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공단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사무장병원·면허대여약국 등 불법개설 의심기관의 평균 수사기간이 11.9개월이다.
문제는 피의자들이 재산을 빼돌리면서 부당이득금 징수율은 10%대 초반에 머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병훈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광주시갑)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10곳 중 8곳, 수사 6개월 넘겨
소 의원실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올해 6월 말까지 공단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불법개설 의심기관 가운데 수사가 종결된 1,263곳의 평균 수사 소요기간은 11.9개월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수사의뢰 건수는 모두 1,706건이며, 올해 의뢰한 건 중 종결된 사례는 아직 없다.
수사기간별로 보면 6개월 이상~1년 미만이 495곳(39.2%), 1년 이상이 487곳(38.6%)으로, 6개월 이상 걸린 기관이 982곳(77.8%)이었다.
3개월 이상~6개월 미만은 200곳(15.8%)이었고, 3개월 안에 신속히 종결된 기관은 81곳(6.4%)에 불과했다.
공단은 장기화 사유를 특정해 분류할 수는 없다면서도, 한정된 수사자원과 살인 등 강력사건, 마약 등 중대범죄를 우선 수사하는 구조 탓에 수사기간이 길어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의원실은 일반 경찰의 경우 의료·약사 분야 전문 수사인력이 부족해 불법개설기관 수사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사 1년 새 재산 은닉…징수율 10%대 정체
문제는 수사가 이어지는 동안 피의자들이 기관을 폐업하거나 차명계좌로 자금을 옮기고, 부동산을 매각·증여하는 방식으로 범죄수익과 재산을 은닉한다는 점이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제47조의2)상 요양급여비용 지급 보류는 수사기관의 수사결과로 불법 개설·운영 사실이 확인된 뒤에야 가능해, 공단은 그 전까지 지급을 멈추거나 강제처분을 할 수 없다.
▲환수결정액 대비 징수율 4년째 10%대
연도별 불법개설기관 부당이득금 징수율은 2023년 10.00%(환수결정 1718억5000만원 중 171억8000만원 징수), 2024년 10.71%(1761억1000만원 중 188억6800만원), 2025년 13.15%(1455억6500만원 중 191억4400만원)로 10%대 초반에 머물렀다.
2022년에도 11.25%(1239억2900만원 중 139억3900만원)에 그쳤다.
2021년 징수율은 52.42%(311억4200만원 중 163억2600만원)였지만, 2022년부터 환수결정액이 1000억원대로 불어난 반면 징수율은 10%대로 내려앉았다.
▲결손처분만 590억원…면대약국 징수율 7.49%
끝내 거두지 못해 결손처분된 금액은 최근 5년간 156곳, 590억5200만원이다.
연도별로는 2023년이 41곳, 256억66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결손처분은 체납자의 재산이 없거나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등 징수 가능성이 없다고 인정될 때 재정운영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뤄진다.
요양기관 종별로는 약국 60곳의 환수결정액이 3146억9800만원으로 가장 컸지만 징수액은 235억7100만원으로 징수율이 7.49%였다.
한방병원(7.63%)과 병원(9.57%)도 10%를 밑돌았고, 치과의원은 15.34%, 요양병원은 19.66%였다. 종별 징수액에는 2021년 이전 환수결정 건의 누적 징수분이 포함돼 있다.
◆‘건보공단 특사경’ 도입시 수사 3개월 이내로
공단은 대안으로 빅데이터 추적과 전문 인력을 투입하는 ‘건보공단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특사경이 도입되면 계좌추적과 압수수색에 즉시 착수할 수 있어, 평균 수사기간이 11.9개월에서 3개월 이내로 줄어들 것이라는 게 공단의 전망이다.
▲절차별 예상 기간
공단이 제시한 절차별 예상 기간은 사건 파악 10일, 압수수색·금융계좌 추적 등 수사 착수 35일, 관련자 조사 및 검사 협조 35일, 사건 송치 10일이다.
다만 경찰청이 불법개설기관 수사기간 통계를 별도로 생산하지 않아, 3개월은 수사경력 전문가 자문을 바탕으로 추산한 수치다.
▲재정 효과 제시
재정 효과도 제시됐다.
공단은 수사인력 31명이 연간 수사결과를 통보할 경우 요양급여비용 지급을 조기에 보류해 연간 최대 1798억원(2025년 말 기준)의 건보 재정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절감액은 요양급여비 지급액·기간과 수사완료 건수에 따라 달라진다.
▲복지부·법무부·경찰청 모두 '찬성'
주무부처 간 공감대도 형성됐다.
보건복지부는 20대 국회 송기헌 의원의 법안 발의 때부터 특사경 도입 필요성에 찬성해 왔다.
법무부 장관은 지난 1월 27일 국무회의에서 원칙적으로 입법정책적 결정이 가능한 사항이라는 의견을 밝혔고, 법무부는 3월 협의에서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 찬성 의견을 확인했다.
경찰청도 국정과제로 선정된 법안이라는 점에서 도입에 찬성했다.
공단 내부적으로는 31명 규모의 특사경 전담 독립 수사단 정원 승인까지 마친 상태다.
소 의원은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이 국민건강을 위협할 뿐 아니라 건보료 누수의 주범인데도, 1년에 달하는 수사 기간 동안 가해자들이 유유히 재산을 빼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지부·법무부·경찰청이 한목소리를 내는 만큼 이번 정기국회에서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건보 재정 누수를 원천 차단하고 불법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5년간 공단이 수사의뢰한 사건의 평균 수사 소요 기간, ▲수사 장기화(6개월 이상) 사유별 분류 현황, ▲불법개설 부당이득금 환수결정 및 징수 현황, ▲최근 5개년 연도별 결손처분 현황, ▲특사경 도입 시 예상 수사 기간 단축 효과, ▲연간 절감 가능한 건보재정 추계액 및 예상 환수율 상승 폭, ▲관계부처 협의 내역 등은 (메디컬월드뉴스 자료실)을 참고하면 된다.
[메디컬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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