구됐다. 실제 수업시간보다 7시간 많은 총 22시간분의 강사비를 세 기관에 나눠 청구한 셈이다.
학교 측이 남북하나재단과 서울시교육청에 동일한 수업일지를 제출한 사례도 확인됐다.
이 밖에도 조사 과정에서 강사비 초과 집행과 강의일지 미비, 소명되지 않은 강사비 차액 등 다수의 부적정 집행 사례가 적발됐다.
아울러 강사에게 지급한 강사비 가운데 일부가 다시 학교 운영 법인으로 흘러 들어간 사례도 있었다.
남북사랑학교는 2021년부터 강사들에게 지급한 강사비 가운데 일부를 사단법인 남북사랑네트워크의 후원금 계좌로 돌려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강사비 ‘페이백’ 형태로 법인에 들어간 금액은 강사 1인당 적게는 47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은 지난해 12월 남북사랑학교 전 교장이 내부고발성 민원을 제기하기 전까지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이 2020년부터 매년 학교에 예산을 지원해왔음에도 동일 수업에 대한 다른 기관의 지원 여부나 지급된 강사비가 법인 후원금으로 되돌아가는지를 걸러내지 못한 것이다.
특히 재단 조사에서 다수의 부적정 집행이 확인됐지만 남북사랑학교에 대한 지원은 계속될 예정이다.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은 부적정하게 집행된 금액이 환수됐다는 이유로 올해 하반기 예정된 지원금을 학교 측에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수년간 이어진 부적정 집행을 단순 환수 조치로 마무리할 것이 아니라 지원사업 전반의 관리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하나의 교육기관이 재단과 교육청, 지방자치단체 등 여러 기관의 지원을 동시에 받을 경우 기관별 사업내역과 강사비 지급내역을 교차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의원은 “실제 수업시간을 초과해 여러 기관에 강사비를 청구하고 강사비를 지급한 뒤 법인 후원금으로 되돌려 받은 것은 북향민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쓰여야 할 공적 재원을 부적정하게 집행한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은 부적정 집행액을 단순 환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기관에 대한 지원 지속 여부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며 “다른 기관과 지원사업을 교차 검증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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