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기업으로서 존속 가능성에 대한 중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라 상장폐지 사유까지 발생했다.
회사는 이 같은 위기 속에서도 채무조정 절차인 ARS(자율적 구조조정 지원)를 이어가는 한편, 유동성 확보를 위해 뉴욕 맨해튼 오피스 매각과 대출 차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감사 의견거절…상장폐지 사유 발생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22일 외부감사인이 제14기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거절’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외부감사인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가능성에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 규정과 절차상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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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글로벌리츠는 관련 절차에 대응하기 위해 이의신청과 개선계획 제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후 재감사 또는 차기 사업연도 감사 등을 통해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할 계획이다. 회사는 감사 의견거절과 별개로 ARS, 사채권자집회, 채무변제계획 승인 등 정상화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21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재무제표에 반영된 영업권 1256억원을 전액 손상 처리하기로 의결했다. 이사회에서는 3명이 찬성하고 1명이 반대했다.
회사는 이번 손상이 내·외부 감사 과정에서 현지 소송 등 불확실성을 반영한 회계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업권 손상'은 장부상 회계손실로 현금이 직접 유출되는 것은 아니며, ARS 실행 재원이나 채무변제계획 자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현재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정상화를 위해 가장 집중하는 부분은 '유동성 확보'다. 이를 위해 회사는 핵심 자산인 미국 뉴욕 맨해튼 498 세븐스 애비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제이알투자운용이 운용하는 해외형 리츠로 2020년 8월 국내 증시에 상장했다. 모(母)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리츠에 투자하고, 자(子)리츠가 해외 부동산 또는 해외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지 법인의 증권에 투자하는 구조다.
현재 자리츠는 ‘제이알제26호’와 ‘제이알제28호’가 있다. 제이알제26호는 벨기에 브뤼셀의 랜드마크 건물인 ‘파이낸스 타워 컴플렉스’를, 제이알제28호는 미국 뉴욕 맨해튼 오피스 ‘498 세븐스 에비뉴’를 기초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맨해튼 오피스 매물로…유동성 확보
뉴욕 맨해튼 498 세븐스 애비뉴 건물은 미국 뉴욕주 맨하탄에 있는 지하 1층~지상 25층, 총 연면적 약 2만7037.7평 규모 오피스 빌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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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 건물에 대해 미국 역외 투자자와 대형 연기금 일부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외 투자자(Offshore Investor)란 자국이 아닌 세제 혜택이나 금융 규제가 완화된 제3국(역외 지역)에 자금을 두거나 법인을 설립해 투자하는 개인이나 기관을 뜻한다.
다만 아직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매각 마케팅을 강화하는 동시에 현지 공동투자자와 대출 연장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대출 차환도 병행한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해외 대형 상업은행, 사모펀드 등과 선순위 대출 차환을 논의하고 있다. 국내 금융기관을 통한 차환 가능성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벨기에 브뤼셀의 파이낸스 타워 역시 정상화 과정에서 중요한 자산이다. 현재 제이알글로벌리츠는 기존 임차인인 벨기에 건물관리청과 임대차계약 연장 협상을 진행 중이다.
정부 기관 특성상 세부사항은 비밀유지사항이어서 공개하지 않았다. 회사 이사회가 협상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보고받고 있다. 협상이 마무리되면 즉시 공지할 계획이다.
외환 리스크 관리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자금 부담과 환율 변동 위험을 낮추기 위해 환헤지 계약 일부를 선제적으로 정산했다. 현재 하나은행과 체결한 잔여 계약은 내년 11월 1일 만기로, 계약금액은 3억1400만유로며 적용 환율은 유로당 1443.35원이다. 이를 반영하면 총 4532억1190만원이다.
회사는 현지 대출과 관련한 크로스디폴트 및 EOD(기한이익상실) 문제에도 대응하고 있다. 대주단은 제이알글로벌리츠 현지 법인의 환헤지 계약 만기 연장 협상에 대해 일방적으로 EOD를 주장했었다.
그러나 제이알글로벌리츠는 현지 법인 운영에 차질이 없으며, 대주단이 다시 EOD를 주장할 경우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는 현지 대출 차환 등도 준비 중이다.
벨기에 파이낸스 타워와 관련해서는 '유상증자 철회'라는 변수도 있었다. 금융당국과 증권인수단이 대주단 감정평가서 제출이 선행될 것을 요구했는데, 당시 감정평가를 맡았던 나이트프랭크가 업무를 포기하면서 관련 절차도 중단됐다.
지난 3월 말 정기주주총회 당시에는 대주단의 감정평가 결과가 나오지 않아 배당금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이후 예상보다 큰 자산가치 하락과 현금 유보(캐시트랩)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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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S 졸업·채무변제계획 실행 '관건'
한국투자증권의 400억원 규모 채무 연장안도 이사회에서 검토됐지만 거절됐다. 공모사채 상환 가능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해당 안을 수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위험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진행된 소송은 주주 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국내외 법률 자문을 거쳐 소송 필요성을 판단했으며, 소송 비용은 소송을 제기한 제이알글로벌리츠가 부담하는 구조로 관련 금액을 정산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의 책임 경영 실천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현재 제이알투자운용은 운용보수를 받지 않고 있으며, 리츠 경영이 정상화된 이후부터 보수를 수령할 예정이다. 이사회 관계자의 해외 출장은 벨기에 자산 현장 점검을 위한 한 차례 방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배당과 관련해서는 주주에게 지급해야 할 배당금 약 220억원을 채권자와 동일한 방식으로 변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금배당을 주식배당으로 전환하는 방안은 향후 이사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현재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정상화와 채무변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오남수 제이알글로벌리츠 대표는 지난 18일 주주간담회에서 "회사가 회생절차 신청에 이르게 된 책임을 통감한다"며 "채권단, 공모사채권자 등 전체 이해관계자와의 협상 과정에서 합리적인 제안을 반영해 ARS 졸업과 리츠 정상화를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강조했다.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정상화 여부는 △맨해튼 오피스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와 대출 차환 △채무변제계획 실행 △감사 의견거절에 따른 상장폐지 사유 해소가 맞물려 결정될 전망이다.
맨해튼 빌딩에 대한 잠재 투자자들의 관심이 실제 매각으로 이어질지, 동시에 회사가 상장 유지와 ARS 졸업이라는 두 과제를 풀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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