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해진 아침이나 전날 술자리가 있었던 날이면 냄비부터 올리게 되는 것이 콩나물국인데, 정작 끓여 놓고 보면 국물이 뿌옇게 흐려져 있는 날이 많다. 맑고 시원한 국물을 기대하고 한 숟갈 떠먹었다가 텁텁한 맛이 돌면 아침부터 입맛이 가신다.
콩나물을 덜 씻어서 그런가 싶어 몇 번을 더 헹궈 보기도 하고, 물을 새로 받아 다시 끓여 보기도 하지만 국물 색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재료를 아무리 손봐도 끓이는 방식이 그대로면 나오는 국물도 늘 같은 색이다.
사실 손볼 곳은 한 군데뿐이다. 국이 끓는 중에 소금을 넣던 습관을 불을 끈 뒤로 미루기만 해도 국물이 흐려지지 않는다.
끓는 중에 넣은 소금이 국물을 뿌옇게 만드는 이유
콩나물국의 국물은 콩나물에서 우러난 맑은 물이 거의 전부다. 그런데 끓는 동안 소금이 먼저 들어가면 콩나물 속에 있던 수분과 성분이 한꺼번에 빠져나오면서 국물이 뿌옇게 변하는데, 끓이는 시간이 길수록 이 현상은 더 도드라진다.
뚜껑도 마찬가지다. 콩나물에서 나는 비린내는 열을 받으면 김과 함께 위로 올라가는 성질이 있어서, 끓이는 도중에 뚜껑을 열면 이 냄새가 국물로 도로 내려앉아 비린 맛이 남는다. 향까지 같이 날아가 국물 맛도 심심해진다.
그래서 콩나물국은 재료보다 순서가 맛을 가른다. 불 세기와 끓이는 시간을 미리 정해 두고, 뚜껑과 소금에 손대는 때만 지켜도 국물 색과 맛이 함께 달라진다.
콩나물국 국물 맑게 끓이는 방법
두세 명이 먹을 양이면 콩나물 200g에 물 1리터 정도가 적당하다. 콩나물은 머리가 노랗고 줄기가 통통한 것이 국물 맛이 좋은데, 뿌리 끝이 거뭇하게 변한 것은 골라내고 흐르는 물에 두어 번 헹궈 건져 둔다. 국물 맛을 더하고 싶으면 손바닥만 한 다시마 한 조각을 같이 넣어도 좋고, 간을 할 소금은 옆에 꺼내 두기만 하고 이 단계에서는 넣지 않는다.
냄비에 물을 붓고 센 불에서 팔팔 끓인 다음 콩나물을 넣고 곧바로 뚜껑을 덮는다. 다시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약한 불로 줄이고, 여기서부터 7분을 잰다. 익었는지 궁금해 중간에 한 번 열어 보는 순간 비린내가 국물에 남으니, 시간을 맞춰 두고 그대로 두는 것이 안전하다.
7분이 지나면 먼저 불을 끄고, 그다음에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물 1리터에 소금 한 작은술 정도로 시작해 맛을 보면서 조금씩 더하는 것이 좋고, 다진 마늘과 송송 썬 대파도 이때 함께 넣어 저어 주면 냄비에 남은 열로 충분히 익는다.
국물에 그릇 바닥이 비칠 만큼 투명하고 콩나물이 노란색 그대로면 잘 끓인 것이다. 콩나물 머리가 거뭇해지고 물러졌다면 너무 오래 끓인 것이니 다음에는 7분을 넘기지 않는다. 간장으로 간을 하면 국물에 색이 배므로 맑은 국물을 원할 때는 소금 쪽이 낫고, 남은 국은 식혀서 냉장 보관했다가 다음 날 다시 데워 먹어도 국물 색은 그대로다.
소금 넣는 때를 뒤로 미루는 것만으로 끓이는 수고는 그대로인데 국물은 한결 맑아지니, 다음번 콩나물국부터는 불을 끄고 간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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