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이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한 방어막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책서민금융과 정책 모기지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은행권의 장기 고정금리 대출 확대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햇살론과 보금자리론·디딤돌대출 등 정책서민금융·정책 모기지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시장금리가 오를수록 변동금리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만큼 저소득·저신용자를 중심으로 금리 변동 위험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내년 정책서민금융 공급도 확대된다.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소액 장기대출 'K-민생지킴대출'에는 재정 3000억원을 투입해 총 6000억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햇살론 공급 규모 역시 올해 5조9000억원에서 내년 6조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이밖에 서민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 등 정책 모기지 공급 확대도 검토 대상이다. 금융위는 정책서민금융 상품 관련 예산 증액안을 국회에 추가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는 금리 인상기 충격을 줄일 장치를 확대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대출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지 못하도록 하는 '금리상한제'가 대표적이다. 최근 우리은행은 '신용대출 금리 7% 상한제'를 제시하기도 했다.
문제는 고정금리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다. 금리 상승 위험을 피할 수 있더라도 당장 적용되는 금리가 변동형보다 높으면 차주의 선택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일부 은행의 10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은 6개월 변동형 주담대보다 금리가 약 1%포인트 높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이 금리를 낮춰 장기 고정금리 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업권과 논의할 예정이다.
대출 한도를 산정할 때 미래 금리 상승 가능성까지 반영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스트레스 DSR은 대출 이용기간 금리상승으로 원리금 상환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을 고려해 DSR을 산정할 때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제도다. 당장 빌릴 수 있는 돈은 줄지만, 향후 금리가 올라도 상환 부담이 급격하게 불어나는 것을 막는 일종의 완충장치다.
다만 금리 인상기에 대출 한도를 일률적으로 줄일 경우 서민과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까지 위축시킬 수 있어 차주의 소득과 상환능력에 따라 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금리 인상기에는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만큼 고정금리 대출 확대가 필요하다"며 "은행의 고정금리 취급을 확대하기 위해 정책금융 지원이나 세제·자금조달 측면의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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