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외신과 백악관 발표 등을 종합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4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통상 갈등을 일부 봉합했다. 양국은 각각 300억 달러 규모의 비민감 상품에 보다 우호적인 관세 대우를 적용하는 권고안에 합의하고 무역·투자 협의체도 가동하기로 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서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미국과 중국이 고율의 관세전을 벌일 경우 양국 경기가 위축돼 한국 수출에도 충격이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관세와 달리 첨단기술을 둘러싼 장벽은 사실상 그대로 남았다는 점이다. 미·중은 AI 안전 문제를 논의하는 '슈퍼 인텔리전스(SI)' 대화 채널을 마련하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의 첨단 AI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에 대한 대중 수출통제 완화는 주요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은 양국 기술 경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 국내 주요 반도체 생산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말 해당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개별 허가 없이 반입할 수 있도록 했던 '검증된 최종사용자(VEU)' 지위를 종료하고 연 단위 허가 체제로 전환했다.
중국 생산기지를 유지할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의 기술통제 대응 부담이 여전한 셈이다. 동시에 중국 기업의 추격도 빨라지고 있다.
희토류 등 핵심광물 역시 미해결 과제로 남았다. 미국과 중국은 희토류 등 핵심광물의 공급망 차질 문제를 계속 협의하기로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미완이다. 중국은 희토류 채굴뿐만 아니라 분리·정제와 영구자석 생산까지 공급망 상당 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자동차와 로봇, 전자·방산 등 국내 주력·첨단산업에서도 희토류 활용도가 높은 만큼 중국의 수출통제나 허가 지연이 장기화하면 국내 생산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관세 갈등이 잦아들더라도 반도체와 AI, 핵심광물 등 공급망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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