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로 거듭난 패밀리카"... 아빠들의 SUV 디펜더, 가격이 5억47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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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로 거듭난 패밀리카"... 아빠들의 SUV 디펜더, 가격이 5억4700만 원?

오토트리뷴 2026-09-27 11:16:01 신고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미국 아칸소의 클래식 디펜더 전문 업체 헬더버그가 디펜더 110 ‘베르메르’를 공개했다.

랜드로버 디펜더를 기반으로 제작된 베르메르 /사진=헬더버그
랜드로버 디펜더를 기반으로 제작된 베르메르 /사진=헬더버그

제작 가격은 40만3,740달러, 우리 돈으로약 5억4,700만 원이다. 신형 디펜더 옥타보다 약 2.5배 비싸지만 엔진은 대배기량 V8로 바꾸지 않고 기존 300Tdi 터보 디젤을 유지했다.

가격만 보면 고성능 개조차를 떠올리기 쉽지만 베르메르의 핵심은 속도가 아니다.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가 빛을 사용한 방식에서 영감을 받아 외장과 실내를 한 대만을 위한 작품처럼 다시 만들었다. 공식 사이트에도 판매차가 아닌 과거의 원오프 의뢰작으로 소개된다.

랜드로버 디펜더를 기반으로 제작된 베르메르 /사진=헬더버그
랜드로버 디펜더를 기반으로 제작된 베르메르 /사진=헬더버그

펄 화이트에 담은 베르메르의 빛

차체에는 햇빛과 주변 환경에 따라 은빛이 도는 전용 펄 화이트 메탈릭 페인트를 적용했다. 검은색 지붕과 사이드 스텝, 사이드미러, 휠, 도어 손잡이, 힌지, 전면 그릴, 엠블럼을 대비시켜 클래식 디펜더 특유의 각진 차체를 더 선명하게 드러냈다.

베르메르라는 이름도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제작사는 빛이 표면에서 달라지는 모습을 디자인의 출발점으로 삼았다고 설명한다. 흰색과 검은색의 단순한 조합에 펄과 금속성 질감을 더해 정지된 차에서도 명암이 바뀌도록 만든 것이다.

랜드로버 디펜더를 기반으로 제작된 베르메르 /사진=헬더버그
랜드로버 디펜더를 기반으로 제작된 베르메르 /사진=헬더버그

5억 원인데 300Tdi, 왜 그대로?

최근 고가 디펜더 레스토모드는 쉐보레 LS 계열 V8을 얹는 경우가 많다. 헬더버그는 반대로 순정 300Tdi 터보 디젤을 남기고 일상 주행에 맞게 성능을 조정했다. 원형을 유지하는 것이 이 차량의 성격에 더 어울린다고 판단한 셈이다.

출력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대신 고성능 브레이크를 새로 장착하고 서스펜션을 보완해 제동력과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신형 옥타처럼 강력한 성능을 겨루는 차가 아니라 오래된 디펜더의 감각을 유지하면서 불편함을 줄이는 방향이다.

랜드로버 디펜더를 기반으로 제작된 베르메르 /사진=헬더버그
랜드로버 디펜더를 기반으로 제작된 베르메르 /사진=헬더버그

가격 핵심은 빨간 가죽과 수작업

실내는 외장보다 훨씬 대담하다. 밝은 빨간색 스코틀랜드산 가죽을 좌석과 주요 마감에 사용했다. 제작사는 내구성이 높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가죽 특유의 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전용 계기판과 스티어링 휠, 재설계한 대시보드, 자주 손이 닿는 부위의 마감도 새로 만들었다.

랜드로버 디펜더를 기반으로 제작된 베르메르 /사진=헬더버그
랜드로버 디펜더를 기반으로 제작된 베르메르 /사진=헬더버그

자체 설계한 유리는 자외선을 차단하고 외부 소음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맞춤형 오디오 시스템까지 더해 클래식 오프로더의 투박한 실내를 고급 라운지에 가깝게 바꿨다. 5억 원이 넘는 가격의 상당 부분이 파워트레인보다 수작업과 소재, 한 대만을 위한 설계에 들어간 셈이다.

랜드로버 디펜더를 기반으로 제작된 베르메르 /사진=헬더버그
랜드로버 디펜더를 기반으로 제작된 베르메르 /사진=헬더버그

성능만 따지면 신형 디펜더 옥타가 더 합리적이다. 베르메르는 빠른 디펜더를 원하는 고객이 아니라 원형의 300Tdi와 수공예, 희소성을 함께 원하는 수집가를 위한 차다. 5억4,700만 원의 가치는 더 강한 엔진이 아니라 세상에 한 대뿐이라는 사실에서 만들어진다.

양봉수 기자 bbongs142@auto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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