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중도일보 DB.
대전의 한 정부출연 연구기관에서 직원과 납품업체들이 짜고 실제보다 물품 수량과 단가를 부풀려 7년간 86억 원 상당의 물품대금을 지급받게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2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1형사부는 최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연구기관 직원 A 씨에게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했다. 범행에 가담한 납품업체 운영자 B 씨는 징역 3년, C 씨는 징역 5년, D 씨는 징역 4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또 다른 업체 운영자 E 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과 사회봉사 80시간이 선고됐다.
A 씨는 2002년부터 2021년 말까지 대전 유성구 소재 정부출연 연구기관에서 물품 관리 업무를 맡으며 구매 요청과 검수, 입고 등의 업무에도 관여했다. 장기간 근무하면서 정규 직원이 담당하던 구매요청과 검수 업무까지 사실상 대신하게 됐고, 이를 이용해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2014년부터 납품업체 운영자들에게 실제보다 많은 물품을 주문하거나 단가를 부풀려 구매요구서를 작성한 뒤 실제 납품되지 않은 물품까지 정상적으로 들어온 것처럼 검수해 대금이 지급되도록 한 혐의를 받았다. 업체들은 세금과 마진 등을 제외한 차액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이 사기죄상 인정한 편취액은 약 86억 7500만 원에 달했다. 다만 일부 물품은 실제 납품된 만큼 연구기관이 입은 실질적인 피해는 최소 15억 7000만 원 이상인 것으로 판단했다.
범행은 기관이 2021년 소모품 구매 방식을 바꾸면서 기존 창고의 재고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당시 회계장부상 재고는 약 17억 2000만 원이었지만 실제 창고에 남아 있던 물품은 약 1억 5000만 원 상당에 불과했다.
재판부는 A 씨가 물품 구매와 검수 관리가 소홀한 점을 악용해 장기간 범행을 이어갔고, 현재까지 피해가 대부분 회복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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