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FX그룹, 9억5,000만달러 모았지만 실거래는 1% 미만…CFTC 폰지사기 정식 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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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FX그룹, 9억5,000만달러 모았지만 실거래는 1% 미만…CFTC 폰지사기 정식 제소

위키트리 2026-09-26 20:25:5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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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 계좌, 9억5,000만달러…실거래는 1% 미만 — 이해를 돕는 AI 자료 이미지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캐시FX그룹(Cash FX Group S.A.)과 관계사, 최고경영자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파나마에 본거지를 둔 외환거래 업체가 전 세계 투자자로부터 9억5,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를 걷었지만 실제 거래는 거의 하지 않은 채 이 돈으로 다단계 폰지 사기를 운영했다는 혐의다. CFTC는 지난 9월 24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중부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피고는 캐시FX와 최고경영자 우아스카르 호세 로페즈 카스티요, 네바다 소재 더컨버전프로스(The Conversion Pros Inc.)와 그 최고경영자 로널드 포프, 플로리다의 프로모터 저스틴 할러데이 등이다.

40만 계좌, 9억5,000만달러…실거래는 1% 미만

CFTC에 따르면 캐시FX는 2018년 파나마에서 법인으로 설립돼 2019년 6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전 세계 40만 개 이상의 계좌로부터 9억5,000만달러를 끌어모았다. 회사는 참가자들에게 자금을 모아 전문 트레이더와 독자 개발한 트레이딩 소프트웨어, 인공지능을 활용해 외환을 거래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부 참가자에게는 주간 최대 15%에 이르는 수익률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CFTC는 캐시FX가 참가자 자금의 1% 미만만 실제 거래에 투입했다고 주장한다. 소장은 이를 “최소 수준의(de minimis)” 외환거래로 규정했다. 나머지 자금은 신규 참가자의 납입금을 기존 참가자에게 가짜 수익으로 지급하는 전형적 폰지 구조에 쓰였고, 피고들 개인 계좌로도 수백만달러씩 흘러갔다는 것이다. 미국 거주자 계좌만 6,000개가 넘고 이들이 낸 금액도 최소 2,700만달러(약 370억원)에 달한다.

CFTC는 참가자의 약 81%가 최소 4억600만달러(약 5,558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봤다고 추정했다. 모금액 대부분이 실제 거래가 아닌 다른 곳으로 흘러갔다는 뜻이다.

“손실 없는 날”은 없었다…조작된 수익률 — 내용 이해를 돕는 AI 이미지

“손실 없는 날”은 없었다…조작된 수익률

소장이 묘사하는 사기 구조는 정교했다. 최고경영자가 매일 백오피스 시스템에 직접 일일 거래 수익률을 입력했는데, 이 수치가 실제 거래에서 나온 것인지 검증할 근거는 전혀 없었다고 CFTC는 지적했다. 2019년 7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캐시FX는 “국제 외환시장에서 단 하루도 손실을 낸 적이 없다”고 주장했고, 입력된 일일 수익률은 예외 없이 전부 양수였다.

더 문제가 되는 대목은 이 수익률이 실제 거래일보다 며칠 앞서 미리 입력되는 경우가 잦았다는 CFTC의 지적이다. 회사는 참가자들에게 외환거래로 수수료를 벌었다는 거짓 계정 명세서까지 발송했다. 인출 요청이 몰려 자금을 감당하지 못하자 일부 피고는 플랫폼이 해킹당했다고 둘러댔지만, 내부 기록을 보면 2022년 1월 인출을 취소한 계정은 최고경영자 본인의 계정이었다. 그는 처음엔 관련성을 부인했다가 나중에 자신이 인출을 되돌린 “관리자(admin)”였다고 인정했다고 소장은 전한다.

내부에서도 알고 있었다…폭로된 메시지들

소장에 인용된 사적 메시지들은 관련 인물들조차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2020년 1월 더컨버전프로스 최고경영자 로널드 포프는 캐시FX 최고경영자에게 “오늘 이후로 거래 수익률이 설정되지 않은 걸 확인했다. 이렇게 두면 오늘 거래 수익이 지급되지 않을 수 있으니 참고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거래 수익률이 실제 거래가 아니라 임의로 채워 넣는 값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의미다.

2022년 2월에는 한 페이스북 그룹이 더컨버전프로스가 참가자 자금이 든 지갑에서 돈을 받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자, 포프는 “그래, 다 거짓말인 거 알아. 추적을 피하려고 지급용 지갑을 바꿨어”라고 답했다고 소장은 밝혔다. CFTC는 캐시FX 최고경영자가 참가자 자금이 들어오는 비트코인 지갑을 직접 통제했다고 주장한다. 그가 소유하거나 통제한 지갑으로 흘러간 돈은 최소 1억2,100만달러(약 1,656억원)이고, 이 중 최소 9,600만달러(약 1,314억원)를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포프 역시 자신이나 회사가 통제한 지갑을 통해 최소 1,540만달러(약 211억원)를, ‘파워팀(Power Team)’을 이끌며 온라인에서 폭넓은 팔로워를 보유했다는 할러데이는 최소 1,600만달러(약 219억원)를 받았다고 CFTC는 추정했다.

19개국이 경고했다…법인 해산 후에도 계속된 모금

캐시FX의 위험성은 이미 세계 곳곳에서 감지됐다. CFTC 소장에 따르면 적어도 19개국의 금융감독기구가 캐시FX에 대해 공개 경고를 냈고, 영국 금융감독청은 2019년 12월 일찌감치 “사기를 조심하라”는 경고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럼에도 캐시FX는 2022년 10월 파나마에서 법적으로 해산된 뒤에도 최소 2023년 5월까지 계속 자금을 받았고, 웹사이트는 그해 10월에야 내려갔다.

CFTC는 이번 소송에서 사기 행위 중단 명령과 함께 벌금 부과, 부당이득 환수, 피해자 배상, 거래 및 등록 금지 등을 법원에 요청했다. 소장은 외환거래 관련 사기, 미등록 상품풀 운영자의 사기, 참가자 자금 분리 보관 의무 위반 등 5개 혐의로 구성됐다. CFTC 집행국장 데이비드 밀러는 “집행국은 사기와 시장조작으로부터 대중을 보호하는 본연의 임무에 계속 집중해 왔다”며 “조치는 우리가 발견하는 모든 곳의 사기에 맞서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사건은 CFTC가 가상자산과 연계된 사기에도 대응 폭을 넓히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볼 수 있다. 코인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CFTC는 9월 18일 가상자산 거래와 시장을 다루는 새로운 규제안을 백악관 검토에 제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상원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연방 규제 체계를 마련하려는 클래러티법 처리를 진전시키지 못한 지 며칠 뒤 나온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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