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욱 저작권썰.zip](61) ‘백 투 더 뮤직, AI의 화려함 속 구별돼야 할 창작과 발견’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김지욱 저작권썰.zip](61) ‘백 투 더 뮤직, AI의 화려함 속 구별돼야 할 창작과 발견’

일간스포츠 2026-09-28 05:40:04 신고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AI 음악을 둘러싼 논의가 단순한 법리적 구상을 넘어, 실제 산업의 규칙을 만드는 단계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국회에서는 ‘AI 활용 음악 신탁 기준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인간의 창작적 기여를 어떻게 판단할지, AI 사용 여부를 어떻게 신고·검증할지, 신탁단체와 플랫폼이 어떤 기준을 공유해야 할지 다각도의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인간이 무엇을 만들고, 선택하고, 바꿨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통으로 강조됐습니다. 

다만 한국저작권위원회와 법조계, 음악출판·플랫폼·기술 분야의 목소리만 있었지, 정작 멜로디와 화성, 리듬을 만들며 현장에서 음악을 창작하는 작곡가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은 지난달 ‘2026 저작권 중점 대토론회’에 이어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결국 제도를 다듬는 과정에서 다시 물어야 할 본질적인 질문이 있습니다. 인간에게 ‘창작적 기여’가 있다는 것과, 그 사람을 ‘작곡가’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것은 과연 같은 의미일까요? 지난 회차에 이어 손무현 한양여대 교수에게 물었습니다.

◇ 과정·도구에 대한 통제인가, 표현에 대한 창작적 기여인가

지난달 2026 저작권 쟁점 대토론회에 참석한 임원선·김경숙·박유선·신재호 교수 등 법학자들은 인간의 구상과 통제가 AI 생성 과정과 결과물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창작적 기여의 핵심으로 짚었습니다.

손무현 교수 역시 ‘음악가가 AI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가’를 중시했습니다. 음악적 역량을 바탕으로 코드·송폼·멜로디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것은 “드라마틱하게 해줘” 같은 추상적 프롬프트 입력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손 교수는 이러한 통제력만으로 저작자성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습니다. 프로듀서가 곡의 방향성에 깊이 관여했다고 해서 작곡가가 되는 것은 아니듯, 작품 방향성을 통제하는 것과 음악적 표현 자체를 창작하는 것은 엄연히 별개의 행위라는 지적입니다. 통제력은 창작자성을 보완할 수는 있어도, 창작 행위 그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는 누구의 창작인가

기타리스트가 우연히 연주한 음을 프로듀서가 채택해 곡으로 발전시키는 것과, AI가 우연히 생성한 프레이즈를 인간이 채택·수정·구조화하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저작권 쟁점 대토론회에서 임원선 교수는 창작 과정에는 본래 창작자의 사전 의도를 넘어서는 ‘우연’과 ‘확장’이 존재한다며,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더라도 이를 취사선택하고 수정해 작품으로 만드는 과정 역시 창작의 영역으로 보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또한 신재호 교수(경상국립대 법학)는 프롬프트를 통한 인간의 개입이 주로 아이디어 영역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인간이 표현의 직접 실행자에서 아이디어·설계 제공자로 이동하고 있다면 ‘표현’에만 한정되던 창작적 기여의 범위를 아이디어 영역까지 일정 부분 포섭하는 방향으로 저작자 개념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손무현 교수는 아이디어가 실제 음악적 표현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인간이 ‘실질적으로 무슨 행위를 했는가’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우연히 나온 결과라도 인간이 음악적 판단을 통해 반복·수정·연주·구조화했다면 창작 과정에 흡수될 수 있지만, 결과물의 핵심적 특징을 예견하지도, 이를 만들어내기 위한 어떠한 음악적 행위도 하지 않은 채 완성된 AI 산출물을 단순히 선택만 한 경우라면, 이는 ‘창작’이 아닌 단순한 ‘발견’으로 구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AI는 어디까지, 어떻게 ‘도구’로 사용해야 하는가

AI를 창작도구로 활용하는 현실 자체를 제한하기보다, 변화된 환경에 맞춰 인간의 창작적 역할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김찬욱 한국음악출판사협회 회장은 실제 작곡가들이 AI를 활용하면서도 개별 작품에서 이 사실을 밝히는 데는 조심스러워하는 현장의 분위기를 꼬집었습니다. AI 활용을 숨겨야 할 일로 만들기보다, 제도 안에서 정상적으로 라이선스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취지입니다.

설지혜 변호사는 AI가 어느 부분에 활용됐고 인간이 어떤 창작적 기여를 했는지 신고하도록 하고, 필요시 창작 과정의 증빙자료와 기술적 확인 결과 등을 토대로 심의하는 방안을 이야기했습니다. 국회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박준우 교수(서강대 법학) 역시 기술이 판단을 도울 수 있지만, 창작성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는 인간의 지적 판단에 맡겨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손무현 교수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교육 현장에서 체감하는 다음 세대 창작자들의 변화에 주목했습니다. 실물 악기 연주부터 MIDI 프로그래밍, 그리고 AI 음악에 이르기까지 제작 환경의 변천을 직접 겪어온 입장에서, AI를 ‘얼마나’ 쓰느냐보다 ‘어떤 기반 위에서 어떻게’ 쓰느냐가 핵심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음악가로서의 마인드셋과 작곡의 기본기를 다진 후 AI를 활용하는 것과, 건반·화성 등과 같은 기초를 배우기도 전에 AI와 기술부터 익히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손 교수가 미래 창작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는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Basics)’입니다. AI가 인간의 음악적 역량을 보조하고 확장하는 도구는 될 수 있지만, 그 역량을 형성하는 과정 자체를 대신해 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인간이 음악의 본질을 먼저 이해하고 자신의 역량을 바탕으로 AI를 도구로 다룰 것인가, 아니면 AI의 결과물을 자신의 실력이라 착각할 것인가. AI 시대의 음악 창작자들은 지금 가장 중대한 갈림길 위에 서 있습니다.

김지욱 ㈜메이저세븐이엔엠 대표

▶저자소개=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석사. 현재 (주)메이저세븐이엔엠의 대표로 음악 저작권과 콘텐츠 현장에서의 음악 저작권 관련 업무 및 자문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JTBC ‘싱어게인’, 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tvN ‘태풍상사’, ‘폭군의 셰프’, SBS ‘우리들의 발라드’, Mnet ‘보이즈플래닛’ 등 다수 프로그램 및 콘텐츠의 음악 저작권 관리 업무를 맡아오고 있다.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