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글로벌 생산지도를 다시 짜고 있다. 인도와 멕시코를 차세대 성장 거점으로 키우는 한편 미국, 유럽은 시장 전동화 전환에 맞춰 하이브리드(HEV), 전기차(EV) 등으로 생산 체질을 바꾸는 모습이다. 현지 생산 중요성이 커지며 추후 해외공장별 역할 재편에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28일 산업계에 따르면 기아가 올해 1~8월 해외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한 차량은 총 103만9187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0만1682대보다 3.7% 늘어난 수준이다.
그중 성장을 이끈 곳은 단연 인도와 멕시코다. 특히 인도는 해당 기간 20만205대에서 24만121대로 늘어 해외공장 중 가장 큰 성장 폭(19.9%)을 기록했다. 인도 한 곳의 증가분(3만9916대)이 전체 해외공장 순증 규모(3만7505대)를 웃돈다. 멕시코 역시 18만8640대에서 20만5100대로 8.7% 확대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기존 주요 거점은 반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유럽 슬로바키아 공장은 21만1157대에서 19만5000대까지 주저앉으며 7.7%가량 뒷걸음질 쳤다. 기아는 해외에 총 5개 생산거점을 운영 중인데, 그 가운데 판매 실적이 가장 크게 줄었다.
미국과 중국 상황도 비슷하다. 미국은 같은 기간 23만6750대에서 23만6400대로 0.1% 감소하며 사실상 제자리였고, 중국은 16만4930대에서 16만2566대로 1.5% 줄었다. 인도, 멕시코에서 다른 공장 감소분을 상쇄하며 기아의 전체 판매 실적이 성장했다는 의미다.
해외 생산거점의 변화가 나타난 건 글로벌 공급망 재편 때문이다. 기아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현지화 필요성과 전동화 속도 등에 맞춰 지역별 생산 역할을 다시 나누고 있다. 성장성이 큰 인도, 멕시코는 생산 비중을 키우고, 미국, 유럽은 늘어난 전동화 수요에 맞게 HEV, EV 중심으로 생산 체질을 바꾸는 전략을 택했다는 해석이다.
실제 기아는 신흥시장에서 2030년까지 148만대 판매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는 같은 해 글로벌 판매량(413만대)의 약 36%에 달하는 비중으로, 차량 10대 중 4대를 신흥시장에서 만들어 팔겠다는 뜻이다.
특히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는 단순 소형차 생산기지를 넘어 핵심 성장 거점으로 육성한다. 셀토스의 경우 올해 들어 8월까지 인도공장 판매 대수가 전년 대비 약 80% 급증했다. 추후 시로스 EV, 카렌스 EV 등 신흥시장 전략 전기차까지 인도공장 라인업에 추가하면 내연기관, 전동화를 아우르는 종합 생산기지로 전환할 전망이다.
더불어 미국과 유럽은 빠른 전동화 속도에 맞춰 체질을 바꾸고 있다. 미국 조지아공장은 신형 텔루라이드와 미국 첫 현지 생산 HEV인 '텔루라이드 HEV'로 하이브리드 대응력을 높였다. 유럽 슬로바키아 공장은 EV2·EV4 현지 생산을 확대해 전기차 중심 거점으로 바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보조금, 전쟁 같은 통상 변수가 많아져 현지화가 중요하다"며 "지역 수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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