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권 반도체 투자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장기적인 생산시설 확대를 고려한 대규모 부지 확보에 무게를 두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산업단지 조성과 투자 준비 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공개한 반도체 클러스터 관련 기업 협의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광주 군공항 부지를 중심으로 생산시설 입지와 전력·용수 등 인프라 여건을 살펴보고 있다.
양사의 접근 방식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생산시설 확장 가능성까지 고려해 충분한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통합시는 SK하이닉스와 지난 7월부터 이달까지 경영진·실무진 차원의 협의를 9차례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대규모 생산 부지에 대한 수요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진의 현장 방문도 이어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들은 지난 7월부터 광주 군공항 부지를 여러 차례 찾았으며 같은 달 29일에는 사장과 부사장 7명 등 주요 경영진이 현장을 직접 살펴봤다.
이달 1일에는 민형배 시장이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아 곽노정 대표이사와 국가산업단지 조성 및 반도체 팹 입지, 중장기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투자 여건을 조기에 마련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김용관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전략총괄 사장은 지난달 11일 용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3대 메가프로젝트 특별위원회 현장간담회에서 용인 국가산단 조성에 보다 빠른 추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다음 날 열린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전력공급 협약식에서는 용인 국가산단 가동 목표가 2029년 10월로 앞당겨진 점을 거론하며 호남권 투자 역시 준비 시점이 빨라질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호남권 투자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 부사장과 사장단이 잇따라 광주 군공항 부지를 실사했으며, 통합시 실무진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했다.
양측은 반도체 생산시설 가동에 필수적인 전력과 용수를 비롯해 교통·물류망, 산업단지 조성 방안 등을 놓고 협의를 진행했다.
기업들의 투자 논의가 구체화하면서 산업단지 조성 작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통합시는 전체 국가산단 예정지 826만㎡(약 250만평) 가운데 비교적 조기 개발이 가능한 약 63만평을 우선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탄약고 이전 예정지 등이 우선 개발 대상에 포함된다.
계획대로라면 2027년 부지 조성 공사가 시작된다. 반도체 공장 가동의 핵심 인프라인 전력과 용수는 2028년 말까지 초기 공급 체계를 갖추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토대로 2030년 6월 첫 양산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 향후 기업과 지자체 간 협의도 투자 실행 단계로 넘어갈 전망이다.
통합시는 오는 10월 SK하이닉스와 입주협약 체결을 추진한다. 협약 이후에는 사업 전략과 건설, 인프라 등 실제 투자에 필요한 세부 협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의 논의도 이어진다. 통합시는 오는 10월 6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최고경영진과 만나 투자 및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결국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패는 기업의 투자 의향을 실제 팹 건설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부지뿐 아니라 막대한 전력과 용수가 필요한 반도체 산업 특성상 산업단지 조성과 기반시설 구축 속도가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시기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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