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금연(完)] 금연 문턱 낮추는 현실적인 방법…가까운 '약국'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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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금연(完)] 금연 문턱 낮추는 현실적인 방법…가까운 '약국'에 있다

헬스경향 2026-09-28 07:30:00 신고

김위학 서울시약사회 회장
김위학 서울시약사회 회장

금연은 한 번의 결심으로 완성되는 행동이 아니다. 많은 흡연자가 실패와 재시도를 반복한다. 따라서 금연정책의 성패는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흡연자가 금연을 생각한 순간 얼마나 쉽게 지원을 시작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 국가금연지원서비스는 주로 보건소나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고 정해진 절차를 거쳐야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평일 근무시간에 보건소를 찾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하루 영업을 비우는 것이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자영업자에게는 기관 방문 자체가 적지 않은 부담이다.

금연 의지가 있다고 해서 모두 실제 서비스 이용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금연을 생각하는 것과 상담·치료를 시작하는 것 사이에는 시간, 거리, 이용 절차와 같은 현실적인 장벽이 있다. 따라서 금연 시도율의 정체를 개인의 의지 부족만으로 설명하기보다 일상에서 얼마나 쉽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정책 전달체계의 접근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흡연 행태의 변화는 전달체계 개선의 필요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일반 궐련과 전자담배를 함께 사용하거나 번갈아 사용하는 사람이 나타나고 있으며, 여러 차례 금연 실패를 경험한 흡연자도 적지 않다. 흡연 방식이 다양해질수록 개인의 사용 행태와 금연 경험을 고려한 상담이 필요하고 다시 시도할 기회도 일상 가까이에서 반복적으로 제공돼야 한다.

기획재정부의 2024년 담배시장 동향에 따르면 전체 담배 판매량은 2년 연속 감소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증가해 전체 판매량의 18.4%를 차지했다. 질병관리청의 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도 성인 궐련 흡연율은 감소한 반면, 액상형과 궐련형을 포함한 전자담배 현재 사용률은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다. 이는 전체 담배 소비가 감소하는 가운데 담배 제품의 구성과 흡연 방식도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금연지원에 진입하는 경로는 이러한 변화만큼 다양해지지 못했다. 금연지원은 여전히 흡연자가 먼저 결심하고 시간을 내 정해진 기관을 찾아가야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이제 금연정책은 ‘결심한 사람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를 넘어 ‘금연을 고민하는 사람이 얼마나 쉽게 시도할 수 있게 할 것인가’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

이 문제는 국회에서도 제기됐다. 2024년과 2025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금연 예산 축소와 사업의 실효성이 지적됐고 국가금연지원서비스의 전달체계에 약국을 포함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정부도 변화한 금연환경을 고려한 약국 연계 정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약국의 강점은 기존 보건소와 의료기관을 대체하는 데 있지 않다. 약국은 지역사회 곳곳에 분포해 있고 별도의 진료 예약 없이 방문할 수 있으며 일부는 늦은 시간이나 주말에도 이용할 수 있다. 흡연자는 감기나 호흡기 증상, 만성질환 관리, 일반의약품 구입 등 다양한 목적으로 약국을 찾는다. 이 과정에서 흡연 여부와 금연 의향을 확인한다면 별도의 금연기관을 방문하지 않았던 사람에게도 상담의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

실제로 약국에서 처방약을 받거나 의약품을 상담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질환과 흡연의 연관성을 인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금연 결심이 확고하지 않은 흡연자에게 짧은 상담을 제공하고, 금연 의지가 형성된 사람에게는 니코틴대체요법 등 적절한 지원을 안내할 수 있다. 의학적 평가나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 의료기관, 보건소 금연클리닉 또는 지역금연지원센터로 연계할 수도 있다.

이처럼 약국은 금연서비스를 독립적으로 완결하는 곳이 아니라, 흡연자와 전문적인 상담·치료를 연결하는 생활밀착형 첫 관문이 될 수 있다. 여기에 효율적인 금연 지원 정책이 뒷받침된다면 금연 행동으로의 연결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해외 사례는 이러한 전달체계의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캐나다 일부 주에서는 공공 금연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약사가 금연상담을 제공하고, 약국에서 니코틴대체요법을 비롯한 지원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체계에서 약국은 금연 계획을 완전히 세운 뒤 찾아가는 곳이 아니라, 일상적인 방문 중 상담을 받고 준비가 됐을 때 금연을 시작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국내 금연정책도 이제 금연 의지가 확고한 사람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구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흡연자의 생활권에 있는 약국을 국가금연지원체계의 공식적인 접점으로 포함하고 표준화된 상담 지침과 교육, 적절한 보상체계, 보건소·의료기관과의 연계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금연을 결심한 순간 가까운 약국에서 상담을 시작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금연의 문턱을 낮추는 현실적인 출발점이다.

<글 김위학 서울시약사회 회장ㅣ정리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 지금까지「다시, 금연」이라는 특별기고를 통해 정체된 금연정책을 돌아보고 실효성 있는 금연정책에 대한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특히 약국은 금연을 고민하고 있거나 결심한 흡연자 모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으로 현실적이면서도 성공적인 금연 시도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장의 목소리가 부디 실질적인 금연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길 바라며 귀한 제언을 전해준 기고자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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