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홈플러스가 다시 자금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재개장 이후 반짝 특수를 누렸지만, 다시 매출이 쪼그라들면서다. 야심차게 밝혔던 트레이더 조 전략도 유명무실한 가운데, 사실상 홈플러스의 정상화가 인수합병(M&A)에 달렸다.
27일 유통업계 및 홈플러스 노조 등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15일 비공개 간담회에서 체불된 7월 급여를 두 번에 걸쳐(지난 23일과 30일) 지급하기로 했다.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최철한 사무국장은 “회사 현금 흐름이 여전히 좋지 않다”며 “매출이 올라야 하는데, 홍보가 잘 안 되고 있는지, 답답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회사에 따르면 재개점 첫 닷새(13~17일) 매출은 437억원으로 일평균 약 87억원이었지만, 이후 13일(18~30일)간은 727억원, 일평균 약 56억원에 그쳤다. 재개점 특수가 꺼지며 일평균 매출이 한 달도 안 돼 36%가량 줄어든 셈이다.
임금 지급 지연이 반복되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앞서 홈플러스 노사는 지난 7월 31일 임금을 내년 3월까지 두 달씩 순연 지급하기로 하면서, 7월 급여는 9월에 한 번에 지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엔 자금 사정이 더 악화하면서 두 차례로 쪼개 지급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자금 흐름의 상황이 한층 나빠졌다는 신호다.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는 회생 중 발생한 근로자 임금, 납품업체 대금 등을 공익채권으로 분류한다. 이 공익채권은 회생 중 발생한 매출로 갚아나가야 하며, 회생 전 발생한 빚(회생채권)보다 더 우선적으로 변제해야 한다. 따라서 임금이 순연됐다는 건 현재 자금흐름이 매우 좋지 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재개점 첫주 이후 일 매출이 불안정하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홈플러스는 회생 중 적자 점포를 정리해 왔다. 현재 운영 중인 67개 매장은 알짜 매장만 남은 셈인데 매출이 영 좋지 않다는 건 홈플러스의 영업 전략이 먹히지 않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홈플러스가 줄어든 몸집을 대체할 전략으로 '트레이더 조'식 전략을 손에 들었지만, 현장에선 전략의 흔적이 보이지 않고 있다. 영업 악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줄어든 매장 면적과 상품 가짓수 등이 고객 입장에서 유일한 변화다.
미국 식료품 체인 ‘트레이더 조’는 PB(자체 브랜드)가 매장 구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방식으로 운영 중인 곳이다. 상품 수는 약 4000개 수준으로, 일반 대형마트가 수 만개에 달하는 대신 소수의 핵심 상품으로 승부를 본다. 판매가 부진한 상품은 새로 개발한 제품을 채워 넣는 식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식이다.
특히 지난달 18일 휴점 점포들이 재개점할 당시 서울 강서점 기자회견에서 조주연 대표는 “PB 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그런 상품은 보이지 않는다.
집객력을 높일 만한 뚜렷한 대안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업계 안팎에선 홈플러스 운영의 정상화의 유력한 방안이 M&A에 달려있다고 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동성 악화가 또 반복되기 전에 영업 의지를 가진 새주인이 나타나야 그나마 미래를 그려볼 수 있지 않겠나. 지금은 힘이 너무 빠진 상황”이라고 했다.
대주주의 추가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그동안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자금여력이 없다는 취지로 그동안의 자본 투입도 꺼려했던 터라 현실적 대안으로 꼽긴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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