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철강, 파업 장기화 경고등…추석 지나도 합의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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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철강, 파업 장기화 경고등…추석 지나도 합의 난망

이데일리 2026-09-27 18:00: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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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삼성중공업이 조선 ‘빅3사’ 중 가장 먼저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마무리한 가운데 노사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임단협도 추석 이후에 임단협을 마무리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돌입한 포스코 노조는 오는 10월 2일 노조위원장 투표를 거친 뒤 노사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23일 기본급 5.2% 인상,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58.8%의 찬성률로 통과시켰다.

이번 합의안에는 초과이익성과급(OPI) 재원을 경제적부가가치(EVA)의 20%에서 영업이익의 10%로 변경하는 내용도 담겼다. 노조가 요구한 영업이익 연동 방식의 성과급 제도 개선을 사측이 받아들인 것이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11일 올해 임단협 난항으로 4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사진=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제공)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11일 올해 임단협 난항으로 4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사진=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제공)


조선 3사 중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여전히 임단협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 사측의 임단협 교섭은 이르면 29일 열릴 전망이다. HD현대중공업 사측은 지난 22일 노조측에 단체교섭 재개 요청 공문을 보냈다.

사측은 공문을 통해 “회사는 원만한 타결을 위해 세 차례에 걸쳐 회사안을 제시하는 등 성실히 교섭에 임해 왔으나 귀 지부의 교섭 결렬 선언으로 추석 전 타결에 이르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연휴 이후 29일에 단체교섭을 재개해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좁히고 원만한 타결을 이루고자 하니 귀 지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8일 올해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사는 지난 6월 2일 첫 상견례 이후 3개월 가량 21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측의 3차 제시안에는 월 기본급 11만원(호봉승급분 4만 7000원 포함)과 격려금 1000만원+200%, 상품권 50만원 등의 안이 담겨있다. 반면 노조는 기본급 14만 9600원 인상에 호봉승급분을 별도로 적용하고 상여금 100%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영업이익 30% 배분을 요구하며 투쟁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노사간 의견차에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1일부터 전체 조합원 대상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한 뒤 16~18일에는 이를 7시간으로 확대한 바 있다.

한화오션 노사의 임단협 협상도 오는 29일 재개될 전망이다. 한화오션 노사는 매주 화, 목요일 협의를 진행해 왔다.

한화오션 노조 역시 지난달 31일부터 부분 및 전면파업을 병행하며 활동 범위를 키우고 있다. 노사는 지난 6월 4일 이후 22일까지 24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사측은 기본급 10만원 인상, 일시금 650만원, 복지포인트 100만원 등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기본급 14만 9600원 인상,상여금 800%에서 900%로 확대, 정년 연장, 성과급 산정기준 투명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한화오션 노조는 핵심 설비인 골리앗크레인 4기를 멈춰세우며 투쟁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에 정인섭 한화오션 경영지원실장이 긴급 담화문을 내고 생산 차질이 없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조선업권 노조가 영업이익과 연동된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가운데 업계 관계자는 “고용노동부가 기업 이익과 연동한 경영 성과급 요구를 의무적 교섭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침을 내놓았음에도 노조가 이를 임금교섭과 연계해 쟁의행위를 이어가는 것은 교섭 장기화와 생산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대형 크레인과 건조 중인 선박이 보이고 있다.(사진=뉴스1)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대형 크레인과 건조 중인 선박이 보이고 있다.(사진=뉴스1)


철강업계에서도 추석 연휴 이후 노사간 협상이 재개될 전망이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오는 10월 2일까지 집행부 선거를 진행하며 이 기간 동안 교섭 및 쟁의행위를 일시 중단한다. 새 위원장이 선출된 이후 교섭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노조는 제21대 임원선거 및 다음 달 2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신규 집행부를 선출하게 되는데, 기존 김성호 노조위원장과 김대억 전 포항부위원장이 후보로 등록해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포스코 노조는 1968년 창사 이후 지난 9일 첫 파업에 돌입했다. 최초 48시간 부분파업에 이어 120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며 파업 참여 사업장도 확대했다.

사측은 기본급 2.0% 인상, 격려금 350만원과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지급, 근속기념축하금 인상범위 확대 등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이 요구안을 지급할 재원으로 총 1조 4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왼쪽 두번째)과 포스코노조 조합원들이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포스코의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왼쪽 두번째)과 포스코노조 조합원들이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포스코의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선·철강 업계는 파업이 길어질 경우 생산과 납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철강과 조선은 후판 등 핵심 소재를 매개로 산업 구조가 촘촘히 맞물려 있어 한쪽에서 생기는 파열음이 다른 쪽으로 쉽게 번질 수 있다.

특히 조선업은 최근 호황을 맞아 수주가 몰리면서 건조 물량 자체가 늘어난 상태다. 이런 상황에 생산 일정이 흔들리면 선박 인도 지연과 대외 신인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대표적인 예로 2022년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약 5주간 조선소 도크를 점거한 이후 공정을 100% 회복하는 데에 약 3년의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례에 비춰볼 때, 단기간의 파업도 생산 차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아가 한미 조선협력(마스가)이 본격화하는 시점에 핵심 생산시설이 멈추는 모습은 미국 정부와 글로벌 고객사에 생산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는 단기적인 보상 규모뿐 아니라 회사의 지속 가능성과 협력사, 지역경제, 임직원 모두의 미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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