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유시민 작가가 자신의 검찰개혁 구상을 비판한 데 대한 반박성 발언을 내놓자 야권에서 양측을 싸잡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멕시코 국빈방문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7일(현지시각) 멕시코 펠리페 앙헬레스 국제공항에서 공군1호기로 향하고 있다. / 뉴스1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재명이네랑 문조털래유 싸움이 점입가경이다"라고 밝혔다. 문조털래유는 문재인 전 대통령,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 인터넷 방송인 김어준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시민 작가를 한 데 묶어 부르는 멸칭이다.
나 의원은 "한쪽은 바지사장이 왜 주인 행세하느냐고 하고, 한쪽은 이제 내가 주인이라고 한다"라며 "다만 이 과정에서 고통받는 것은 국민일 뿐이다. 새우등 터진다"고 적었다.
나 의원은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의 최대치를 검찰 내 수사검사와 기소검사를 나누는 것이라고 발언한 점을 거론했다. 유 작가가 이를 두고 이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한 사실도 언급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22년 전 국가보안법 폐지 논쟁을 끄집어내며 유 작가를 다시 비판했다고 썼다.
나 의원은 이 대통령을 향해 "무책임의 극치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아니면 본인 혼자 살려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대치가 그것이었으면 왜 보완수사권 폐지법안에 거부권 행사를 안 했나. 바지사장이라서? 아니면 강경파도 포섭해서 진짜 주인 행세하고 싶어서?"라고 반문했다.
나 의원은 이 대통령에게 "이제 지지율 떨어지니 태세 전환으로 보완수사권 폐지 폐해는 몽땅 문조털래유 탓으로 돌리는가"라며 "이래도 저래도 이제 10월 2일부터 시행될 형사사법체계 개악 폐해 책임은 이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수사기관 수장이 모두 공석이거나 대행 체제라는 점도 문제 삼았다. 또 중대범죄수사청장 임명 절차를 완료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두고는 "자신들끼리 싸우느라 임명도 못 하고, 수사관 정원도 못 챙기고 있다"라고 비꼬았다. 나 의원은 "유시민 작가랑 싸울 시간 있으면 빨리 공석·대행 체제나 정상화시키고, 잘못된 개악이지만 국민 피해 줄이게 보완 개편 완성이나 해라"라고 촉구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북한소행 추정 DMZ 지뢰 발목절단 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당신은 유시민 못 이깁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대통령을 겨냥했다.
한 의원은 "이 대통령은 우리 귀한 장병 발목 절단한 지뢰 공격 현장 조사는 추석 연휴 빨간 날 뒤로 미뤄도 유시민 씨와의 이전투구는 피 같은 세금 들여 외교하러 나가서도, 추석 연휴 중이라도 도저히 미룰 수 없나 보다"라고 적었다.
한 의원은 "이 대통령 측이 유시민 씨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할 거라고 보도됐다"며 "대통령이 정치인도 아닌 자기 진영 평론가 상대로 각 잡고 소송 건다는 것이 황당하지만 해외 순방 중 한 발언을 보면 이 대통령 뜻이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멕시코 국빈방문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6일(현지시각) 멕시코 펠리페 앙헬레스 국제공항에서 환송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 뉴스1
한 의원은 "저는 과거 유시민 씨가 제가 유시민 씨와 노무현재단 계좌를 추적했다는 가짜뉴스를 퍼뜨린 것에 대해 좌천된 상태에서 정면으로 법적 대응해서 이기고, 유시민 씨의 공개 반성문을 받은 적이 있다"며 "'사실'의 힘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시민 씨를 이긴 유경험자로서 이 대통령에게 충고한다. '당신은 유시민 못 이긴다'"라고 썼다.
한 의원은 "걱정스럽게도 이 대통령 멘털이 깨진 것 같다"며 "멘털 꽉 잡고 '지뢰 공격 현장 조사 지시(증거 유실 책임져야 할 것이다)'하고, 외교하러 해외 나갔으면 유시민 얘기 말고 외교를 하라"고 말했다.
유 작가는 2019년 유튜브 방송 등에서 검찰이 노무현재단 계좌를 들여다봤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당시 한 의원은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었다. 유 작가는 2021년 1월 의혹 제기가 사실이 아니었다며 공개 사과했다.
유 작가는 지난 22일 미디어오늘 유튜브 콘텐츠 '미디어오늘내일 라이브'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검찰개혁 관련 기자회견 발언을 비판했다. 유 작가는 당시 "검찰개혁이라는 말을 같이 썼지만 내용이 달랐던 거다. 그러면 대통령이 진작에 말했어야 한다.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거다"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24일 "대통령의 검찰 개혁 의지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는 것에 유감"이라는 입장을 냈다. 청와대는 "근거 없는 비난성 주장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유 작가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멕시코를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각)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적당하게 절제를 해야 하는데, 너무 빨리, 멀리, 급하게 가면 반동을 맞이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에 갔을 때 프랑스 혁명 얘기도 한번 했는데, 혁명적 상황이 되면 오버하는 경향이 있다"며 급진·강경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당시 국가보안법 폐지 논쟁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독소 조항 몇 개를 삭제하는 것으로 여야가 합의를 거의 했는데, 누군가가 '(통째로) 폐지해야 한다'고 반대했다"며 "그러자 상대방이 결국 폐지에 반대하는 바람에 (독소 조항 삭제도) 못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 조항이 아직도 살아 있다. 경찰이 요즘 세상에도 북한의 주체사상을 공부했다며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고 했다. 당시 국가보안법 폐지를 강하게 주장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유 작가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유 작가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금도 비슷한 상황들이 벌어진다. 자신들의 선명함을 드러내기 위해서 과한 주장을 한다"며 "이는 멋있을지는 몰라도 실제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꺼번에, 화끈하게, 시끄럽게 해치우면 좋지만 쉽지 않다. 가급적 저항과 반발을 최소화하고 실효적으로, 실용적으로, 실질적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의료 개혁이든 공기업 개혁이든 공직 개혁이든 나름대로 많은 것을 하고 있고, 성과들도 있다"면서도 "개혁이란 마치 독립운동 자금을 대고 함께 하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의 시스템에서 이익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 '네거티브의 힘'이라는 게 있어서, 이들은 숫자는 적은데 힘이 세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 저항해도 혼자 저항하지 않고 누군가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인다.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선량한 사람들에게도 '당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어'라고 얘기하며 동조자들을 끌어모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래서 세상은 잘 바뀌지 않고 나쁜 상황이 계속 쌓인다. 결국은 나라가 망하거나 혁명적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라며 "그러니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고 설득도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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