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北 포로 한국 송환 논란 확산…李 "우크라, 비공개 합의 어겨" vs 우크라 "비공개 합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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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北 포로 한국 송환 논란 확산…李 "우크라, 비공개 합의 어겨" vs 우크라 "비공개 합의 없었다"

폴리뉴스 2026-09-26 21:37:47 신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이하 현지시간) 유엔연설을 통해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밝히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이하 현지시간) 유엔연설을 통해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밝히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이하 현지시간) 유엔연설을 통해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밝히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외교적 마찰 가능성을 감안해 우크라이나 측과 '비공개 합의'를 했으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측이 젤렌스키 대통령 연설에 북한군 포로 관련 언급이 포함될 것이라고 사전에 알려왔을 당시에도 '한국행 공개 불가' 입장을 설명했지만 발표를 강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도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공개한 우크라이나 측에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나 많이 아쉽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우크라이나 내에서는 비공개 합의가 없었다는 주장이 나오며 진실 공방을 벌이는 모양새가 됐다.

李대통령 "비공개가 모든 면에서 타당…비공개 합의 어겨" 우크라 비판

靑 "우크라 발표 전 '불가' 입장 전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3일 미국 뉴욕 유엔총회 연설 도중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이 북한이 아닌 한국으로 송환됐다고 밝혔다.

당초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 측과 수십 차례의 물밑 접촉 끝에 해당 사안을 비공개하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 전, 우크라이나 측이 사전 언급 가능성을 귀띔해 오자 청와대와 외교당국은 "절대 불가" 입장을 강력히 전달했으나 이마저도 수용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돌발 행동'이 현실화되자 정부는 공식 확인을 피한 채 "개별 신병 처리나 구체적 협의 내용은 확인해 주기 어렵다"며 '로키(low-key·절제 기조)' 대응으로 일관했다.

국빈 방문 중 소식을 접한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소셜미디어(X·구 트위터)를 통해 묵직한 비판과 해명을 내놓았다.

이 대통령은 "북한포로 국내송환은 외교·안보와 한반도 정세에 거대한 파장을 미칠 매우 예민한 의제"라며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공개한 우크라이나 측에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나 많이 아쉽다"고 직격했다.

이어 지지율 만회 등을 위해 성과를 과시하려는 유혹이 왜 없었겠느냐고 반문하며, "누군가의 생명과 국가안보 등 국익을 생각하면 이처럼 잔인하고 무책임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일부 비공개 조치를 문제 삼는 야권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이 대통령은 "공개로 생길 여러 부작용을 고려할 때 비공개 합의는 모든 면에서 타당했다"며 "소소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생명과 국익을 해치는 사람을 매국노라 부른다. 정당한 비공개 조치를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멕시코시티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아쉽다'는 발언은 정확히 기존 합의와 다르게 연설에 포함된 사실을 지적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된 '북한 눈치보기' 해석에 대해 "포로 송환을 비공개하려 했던 이유는 오직 인도적·인권적 원칙을 준수하기 위함이었으며, 그 이상의 정치적 고려는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우크라 대통령실 "비밀리에 보내는 것은 이상한 일…보낸 사실만 알렸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비공개 합의'를 맺었음에도 이를 일방적으로 폭로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24일 비공개 합의 여부를 묻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우리는 개방된 나라"라며 "우리 군인들이 포로로 잡은 이들을 어디론가 그저 비밀리에 보내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이 사안의 전체 경위는 길고 상세하지만, 우리는 그 가운데 이들을 대한민국에 보냈다는 사실만 알렸다"고 덧붙여, 전격적인 공개가 자국 입장에서 자연스러운 절차였음을 시사했다.

대통령실은 북한군 포로 송환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사안이자 대한민국과의 직접적인 대화였다"며 양국 간 긴밀한 협의 끝에 진행된 사안임을 명시했다. 이어 "이들은 한민족이며, 대한민국은 이들을 자국민으로 간주한다"고 설명해 인도적 차원의 송환 배경을 강조했다.

또한 러시아 측이 이들의 신병 인도를 반복적으로 요청했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러시아는 이들에게 관심이 없었다"고 일축했다.

"젤렌스키의 과장된 홍보쇼" vs "비공개 합의 없었다"… 우크라 정계도 '북한 포로 공개' 공방

젤렌스키 대통령이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을 유엔총회 무대에서 전격 공개한 것을 두고 우크라이나 내부 정치권에서도 거센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와 인터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 우크라이나 대사의 미디어 고문인 옥사나 토로프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의 유엔 발표를 "쇼"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잘루즈니 대사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강력한 정치적 라이벌로 꼽히는 인물이다.

토로프 고문은 "문제는 양국 간의 비공개 합의가 분명히 존재했다는 점"이라며 "쇼, 과장된 홍보, 강렬한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효과가 또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포로 송환 문제는 한국과의 더 큰 협력 협상 과정의 일부였다"며 한국 정부와의 약속을 대통령이 성과 과시용으로 이용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비판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핵심 보좌관인 드미트로 리트빈 커뮤니케이션 보좌관이 직접 댓글을 달아 즉각 반박에 나섰다.

리트빈 보좌관은 "그런 비공개 합의는 없었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단칼에 잘라 말하며, "특정 포로들이 어디로 보내지는지 숨기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토로프 고문과 리트빈 보좌관 사이에 "침묵하기로 한 합의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재차 오가는 등 설전이 벌어졌다.

與 "양국 신뢰 저버려" 野 "북한 눈치, 국제 망신"

우크라이나의 북한군 포로 한국 송환 '일방 공개'를 두고 국내 정치권도 연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우크라이나 측의 경솔한 행동이 양국 간 신뢰를 훼손했다고 비판하며 정쟁 중단을 촉구한 반면, 국민의힘 등 야권은 정부가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포로 송환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며 강도 높은 공세를 펼쳤다.

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공개는 양국 간 신뢰를 저버린 처사이자 국가안보 측면에서도 위험한 행동이었다"며 우크라이나 측의 태도를 정조준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공개 경위를 설명하고 당사자들의 안전을 위한 후속 조치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한편, 정부를 향해 "신원 노출을 방지하고 심리적 안정과 정착 지원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야당을 향해서는 "이재명 정부는 북한군 포로 송환을 자화자찬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며 "보호 대상자의 신상이나 구체적 경위가 드러날 수 있는 근거 없는 의혹 제기를 자제하고 안보 조치에 협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은 일제히 정부의 '비공개 방침'을 도마 위에 올리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 포로 송환은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보여주는 인도적 조치인 만큼 공개하는 것이 맞다"며 "김정은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이 그렇게 두려웠나"라고 직격했다. 이어 "굴종적인 언어 착란이야말로 안보를 내팽개친 매국의 언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철수 의원 역시 "북한 눈치에 포로 송환조차 우리가 주체적으로 공개할 수 없으면 그건 나라도 아니다"라고 가세했고, 주진우 의원은 "국민 몰래 비공개 송환하려다 젤렌스키에 의해 진실이 드러난 국제 망신"이라며 즉각적인 경과 보고를 요구했다.

김용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도 정부의 비공개 방침 자체가 북한 정권을 의식한 탓이라며 가세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이 우리 대통령이 아닌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부터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느꼈을 당혹감을 생각하라"고 지적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 또한 "이재명 정권의 안보 기준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기분을 상하게 했느냐'에 맞춰져 있다"며 날을 세웠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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