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전 침대 옆 콘센트에 스마트폰을 꽂아두는 사람이 많다. 아침에 알람을 끄면서 확인하는 배터리 표시는 늘 100%다. 하지만 배터리는 완전히 충전된 상태로 몇 시간씩 유지되는 일이 매일 반복되면 부담을 받을 수 있다.
갤럭시 배터리 충전 화면. / AI 생성 이미지
새 스마트폰은 하루 종일 써도 저녁까지 배터리가 남지만, 1~2년 지나면 오후부터 충전이 필요해지는 경우가 많다. 배터리는 소모품이라 시간이 지나면서 용량이 줄어든다. 다만, 평소 충전하는 방법에 따라 성능이 떨어지는 속도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다.
100%로 오래 버틸수록 배터리를 늙게 만든다
아이폰 배터리를 충전 중인 모습. / AI 생성 이미지
지금 쓰는 스마트폰 대부분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쓴다. 충전을 하면 리튬 이온이 양극에서 음극으로 옮겨가고, 폰을 쓸 때는 반대로 돌아온다. 문제는 배터리가 가득 찰수록 내부 전압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높은 전압 상태에서는 전해질이 조금씩 분해되고 전극 표면에 불필요한 막이 쌓인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리튬 이온이 오갈 수 있는 양이 줄어드는데, 결국 한 번 충전으로 쓸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지게 된다.
밤새 충전이 문제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후 11시에 충전기를 꽂으면, 보통 새벽 1~2시쯤 100%가 된다. 그 뒤 오전 7시 알람이 울릴 때까지 5시간 넘게 가장 높은 전압 상태로 머무르게 된다. 0%까지 다 쓰는 습관도 배터리에 좋지 않다. 전압이 지나치게 낮은 상태 역시 전극에 손상을 남긴다. 그래서 리튬이온 배터리는 20~80% 구간을 오갈 때 가장 오래 쓸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충전 횟수를 세는 방식도 알아두면 좋다. 배터리 수명은 '충전 사이클'로 따진다. 1사이클은 누적해서 100%만큼 쓰고 채운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오늘 60%를 쓰고 충전한 뒤 내일 40%를 쓰고 충전하면 합쳐서 1사이클이다. 따라서 수시로 조금씩 충전한다고 수명이 더 빨리 닳지는 않는다. 애플은 아이폰 14 이전 모델의 배터리가 완전 충전 사이클 500회를 거친 뒤에도 원래 용량의 80%를 유지하도록 설계됐다고 안내한다. 아이폰 15 이후 모델은 이 기준이 1000회로 늘었다.
아이폰·갤럭시에 들어 있는 '80% 멈춤' 설정
아이폰과 갤럭시의 배터리 설정. / AI 생성 이미지
밤마다 충전기를 뽑으러 일어날 수는 없다. 다행히 요즘 스마트폰에는 충전을 알아서 멈추는 기능이 들어 있다. 설정 몇 개만 바꾸면 밤새 꽂아둬도 배터리가 100%로 가득 차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아이폰은 '설정'에서 '배터리'로 들어가 '충전' 메뉴를 보면 된다. 여기서 '최적화된 배터리 충전'을 켜면 아이폰이 사용자의 평소 충전 시간대를 학습한다. 그리고 충전기를 꽂은 채 잠들면, 80%에서 충전을 잠시 멈춘다. 이후 평소 충전기를 뽑던 시간 즈음에 나머지를 채운다. 아이폰 15 이후 모델은 충전 한도를 80%부터 100%까지 5% 단위로 직접 정할 수 있다. 80%로 정해두면 그 이상은 채우지 않는다. 다만, 애플은 배터리 잔량 표시를 정확하게 맞추기 위해 가끔 100%까지 충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10월 유튜브 채널 '옆집언니TV'에서는 "스마트폰 ‘이 기능’ 때문에 배터리 수명이 줄어듭니다!! 95%가 모르는 스마트폰 배터리 수명 2배 늘리는 법!"라는 제목의 영상에 공개됐다. 영상에 따르면 갤럭시는 '설정'에서 '배터리'로 들어가 '배터리 보호' 항목을 찾으면 된다. 원UI 6.1 이후 버전을 기준으로 세 가지 모드가 있다. '기본' 모드는 100%까지 채운 뒤 충전을 멈추고, 95%까지 떨어지면 다시 100%로 채운다. '적응형' 모드는 사용자가 잠든 시간대를 학습해 그동안 80%에서 멈췄다가 일어나기 전에 100%로 채운다. '최대' 모드는 처음부터 80%까지만 충전한다.
하루 사용량이 많지 않다면 갤럭시의 '최대' 모드나 아이폰의 충전 한도 80%를 써볼 만하다. 반면, 출퇴근 시간이 길거나 밖에서 오래 폰을 써야 해 아침에 100%가 필요하다면 아이폰의 '최적화된 배터리 충전'이나 갤럭시의 '적응형' 모드를 고르면 된다. 두 기능 모두 아침에는 가득 찬 배터리를 쓰게 해주면서도 밤사이 100%로 머무는 시간을 줄여준다. 운영체제 버전이나 모델에 따라 메뉴 이름과 위치가 조금 다를 수 있다. 이럴 때는 설정 화면 검색창에 '배터리 보호'나 '충전'을 입력하면 빠르게 찾을 수 있다.
발열·고속충전·보관 습관까지 챙겨야 수명이 길어진다
충전 한도만큼 챙겨야 하는 게 온도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열에 약하다. 애플은 아이폰이 16~22°C에서 가장 편하게 작동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35°C가 넘는 곳에서 쓰거나 충전하면, 배터리 용량이 영구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안내한다.
스마트폰을 충전할 때는 배터리 자체에서도 열이 난다. 그런데 두꺼운 케이스를 씌운 채 이불이나 베개 밑에 두면, 열이 빠져나갈 곳이 없다. 잠결에 폰을 베개 옆으로 밀어두는 습관이 있다면, 충전 중에는 협탁처럼 평평하고 통풍이 되는 곳에 두는 편이 좋다. 충전할 때 폰이 유난히 뜨겁다면 케이스를 벗기는 것만으로도 온도를 낮출 수 있다.
차 안 대시보드 위에서 스마트폰을 충전하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충전하면서 게임을 하거나 고화질 영상을 오래 보는 것도 피하는 게 좋다. 충전할 때 나는 열에 프로세서와 화면이 내는 열이 더해지면서 배터리 온도가 빠르게 오르기 때문이다. 여름철 차 안 대시보드 위에서 내비게이션을 켠 채 충전하는 것도 같은 이유로 배터리에 부담을 준다.
고속충전과 무선충전도 열과 관련이 있다. 고속충전은 짧은 시간에 많은 전력을 밀어 넣는 만큼 열이 더 많이 난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80% 안팎부터 충전 속도를 줄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밤새 충전할 때는 서두를 필요가 없으니 일반 속도로 충전해도 충분하다. 갤럭시는 '설정'의 '배터리' 메뉴 안 '충전 설정'에서 고속충전을 끌 수 있다.
무선충전은 폰과 충전 패드의 위치가 어긋나면 효율이 떨어지고 열이 더 많이 난다. 그래서 무선충전기를 쓸 때는 폰을 패드 가운데에 정확히 올려두는 게 좋다. 충전기와 케이블은 제조사 정품이나 KC 인증을 받은 제품을 쓰는 것이 안전하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100%인 모습. / AI 생성 이미지
충전을 시작하는 시점도 살펴보는 편이 좋다. 배터리 부족 경고가 뜰 때까지 사용하다 0% 가까이 떨어진 뒤 충전하는 습관은 배터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20% 안팎에서 충전을 시작하고 80~90% 사이에서 충전기를 빼는 것이 배터리를 오래 쓰는 데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 배터리 상태는 기기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아이폰은 '설정'의 '배터리' 메뉴에서 '배터리 성능 상태'를 누르면 최대 용량이 %로 표시된다. 이 수치가 80% 아래로 내려갔다면, 배터리 교체를 검토해 볼 수 있다. 갤럭시는 '삼성 멤버스' 앱의 '진단' 메뉴에서 배터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수치가 많이 떨어졌다면 충전 습관을 바꾸고, 서비스센터에서 배터리 교체 여부도 함께 살펴보는 편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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