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산 진한 청바지를 처음 빨아 널었을 때 색이 한 톤 옅어져 있으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세탁이 끝난 뒤 세탁조 안에 고인 물이 파랗게 물들어 있거나, 같이 돌린 흰 티셔츠 소매에 푸른 기가 옮아 있는 일도 흔하다. 몇 번 더 빨면 무릎과 밑단에 하얀 줄까지 올라와, 산 지 얼마 안 된 바지가 오래 입은 것처럼 보인다.
이럴 때 대부분은 세제를 의심한다. 세탁력이 센 세제가 염료까지 씻어 낸다고 생각해 중성세제나 울 전용 세제로 바꿔 보고, 그래도 물이 빠지면 더 비싼 제품을 찾게 된다. 그런데 세제를 바꿔도 처음 몇 번의 물 빠짐은 비슷하게 일어나는데, 색이 빠져나가는 자리가 세제가 아니라 그보다 앞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손을 대야 할 곳은 세탁기가 아니라 세탁 전이다. 찬물에 굵은소금을 풀고 청바지를 30분만 담가 두면 첫 세탁에서 빠져나가는 염료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세탁기 물살에 씻겨 나가는 인디고 염료
진한 청바지의 파란색은 인디고 염료인데, 실 속까지 깊이 배어들기보다 실 겉면에 얹히듯 물드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새 청바지는 섬유에 제대로 붙지 못한 염료를 겉면에 여유 있게 안고 있는 상태이고, 물에 닿는 순간 그 몫이 먼저 풀려 나온다.
세탁기 안에서는 여기에 두 가지가 더해진다. 물살에 옷감끼리 쉬지 않고 부딪히면서 표면의 염료가 밀려 나오고, 물이 따뜻할수록 염료는 더 쉽게 풀린다. 헹굼과 탈수에서 바지 겉면이 세탁조 벽에 쓸리면 접히는 무릎이나 밑단만 색이 옅어져 하얀 줄로 남는다. 세제를 아무리 순한 것으로 바꿔도 이 두 가지는 그대로다.
소금은 바로 이 자리에서 염료를 붙잡아 두는 역할을 한다. 물에 녹은 소금은 섬유와 염료 사이를 이어 주는 매염제로 쓰여, 겉면에 얹혀 있던 염료가 물로 빠져나가는 것을 억제한다. 세탁 전에 소금물을 한 번 거치고 나면 세탁기에 들어갔을 때 풀려 나올 염료의 양 자체가 줄어드는 셈이다.
새 청바지 물 빠짐 소금물로 줄이는 방법
필요한 것은 청바지가 잠길 만한 대야와 찬물, 그리고 굵은소금뿐이다. 비율은 물 10에 소금 1로 잡는데, 물을 열 컵 받았다면 소금은 한 컵을 넣는다는 뜻이다. 따뜻한 물은 쓰지 않는다. 물이 미지근하기만 해도 염료가 더 풀리고 데님이 줄어들 수 있어, 수도에서 나오는 찬물 그대로가 가장 적당하다. 소금은 손으로 저어 바닥에 가라앉은 알갱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녹인다.
소금이 다 녹으면 청바지를 뒤집고 지퍼와 단추를 모두 잠근 다음, 물 위로 뜨는 부분이 없게 눌러 담근다. 이 상태로 30분에서 1시간을 그대로 둔다. 시간이 지나면서 물이 푸르스름하게 흐려지는데, 이는 어차피 처음 한두 번에 빠질 염료가 미리 나온 것이라 그대로 두면 된다.
시간이 다 되면 헹구지 말고 가볍게 물기만 짠 뒤, 뒤집은 그대로 세탁기에 넣는다. 물 온도는 30도 이하 찬물로 맞추고 울 코스나 섬세 코스처럼 약한 코스를 골라 20분에서 30분만 돌린다. 세제는 중성세제를 표시선보다 적게 넣고, 색이 진한 인디고 제품은 다른 빨래로 물이 옮으므로 청바지만 단독으로 세탁한다.
탈수는 1분 안팎으로 짧게 끝내고, 뒤집은 채로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 널어 말린다. 건조기와 한낮의 직사광선은 색이 옅어지고 데님이 줄어드는 원인이 되니 피하는 것이 좋다. 소금물에 담그는 과정은 새로 산 뒤 처음 한두 번의 세탁에서만 하면 충분하고, 그 뒤로는 자주 빨지 말고 뒤집어서 찬물로 세탁하는 것만 지켜도 색이 오래 간다.
청바지는 세제를 바꾸기보다 세탁기에 넣기 전 30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색이 달라지니, 새 청바지를 샀다면 첫 빨래 전에 소금물부터 한 번 거쳐 보길 권한다. 처음의 진한 색을 지켜 두면 같은 바지를 몇 해 더 입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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