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정상에 선 한국 e스포츠 대전격투 대표팀의 금메달 뒤에는 낯선 합숙 생활도 마다하지 않은 ‘40대 아저씨들’의 노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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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노(44·더 킹 오브 파이터즈15), 배재민(41·철권 8), 연제길(39·스트리트 파이터 6)로 구성된 한국은 26일 일본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세트 점수 5-2로 꺾었다. 이번 대회 한국 e스포츠의 첫 금메달이자, 40대 두 명과 마흔을 앞둔 막내가 함께 일군 성과다.
우승의 밑바탕은 대회 전 합숙훈련이었다. 오랜 기간 각자의 방식으로 게임을 해온 선수들에게 단체 생활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무릎’이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배재민도 처음에는 군대처럼 짜인 시간표를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 오전 6시부터 오후 8~9시까지 일과가 이어지고, 잠을 잔 뒤 다음 날 다시 같은 일정에 나서는 생활이었다.
하지만 태극마크를 단 베테랑은 익숙한 생활을 고집하지 않았다. 정해진 일정에 맞춰 훈련하고 운동하며 하루를 보냈다. 배재민에게는 올해 들어 가장 열심히 철권을 연습한 시간이었다. 규칙적인 생활이 이어지자 몸 상태도 좋아졌다. 수십 년간 쌓은 기술을 큰 무대에서 펼칠 수 있도록 몸과 생활 리듬을 함께 가다듬었다.
체계적인 치료도 힘이 됐다. 배재민은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 특히 물리치료를 받으며 항상 느끼던 통증이 사라지는 ‘신세계’를 경험한 덕분에 오로지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표팀 맏형인 ‘매드코프’ 이광노도 오랜 시간 앉아서 경기하며 겪던 허리 통증을 관리했다. 그는 “배에 힘을 주고 게임을 오래 하면 허리가 매우 아픈데, 물리치료사분들이 컨디션을 200%까지 끌어올려 주셔서 훈련 효과가 컸다”고 했다. 연습 시간을 늘리는 것과 함께 통증을 줄이고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도 공을 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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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을 버틸 목표도 분명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철권을 해온 배재민에게 아시안게임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무대였다. 어렵게 잡은 국가대표 기회를 금메달로 이어가 격투 게임을 더 널리 알리고 싶었다. 이광노역시 수없이 했던 게임이지만 국가대표로서 책임감을 어느때보다 느꼈다고 했다.
대전격투는 서로 다른 격투 게임 세 종목의 선수가 한 팀을 이뤄 승부를 가리는 경기다. 그 노력은 개최국이자 해당 게임을 개발한 종주국인 일본과 결승에서 빛났다. 한국은 초반 1-2로 밀렸다. 하지만 이광노가 4세트를 따내 균형을 맞추자 배재민이 5세트를 잡아 흐름을 뒤집었다. 연제길이 6세트를 가져왔고, 배재민이 7세트에서 우승을 확정했다. 흔들릴 만한 상황에서 네 세트를 내리 따냈다.
함께 흘린 땀은 동료에 대한 믿음으로 이어졌다. 이광노는 마지막 세트에 나선 배재민을 편안하게 지켜봤다고 했다. 그는 “평소 저보다 훨씬 많은 연습을 소화하는 두 선수를 보면서 중요한 순간에 반드시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가족의 뒷받침도 컸다. ‘DakCorgi’라는 닉네임으로 더 유명한 연제길은 “무리해서 재택근무를 하며 아이를 돌봐준 아내 덕분에 훈련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국은 항저우 대회 김관우의 스트리트 파이터 5 우승에 이어 대전격투 계열 종목에서 두 대회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배재민은 “우리도 40대지만 해냈다. 40대들이 이 모습을 보고 힘을 받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맏형 이광노도 “50대가 넘어서도 계속 선수로 활동하고 싶다”며 도전을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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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이다!' [도코나메(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6일 오후(현지 시간)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e스포츠 대전격투 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한 배재민, 연제길, 이광노가 기뻐하고 있다. 2026.09.26.](https://images-cdn.newspic.kr/detail_image/179/2026/9/27/c5dd0dff-e78b-4363-8809-3b0aa5c1d74b.jpg?area=BO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