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를 폭행한 개그맨은 ‘김장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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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기사를 폭행한 개그맨은 ‘김장군’이다

평범한미디어 2026-09-26 02:32: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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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운행 중이던 차량에서 대리운전 기사를 폭행하고 위협해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KBS 공채 출신 개그맨 김씨’가 도대체 누구일까? 추석 연휴 직전 아시안게임과 더불어 수많은 빅이슈들 사이에서 조용하게 묻힐 것 같던 이 뉴스의 주인공은 바로 개그맨 김장군이다. 김장군은 1982년생 한국 나이로 45세이고 2010년 KBS 25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개그콘서트>에서는 30여개의 코너에 출연한 바 있고 주로 받쳐주는 역할을 맡았다.

 

개그맨 김장군의 모습. <사진=KBS 캡처>

 

그래서 사람들이 잘 모를 수도 있는데 무명 개그맨이라고 볼 순 없고 얼굴을 보면 익숙한 감이 있을 것이다.

 

김장군은 지난 20일 새벽 1시10분쯤 서울 서초구의 한 주유소 인근에서 대리운전 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만취 상태였던 김장군은 본인의 흰색 SUV 차량 안에서 대리기사의 목을 잡아당기는 등 폭행과 위협을 가했다. 빠른 속도로 차량들이 오가는 도로 한 가운데에 무려 4분간 정차하는 등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해 조사를 마치는 대로 그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할 예정인데, 1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장군은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주점에서 술을 마셨고 귀가하기 위해 대리를 불렀다. 차량 안에서 어떤 시비가 붙게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김장군은 대리기사를 때릴 듯 위협하고 목을 잡아당겼다고 한다.

 

MBN 이지우 기자를 통해 이번 사건의 최초 보도가 타전된 시점은 이번주 월요일(9월21일) 오전 9시쯤이었는데 그 이후 111개 매체를 통해서 리라이팅 기사들이 생산됐다. 모든 언론들은 ‘KBS 공채 출신 개그맨 김씨’라는 식으로 익명 처리를 했다. 하지만 이날 저녁 MBN <뉴스7>에서 방송 자료화면으로 첨부된 <개그콘서트> 코너의 모자이크 처리된 영상을 확인해서 일일이 대조해본 결과 해당 코너는 2012년 1월1일(626회)에 방영된 <어제 온 관객 오늘 또 왔네>였다. 이 코너에 출연한 남녀 코미디언들 중 ‘40대 김씨’ 남성 개그맨의 조건에 부합하는 인물은 김장군이 유일하다. 김장군은 사건이 알려진 이후인지 아니면 그 전부터였는지 알 수 없으나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한 상태다.

 

문제는 이와 같은 미온적인 익명 보도가 무고한 동료 개그맨들에게 불필요한 2차 피해를 안기고 있다는 점이다. 사건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김대범과 김대희가 아니냐는 추정 게시물들이 상당히 올라왔고 두 개그맨의 SNS 계정에도 댓글이 꽤 달렸다. 나아가 네티즌들이 추려낼 수 있을 만한 김씨 남성 개그맨들이 두루두루 거론되었다. 특히 개그맨 김대범은 자신이 피의자로 지목되자 SNS를 통해 “현재 한국에 없으며 이번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즉각 해명에 나서야 했다.

 

오늘 보도된 KBS 공채 개그맨 관련 기사를 접했습니다.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고, 같은 개그맨으로서 저 역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기사 댓글을 보니 간혹 제 이름을 언급하며 저로 추측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말씀드립니다. 저는 아닙니다. 현재 저는 지금 한국에 없습니다. 이번 사건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걸 말씀드립니다. 이런 일이 절대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MBN 익명 보도 자료 사진과 해당 KBS <개그콘서트> 방영 사진. <사진=MBN과 KBS 캡처>

 

심지어 파이낸셜뉴스 안가을 기자는 “김대범, 만취 상태로 대리기사 폭행한 KBS 공채 개그맨 지목에 보인 반응”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썼고 이에 김대범은 “기자님 이거 기사 제목이 좀. 얼핏 잘못 보면 제가 한 줄 알겠어요”라며 “도대체 몇 번을 더 해명해야 할까요”라고 속상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대범이 이와 같은 억울한 추측성 의혹에 휩싸인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4년 7월 SBS <웃찾사> 출신 개그맨 권성호의 음주운전 사건이 언론에 익명으로 보도됐을 당시에도 김대범이 가해자로 오인을 받아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당시 김대범은 직접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권성호를 출연시켜 정식 사과를 받기도 했으나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타 개그맨의 물의 여파로 억울한 누명 피해를 당하게 된 셈이다.

 

무엇보다 유명 공채 개그맨이라는 신분을 가진 인물이 조금 한물 갔다고 해도, 운행 중인 대리기사를 폭행한 행위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 범죄다. 이는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등 가중처벌(5조의10)에 해당되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만약 운전자가 상해를 입으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해지는데 벌금형이 없어서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하면 실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 KBS 공채 개그맨 출신 김장군이 이처럼 중대한 범죄행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언론들은 관성적으로 부분 정보만 공개한채 ‘모자이크’와 ‘익명’ 처리를 해서 보도했다. 그 결과 무고한 동료 코미디언들만 억울한 의혹과 악플에 시달리는 기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대중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억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사회적 파장이 있는 범죄나 기타 부도덕한 일을 저지른 연예인에 대한 명확한 실명 보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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