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은 변동성 장세가 극에 달한 시점이었다.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패닉장세'에 투자자들은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이런 변동성 장세는 8월이 되어서야 잠잠해졌다. 극심한 변동성은 주식시장에 처음 발을 들인 2030 투자자들이 '첫 종목'을 선택하는 데도 큰 영향을 미쳤다. '국장'(국내 증시)은 6월과 8월 모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표 대형주 선호에 변함이 없었지만 '미장'(미국 증시) 투자 패턴은 크게 바뀌었다. 6월에는 스페이스X, 엔비디아 같은 개별 성장주가 첫 거래 상위권을 휩쓸었지만 8월 들어서는 S&P500·나스닥100을 담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그 자리를 빠르게 대체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30 새내기 투자자의 6월 국내 첫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두 종목은 5개 증권사 상위 종목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와 현대차, LG전자 등 개별 종목도 첫 거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지수에 투자하는 국내 상장 ETF도 6월 2030 새내기 투자자들이 첫 거래 종목으로 주로 선택한 투자처였다. TIGER 미국 S&P500은 5개사 중 4곳, KODEX 미국 S&P500은 3곳의 첫 거래 상위 종목에 포함됐다. KODEX 미국 나스닥100도 2곳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6월 해외 주식에서는 개별 성장주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컸다. 스페이스X와 엔비디아가 여러 증권사에서 2030 투자자들에게 선택을 가장 많이 받은 종목이었다. 대부분 증권사에서 스페이스X와 엔비디아가 20대와 30대 모두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알파벳, 테슬라, 마이크론 등도 첫 투자 종목 상위권에 올랐다.
미국 테크주에 이어 미국 상장 ETF도 2030 투자자들이 처음 선택한 투자처였다. 인베스코 나스닥100 ETF(QQQM), 뱅가드 S&P500 ETF(VOO), 슈왑 US 디비던드 에쿼티 ETF(SCHD) 등이 복수 증권사의 상위권에 포진했다. 일부에서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QLD) 등 레버리지 ETF도 상위권에 올랐다.
미국 대표지수 ETF의 순위 상승도 일부 증권사에서 확인됐다. 한 증권사에서 TIGER 미국 S&P500은 6월 5위에서 8월 3위로, KODEX 미국 S&P500은 7위에서 4위로 올라섰다. 다른 증권사에서는 KODEX 미국 S&P500이 4위에서 1위로 뛰었고 TIGER 미국 S&P500도 3위에서 2위로 상승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30대 고객에서는 TIGER 미국 S&P500이 3위에서 2위로 올라섰고, 6월 상위 5개 종목에 없었던 KODEX 미국 S&P500이 8월 4위에 진입했다.
변화가 컸던 건 해외 증시 투자처다. 8월 2030 신규 투자자가 선택한 주요 해외 증시 종목은 6월과 비교해 대표지수·배당 ETF가 1순위에 올라섰다. 한 증권사의 20대 신규 고객은 6월 스페이스X와 엔비디아를 각각 1·2위로 선택했지만 8월에는 VOO와 QQQM이 1·2위에 올랐다. 같은 증권사의 30대에서도 6월 스페이스X와 엔비디아가 1·2위였지만 8월에는 SCHD와 VOO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QQQ와 QQQM도 각각 3·4위에 올랐다.
다른 증권사에서도 6월 해외 첫 거래 2위였던 엔비디아가 8월 10위로 내려간 반면 QQQM은 5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VOO와 SCHD는 두 달 모두 각각 3·4위를 기록했다. 개별 성장주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대표지수나 배당주에 분산 투자하는 ETF가 첫 선택의 앞자리를 차지한 사례가 나타난 것이다. 다만 8월에도 한 증권사에서는 TQQQ가 해외 첫 거래 1위를 차지했고 SOXL과 QLD도 각각 2·3위에 오르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첫 투자에 나선 20대들이 6월엔 개별 종목을 택했다면 8월에는 분산투자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며 "처음 투자하는 만큼 미국 시장 전체에 나눠 투자하는 게 변동성 부담이 덜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6월 증시는 개별 종목의 급등락이 그 어느 때보다 거셌다. 올해 들어 6월 초까지 국내 증시에서 변동성완화장치(VI)는 5만8786건 발동돼 월평균 1만1000건을 웃돌았다. 지난해 월평균 5433건 대비 두 배 넘는 수준이다. 이후 변동성은 다소 진정됐다. 5월 27일부터 7월 30일까지 일평균 1193.6건에 달했던 VI 발동 횟수는 7월 31일부터 8월 26일까지 731.6건으로 39% 감소했다.
최현재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8월에 실제 처음 계좌를 개설한 2030 투자자라면 주식 투자를 하지 않고서는 자산을 늘리기 어렵다고 느껴 뒤늦게 시장에 들어온 세대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들은 특정 종목에 투자한다기보다 미국 시장에 투자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면서 ETF를 주로 선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첫 투자 상위권을 유지한 데 대해서는 "최근 이익 추정치가 올라오는 업종이 반도체이고 그중에서도 특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주목받고 있다"며 "새로 계좌를 개설한 투자자일수록 대형주, 특히 주도주를 매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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