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레미콘 부지 복합개발 투시도. 사진=서울시
초고층 건축물의 개발 방식이 단순한 높이 경쟁에서 벗어나 주거·업무·숙박·상업·문화 기능을 한곳에 담는 복합개발로 확장되고 있다. 세계 주요 도시에서는 초고층 건물을 중심으로 새로운 생활권을 조성하는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에서도 성수와 용산을 중심으로 업무와 주거·숙박 기능을 결합한 대형 복합개발이 추진되면서 초고층 랜드마크의 역할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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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 제도가 복합개발 뒷받침
일본 도쿄, 국가전략특별구역 통해 복합개발 추진
서울, 2024년 8월 공간혁신구역 제도 시행
초고층 건축물 개발이 복합개발로 확장
주요 도시에서 새로운 생활권 조성
서울에서도 성수와 용산 중심으로 복합개발 추진
2023년 말 기준 세계 100대 빌딩 중 50개가 복합용도
오피스 단일 용도 37개, 주거 단일 용도 10개, 호텔 단일 용도 3개
런던 배터시 화력발전소, 개장 후 2년간 방문객 2200만명
성수, 기업과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으로 성장
용산, 대규모 복합개발 추진
업계, 복합개발의 역할 확대 전망
26일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세계에서 가장 높은 100개 빌딩 가운데 복합용도 건축물은 50개로 절반을 차지했다. 오피스 단일 용도는 37개, 주거 단일 용도는 10개, 호텔 단일 용도는 3개였다. 복합용도 건축물은 2017년 이후 세계 100대 초고층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초고층 건축물뿐 아니라 기존 도심 건축물의 용도 전환에서도 복합화가 나타나고 있다. CTBUH는 2025년 보고서에서 오피스 공실률 상승 등의 영향으로 200m 미만 기존 건축물이 주거와 호텔, 복합용도 시설 등으로 전환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도시의 도시계획 제도도 복합개발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본은 국가전략특별구역을 통해 도쿄 도심의 고밀·복합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2024년 8월 도시혁신구역과 복합용도구역 등을 포함한 공간혁신구역 제도가 시행되면서 복합개발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도쿄에서는 복합개발을 통해 초고층 건축물과 업무·주거·문화시설을 결합한 대규모 생활권이 조성되고 있다. 2023년 11월 문을 연 아자부다이힐스는 연면적 약 86만1700㎡ 규모로 오피스와 주거시설, 호텔, 상업시설 등이 들어섰다. 최고 330m 높이의 모리JP타워 상부에는 아만 레지던스 도쿄가 들어섰고, 인근에는 아만의 신규 브랜드인 자누 도쿄가 조성됐다. 국제학교와 예방의료센터 등도 함께 배치됐다. 개발 주체는 근무 인구 약 2만명, 거주 인구 약 3500명 규모의 생활권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런던에서는 배터시 화력발전소 재개발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1983년 가동을 멈춘 이후 방치됐던 발전소는 2022년 복합공간으로 재개장했다. 기존 외관을 보존하면서 내부를 개조해 애플 영국 본사를 유치했고 주변에는 주거·호텔·오피스 시설이 함께 들어섰다. 개장 이후 2년간 방문객은 2200만명을 넘어섰다.
방치된 철도 부지를 복합개발한 런던 킹스크로스와 뉴욕 허드슨야드도 비슷한 사례다. 킹스크로스에는 주거와 업무, 상업시설이 들어섰으며 구글 영국 본사와 메타, 부킹닷컴, 세인트마틴 예술대학 등이 자리 잡았다. 뉴욕 허드슨야드는 철도 차량기지 상부 약 11만㎡를 개발해 오피스와 주거, 호텔, 공연예술시설 등을 갖춘 복합지구로 조성됐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옛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 사진=박상훈 기자
서울시도 역세권과 주요 거점의 복합개발을 확대하며 도심 공간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지난 3월 시내 역세권 325곳을 대상으로 일자리와 주거, 문화·여가 기능을 결합한 고밀·복합개발을 유도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성수 일대는 기존 산업시설 중심 공간에서 업무·주거·숙박·문화 기능이 결합된 복합도시로 전환하는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성수동1가 683번지 옛 삼표레미콘 부지는 첨단 업무와 주거, 숙박, 문화 기능이 융합된 미래 업무거점으로 개발된다. 서울숲과 한강, 응봉산을 연결하는 입지 여건을 활용해 성수 일대를 국제 비즈니스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개발계획에 따르면 지상 81층 규모 주거동과 지상 53층 규모 업무복합동이 들어선다. 공동주택 403가구와 오피스텔 61실, 호텔 130실을 비롯해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한 업무·상업·문화시설이 함께 조성된다. 업무와 주거, 여가 기능을 한곳에 담는 복합도시 형태다. 2027년 착공해 2032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저층부에는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유공간과 문화시설이 배치되고 서울숲과 한강, 응봉산을 연결하는 보행·녹지축도 조성된다. 건축물에는 탄소중립 설계와 스마트빌딩 시스템 등을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된다.
공공기여를 활용한 기반시설 확충도 함께 진행된다. 서울시는 약 6081억원 규모의 공공기여를 활용해 용비교 램프와 성수대교 북단 직결램프를 설치하고 서울시 유니콘창업허브를 조성할 계획이다. 교통체계를 개선하는 동시에 창업·미래산업 기반시설을 확충해 성수 일대의 업무 기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성수는 이미 기업과 관광객이 몰리는 서울의 대표적인 상업·업무지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대오토에버와 G마켓이 사옥 이전을 예고했고 무신사와 SM엔터테인먼트 등이 입주해 있다. 크래프톤도 대규모 업무시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이 몰리며 업무·숙박시설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지만 대형 시설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성수를 대표하는 대형 오피스로는 지상 33층, 연면적 약 11만㎡ 규모의 디타워 서울포레스트가 사실상 유일하다. 서울시 관광호텔 등록현황 기준 성동구 관광호텔은 7곳, 220실이며 5성급 호텔은 없다. 반면 강남구에는 5성급 호텔 객실이 2216실 있다.
성수뿐 아니라 용산에서도 대규모 복합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에는 국제업무존을 중심으로 프라임 오피스와 MICE, 호텔 등이 들어서고 업무지원존에는 주거·교육·문화시설 등이 배치될 예정이다. 국제업무존은 중심상업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해 용적률 최대 1700%를 적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랜드마크는 단순히 높은 건물을 짓는 데 그치지 않고 주거와 업무·숙박·문화 등 다양한 기능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며 "성수처럼 기업과 관광객이 동시에 늘어나는 지역에서는 대규모 오피스와 숙박·주거 기능을 갖춘 복합개발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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