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운반 혐의로 사형 선고됐다가 필리핀 선처 요청에 본국 송환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인도네시아에서 마약 운반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아 총살형 위기까지 갔다가 살아남아 본국 송환된 필리핀 여성이 사면, 석방돼 16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26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 메리 제인 벨로소(41)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의 사면 결정에 따라 마닐라의 교도소에서 석방됐다.
마르코스 대통령이 서명한 사면 승인 문서를 손에 쥐고 미소를 지으며 교도소 문을 나선 벨로소는 기자들에게 "내 혐의를 벗겨주고 가족과 재회할 수 있게 해준 존경하는 대통령님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했다.
또 10여년 간 떨어져 있던 두 아들에 대해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곁에서 돌봐주지 못했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고 믿는다"면서 아이들과 재회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벨로소는 2010년 인도네시아에 입국하면서 여행용 가방에 2.6㎏ 분량의 헤로인을 숨겨서 밀반입한 혐의로 체포된 뒤 유죄가 인정돼 사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가족과 인권단체들은 그가 인도네시아에 가정부로 취업하려다가 마약 범죄 조직에 속아 혐의를 뒤집어썼다고 주장하며 구명 운동을 벌여왔다.
벨로소는 지인이 인도네시아 가정부 일자리를 소개하고 가방을 현지로 전달하도록 해 그 안에 마약이 들었는지 모른 채 운반했다고 인도네시아 수사 당국에 진술했다.
가난한 가정 출신으로 검거 당시 12살, 6살 두 아들을 홀로 키우던 벨로소의 사연이 필리핀에서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자 필리핀 정부도 인도네시아에 선처를 계속 요청했다.
인도네시아는 2015년 4월 벨로소에 대해 총살형을 집행할 예정이었으나, 필리핀 당국이 벨로소를 속여 마약 가방을 운반하게 한 모집책을 체포하자 형 집행 직전에 극적으로 연기했다.
수년간의 양국 협상 끝에 벨로소는 인도네시아에서 체포된 지 14년여 만인 2024년 12월 필리핀으로 송환됐으며, 그간 수감 생활을 해왔다.
딸의 사면 소식을 접한 어머니 셀리아 벨로소는 두 손자가 "드디어 엄마와 함께 지낼 수 있게 됐다"면서 무척 기뻐했다고 말했다고 AFP에 전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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