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필리핀이 도발·선동"…필리핀 "中이 유엔 협약 위반"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해경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역에서 병력 교대 및 물자 보급에 나선 필리핀 선박과 마찰을 빚었다.
장뤠 중국 해경국 대변인은 25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날 필리핀이 약속을 어기고 중국의 권고를 무시한 채 세컨드 토머스 암초(필리핀명 아융인·중국명 런아이자오·베트남명 바이커메이)에 보급선을 보내 물자를 보급했고, 중국 해경은 현장 추적·감시와 육성 경고 등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필리핀은 중국의 명절 기간에 도발 행위를 하고 선동했는데, 이는 '남중국해 행동선언'(DOC)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자 남해(남중국해) 지역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파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장 대변인은 "우리는 필리핀이 도발·소란을 즉시 중단할 것을 경고한다"며 "중국 해경은 런아이자오를 포함한 난사군도(스프래틀리 군도의 중국식 명칭) 및 그 부근 해역에서 권익 수호·법 집행 활동을 전개해 국가 영토·주권과 해양 권익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에 속한 세컨드 토머스 암초는 중국과 필리핀의 대표적인 분쟁 해역이다.
필리핀은 1999년 노후 군함 '시에라 마드레'함을 이곳에 좌초시킨 뒤로 지금까지 병력을 주둔시켜왔고, 중국은 이를 '불법 점거'로 규정하고 선박 철거를 요구해왔다. 이 해역이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속한다고 보는 필리핀은 좌초 군함에 정기적으로 물자를 보급하며 실효 지배 중이다.
양국은 이 일대에서 필리핀의 병력 교대와 물자 보급을 둘러싸고 선박 충돌과 물대포 사용 등으로 그간 여러 차례 대치해왔고, 2024년에는 필리핀 체류 인원에 대한 인도주의적 생활 물자 전달에 관해 잠정 합의를 도출하기도 했으나 갈등은 아직 이어지고 있다.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이날 중국보다 먼저 발표한 성명에서 "아융인 암초로 향하는 필리핀의 합법적 교대·보급 임무에 중국 해경과 해군이 위험하게 간섭한 것을 규탄한다"며 "중국 해경과 해군 함정들은 시에라 마드레함에 필수 물자를 보급하고 주둔 인원을 교대하기 위한 정기 임무를 방해했고, 필리핀 인원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또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중국 해경·해군의 행위가 1972년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COLREGs)과 1982년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위반한 것이고,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중재 판정에도 위배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이른바 '남해구단선'(9단선)을 근거로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역사적 권리를 주장하는 반면 필리핀은 UNCLOS를 들어 권리를 주장한다.
2016년 네덜란드 헤이그 PCA는 중국의 9단선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중국은 이 판정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필리핀은 미국·일본 등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며 공동 순찰과 군사 훈련을 확대해왔고, 중국은 이를 역외 세력의 개입이라고 비판하면서 남중국해에서 해·공군 활동을 늘리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해경은 남중국해의 또 다른 분쟁 해역인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필리핀명 바조 데 마신록 혹은 파나타그 암초)의 '국가급 자연보호구역'에서 완산함·촨산함 등 다수의 함정을 동원한 순찰 활동을 벌였다고 중국중앙TV(CCTV)가 이날 보도했다.
중국 CCTV는 스카버러 암초 핵심 수역에 직접 취재진을 보내 촬영한 영상을 송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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