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 '기업지배구조 개선 성과와 발전 방향' 토론에서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왼쪽부터)가 좌장을 맡았으며 김민수 금융위원회 사무관, 김춘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본부장, 안유라 ACGA(아시아 지배구조협회) 이사, 이왕겸 미래에셋자산운용 책임투자전략센터장, 이영진 S&P 글로벌 이사가 패널로 참여했다. 사진=노영현 기자
국내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 변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과 투자자의 실질적인 행동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상법·자본시장법 개정과 밸류업 프로그램 등으로 제도적 기반이 강화됐지만 주주권 보호와 책임투자 등 현장에서의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기관투자자 책임투자 역할 강화해야"
28일 오후 서울 소공동 더그랜드롯데 서울 2층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에서는 기업지배구조 개선 성과와 발전 방향에 대한 주제발표 및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주제 발표를 맡은 김진성 한국ESG기준원 ESG평가본부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에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상충, 낮은 주주환원과 비효율적인 자본배분, 이사회의 독립성과 책임성에 대한 신뢰 부족, 정보 접근성의 한계 등이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상법·자본시장법 개정과 배당 절차 개선, 밸류업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제도적 기반이 강화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제도 개선을 넘어 이사회가 실제 의사결정 과정에서 모든 주주의 이익을 고려하고 자본배분을 적극적으로 감독하는 체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라 리(한국명 이화신) APG자산운용 이사는 글로벌 기업지배구조 동향과 기관투자자의 주주관여에 대해 설명했다. 리 이사는 "한국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규제당국뿐 아니라 기업과 투자자 모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 기관투자자가 코스피 시장의 2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책임투자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이사는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국민연금이나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노력에 무임승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책임투자와 주주관여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총 분산할 수 있는 제도 도입돼야"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김민수 금융위원회 사무관, 김춘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본부장, 안유라 ACGA(아시아 지배구조협회) 이사, 이영진 S&P 글로벌 이사, 이왕겸 미래에셋자산운용 책임투자전략센터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일부 패널들은 한국 시장 전체가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코리아 프리미엄의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제언했다.
안수현 이사는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국내 기업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수탁은행과 예탁결제원 등을 거치는 복잡한 절차 때문에 국내 투자자보다 약 5일 먼저 의결권 행사를 마쳐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주주총회 소집 통지 기간이 짧고 주총 일정이 특정일에 집중되는 상황에서는 해외 투자자들이 실제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 이틀에 불과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진 이사는 "한국 기업들은 투명성과 공시 등에서는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기업지배구조와 리스크·위기관리 측면에서는 개선 여지가 있다"며 "한국에는 이미 글로벌 수준의 거버넌스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있는 만큼 이들의 우수 사례를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고 투자자에게 비교 가능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도 변화가 기업의 실제 행동 변화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왕겸 센터장은 "아무리 개정 상법을 반영한 주주권 행사나 의결권 분석 인프라가 강화되더라도 주총이 집중되는 현행 구조에서는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며 "대만처럼 하루에 열 수 있는 주총 수를 조정하는 등 다소 강제적인 방식이라도 실제 주총을 분산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춘 본부장은 "전자주주총회와 집중투표제 등 제도 변화까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이 기업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며 "올해 제도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던 만큼 내년부터는 실제 주주총회와 주주 관여 과정에서 이러한 제도들이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중요하며 기업들도 투자자들의 요구에 합리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 의결권 행사 등을 통한 반대나 대응에 직면할 수 있는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민수 금융위원회 사무관은 자사주 제도 개편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실효성과 이행 측면을 충분히 고민하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관은 "최근 개정된 자본시장법과 시행령에 따라 자사주 소각 시 해당 자사주의 당초 취득 목적까지 함께 공시하도록 하는 등 제도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 주요 정책과 제도 개정 사항은 영문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신속하게 공개하고 있다"며 "전자주총 시행을 통해 주주총회 분산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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