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디즈니 SNS
“디즈니가 돌아왔다.”
최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구고 있는 이 한 문장. 비록 해프닝으로 끝난 ‘가짜뉴스’로 드러났지만, 이에 대한 대중의 열광은 ‘진짜’였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가 성 중립 정책을 철회하고 ‘디즈니 클래식 감성’을 복원한다는 내용의 SNS 게시물이 추석 연휴 전 세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상식적인 문화를 되찾겠다”는 선언과 함께 디즈니 산하 테마파크의 대표 인사말인 “신사 숙녀 여러분”(Ladies and Gentlemen) 등을 재도입하고, 성 중립 정책 관련 임직원 1000여 명을 대규모 해고했다는 구체적인 정황도 더해졌다.
이를 향한 대중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드디어 디즈니가 정신을 차렸다”, “꿈과 희망을 주던 예전의 디즈니로 돌아온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는 디즈니 내부의 단편적 움직임이 교묘히 부풀려진 뜬소문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디즈니가 성 중립 지침을 공식 철회했거나 관련 인력을 구조조정한 사실은 없다. 테마파크 영상에 포착된 과거 인사말 역시 일부 스태프가 기존 멘트와 성 중립 인사말을 혼용한 해프닝으로 확인됐다. 1000여 명 규모의 감원도 경영 효율화를 위한 실제 조직 개편이었을 뿐 특정 정책 인력을 겨냥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디즈니를 둘러싼 가짜뉴스에 대중이 이토록 호응한 배경에는 지난 수년간 누적된 성 중립 행보에 대한 피로감이 자리한다. 디즈니는 그간 영화와 테마파크 등 사업 전반에 걸쳐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해 왔다. 이 과정에서 작품 고유의 재미나 캐릭터의 개성보다 과도한 사회적 메시지를 앞세운다는 비판을 받았고, 그 결과 실질적인 흥행 실패와 팬덤 이탈로 이어졌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 CEO 조쉬 다마로 사진출처 | 조쉬 다마로 SNS
디즈니 역시 팬덤의 원성과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인지하고는 있다. 3월 취임한 조시 다마로 CEO 체제에서 조직을 재편하고 사업 효율화를 추진하는 한편, 본연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디즈니가 향후 어떤 브랜드 전략과 작품 철학으로 등 돌린 팬심을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현빈 기자 bakhb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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