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수출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질주하는 K뷰티가 국내 채용시장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성장의 과실이 수출과 기업 실적을 넘어 일자리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28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를 비롯해 CJ올리브영, 더파운더즈 등 주요 K뷰티 기업들이 하반기 신입·경력 채용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리브영이 오는 30일까지 하반기 신입사원 지원서를 받는다. 일반 전형과 글로벌 인사이트 전형을 합쳐 총 31개 직무에서 인재를 선발한다.
ODM 양강도 비슷한 시기 채용문을 열었다.
코스맥스그룹도 오는 30일까지 ‘2026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한다. 코스맥스비티아이를 비롯해 코스맥스, 코스맥스엔비티, 코스맥스바이오, 코스맥스파마 등이 참여해 R&I(Research&Innovation·연구혁신), 마케팅·영업, 해외영업, 전략마케팅, 디자인, QA·QC 등에서 인재를 모집한다.
콜마그룹도 29일까지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한다. 콜마홀딩스와 한국콜마, HK이노엔, 콜마비앤에이치, HK연우 등 5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해외에서 몸집을 키운 브랜드사도 가세했다. 아누아를 운영하는 더파운더즈는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 콘텐츠 마케터 50명을 모집한다.
K뷰티 호황에 따른 인력 수요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기업들의 채용문이 넓어진 가운데 취업시장에서도 화장품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최근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원자 역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며 “채용 규모는 시기와 직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통상 세 자릿수 수준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AI·R&D·콘텐츠까지…‘일자리 지도’도 바뀐다
산업의 덩치가 커지면서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재의 역량도 다변화되는 추세다.
해외 사업이 빠르게 커지면서 과거 영업·마케팅에 집중됐던 인력 수요가 연구개발(R&D)과 인공지능(AI), 글로벌 콘텐츠, 디자인 등으로 세분화되는 양상이다.
해외 판매처를 늘리는 단계를 넘어 제품 개발과 현지 마케팅 등 사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시점에 접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맥스는 올 상반기 처음 도입한 ‘AI 활용 역량 우수 인재 우대’ 방침을 하반기에도 이어간다. 자기소개서에 AI 도구를 활용해 역량을 높이거나 업무 효율을 개선한 경험을 묻는 별도 항목도 마련했다.
인재 확보 범위도 넓혔다. 기존 서울 주요 대학 중심에서 벗어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채용 설명회를 진행했으며, 부산 벡스코에서도 채용 상담에 나섰다.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이공계 연구 인재부터 지역 인재까지 확보 범위를 넓히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브랜드사는 콘텐츠 역량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더파운더즈가 글로벌 콘텐츠 마케터 한 직군에서 50명을 모집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뷰티업계 경력을 필수로 두지 않고 SNS 채널 운영이나 공모전 등 소비자 관점에서 콘텐츠를 직접 기획한 경험을 주요 역량으로 보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올리브영은 이번 신입 공채에서 기존 글로벌 전형을 ‘글로벌 인사이트 전형’으로 확대 개편했다. 상반기보다 글로벌 직무를 4개 늘리고 디자인 직무를 신설했다.
사업 영역이 넓어지면서 채용 역시 기존 화장품 산업의 전통적인 직군에서 새로운 전문 영역으로 확장되는 셈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력뿐 아니라 기술과 콘텐츠, 현지 소비자에 대한 이해가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관련 인재를 선점하려는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ODM사뿐 아니라 성장세가 가파른 브랜드사에서도 채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으며 기업들의 사업 영역이 넓어지면서 관련 인력 수요도 함께 확대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수출 호황이 국내 고용으로…‘선순환’ 이어질까
업계에서는 K뷰티의 해외 확장이 이어질수록 고용 효과도 밸류체인 전반으로 넓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브랜드사의 해외 판매가 늘면 이를 뒷받침하는 ODM의 연구·생산 수요가 증가하고, 브랜드 내부에서는 해외영업·마케팅·콘텐츠, 유통 단계에서는 물류·MD·IT 등 추가적인 인력이 필요해지는 구조라는 이유에서다.
인디 브랜드의 약진은 고용을 만들어내는 주체가 다양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과거 일부 대형 화장품사에 집중됐던 산업 성장축이 중견·중소 브랜드로 넓어지면서 일자리 일자리 역시 보다 다양한 기업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 성장과 함께 채용 규모를 꾸준히 늘리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올리브영의 신입 그룹공채 규모는 지난 2021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전체 채용 인원 가운데 30세 미만 청년층의 비중도 70.9%에 달했다.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K뷰티가 새로운 일자리 공급처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산업 규모가 커지고 직무가 전문화될수록 화장품 업계뿐 아니라 IT와 콘텐츠, 이공계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흡수할 여지도 커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기업별 성장 속도의 차이가 큰 만큼 일부 기업의 채용 확대를 산업 전체의 구조적인 고용 증가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해외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현재의 수출 성장과 수익성이 유지되고, 그 성과가 국내 연구개발과 신규 사업에 지속적으로 재투자돼야 고용 확대 역시 장기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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