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는 동그랑땡과 동태전, 꼬치전처럼 기름을 많이 쓰는 음식을 한꺼번에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종류의 전을 연달아 부치다 보면 프라이팬에 식용유가 적지 않게 남고, 한 번 쓰고 버리기 아깝다는 생각에 따로 보관해두기도 한다.
문제는 사용한 기름이 처음 병에서 따른 상태와 같지 않다는 점이다. 전을 부치는 동안 기름은 계속 뜨거운 온도에 노출되고, 밀가루와 달걀옷이 떨어지며 고기나 생선에서 나온 수분도 섞인다. 눈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여도 조리 전과 같은 상태라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한 번 사용한 기름을 무조건 버려야 한다고 정해진 것은 아니다. 반대로 몇 번까지 괜찮다는 식으로 횟수만 따지는 것도 맞지 않는다. 다시 쓸 수 있는지 보려면 사용 횟수보다 기름 자체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확인하는 편이 낫다.
◆ 전 오래 부쳤다면 기름 상태부터 확인
전을 부칠 때 식용유는 높은 온도에 계속 노출된다. 여기에 공기와 음식에서 나온 수분이 닿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기름의 성질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명절에는 한 종류만 짧게 조리하는 경우보다 여러 종류의 전을 차례로 부치는 경우가 많다. 동그랑땡을 부친 뒤 동태전을 올리고 다시 꼬치전을 부치다 보면 팬에 남아 있는 기름도 계속 사용하게 된다.
이때 전에서 떨어진 작은 찌꺼기도 그대로 남는다. 밀가루나 부침가루가 갈색으로 변해 팬 바닥에 가라앉거나 달걀옷 조각이 기름 위에 떠다니기도 한다. 이런 찌꺼기는 조리하는 동안 계속 가열되면서 타기 쉽다.
따라서 전을 오래 부칠 때는 팬에 떨어진 찌꺼기를 중간중간 건져내는 편이 좋다. 기름이 지나치게 뜨거워져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면 불을 낮추고 그대로 계속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기름 색이 처음보다 조금 짙어졌다고 바로 버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음식을 얼마나 오래 부쳤는지에 따라 색은 달라질 수 있다. 대신 색뿐 아니라 냄새와 끈적임, 거품이 남는 모습까지 함께 보는 편이 낫다.
◆ 끈적임·거품·냄새 달라졌다면 재사용 금지
남은 식용유를 다시 사용할 때는 먼저 기름의 상태부터 살펴야 한다.
가장 먼저 확인할 부분은 끈적임이다. 기름을 식힌 뒤 따를 때 처음보다 지나치게 걸쭉하거나 끈적하게 느껴진다면 다시 사용하는 것을 피하는 편이 좋다.
가열할 때 생기는 거품도 눈여겨볼 수 있다. 새 기름은 음식을 넣었을 때 주변에 거품이 생겨도 조리가 끝나면 비교적 빠르게 사라진다. 반면 사용한 기름에서 거품이 많이 생기고 음식물을 꺼낸 뒤에도 표면에 오래 남는다면 기름 상태가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
냄새가 변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평소 식용유 냄새와 다르게 오래 묵은 냄새가 나거나 불쾌한 냄새가 느껴진다면 다시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색도 함께 본다. 사용 전보다 색이 지나치게 진해졌거나 탁하게 변했다면 새 기름으로 바꾸는 편이 낫다. 평소보다 낮은 온도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경우도 계속 사용하지 않는 쪽이 좋다.
결국 몇 번 사용했는지보다 기름이 어떻게 달라졌는지가 더 중요하다. 한 번만 썼더라도 오랜 시간 높은 온도에서 사용했다면 상태가 달라질 수 있고, 반대로 짧게 사용했다면 겉모습이 크게 변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두 번까지는 괜찮다'거나 '세 번부터 버린다'는 식으로 횟수를 정해두기보다 그때그때 기름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편이 좋다.
◆ 다시 보관할 때는 찌꺼기부터 걸러야
사용한 식용유를 다시 보관하려면 조리가 끝난 뒤 바로 병이나 용기에 붓지 않는다. 먼저 기름을 충분히 식힌 다음 팬에 남은 부침가루와 달걀 조각 등을 걸러낸다.
고운 체를 사용하면 눈에 보이는 찌꺼기를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다. 다만 체에 한 번 거른다고 해서 이미 냄새가 변하거나 끈적해진 기름이 처음 상태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거르는 것은 찌꺼기를 없애는 작업일 뿐이다.
보관할 용기도 깨끗하고 물기가 없어야 한다. 물기가 남아 있는 용기에 사용한 기름을 붓는 것은 피한다. 뚜껑은 제대로 닫고 가스레인지 바로 옆이나 햇빛이 들어오는 창가처럼 열을 많이 받는 곳도 피한다.
또 새 식용유가 남아 있는 병에 사용했던 기름을 다시 붓지 않는 편이 좋다. 사용한 기름은 따로 담아두는 편이 상태를 확인하기 쉽다. 서로 다른 종류의 식용유를 한 용기에 계속 섞어 보관하는 것도 피한다.
다시 사용할 때는 팬에 붓기 전에 냄새와 색부터 보고, 가열하면서 거품과 연기가 어떻게 생기는지도 확인한다. 끈적임이 강해졌거나 불쾌한 냄새가 나고 거품이 오래 남는다면 아깝더라도 버리는 편이 좋다.
폐식용유를 처리할 때는 싱크대나 변기에 그대로 붓지 않는다. 충분히 식힌 뒤 종이나 천에 흡수시켜 지역 배출 기준에 따라 버리거나, 아파트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폐식용유 수거함이 있다면 지정된 방법에 따라 배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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