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찾아갔으면 '억울'...이미 정부가 가져가버린 '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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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찾아갔으면 '억울'...이미 정부가 가져가버린 '이 돈'

위키트리 2026-09-25 12:20:00 신고

3줄요약

납세자가 찾아가지 않아 5년의 소멸시효가 지난 국세환급금 46억 원이 지난해 국고로 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세청이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소멸시효가 완성돼 국고로 넘어간 국세환급금은 46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24억 원보다 22억 원 늘어난 금액으로, 증가율은 91.7%에 달했다. 관련 자료가 제공된 2019년 이후 최근 7년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건수도 크게 증가했다. 2024년 1만6000건이었던 소멸시효 완성 환급금은 지난해 2만3000건으로 7000건 늘었다. 증가율은 43.8%였다. 최근 7년간 납세자가 찾아가지 않아 소멸시효가 지나 국고로 귀속된 국세환급금은 모두 160억 원에 달한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에는 32억 원이 국고로 넘어갔다. 2020년에는 12억 원으로 줄었지만 이후 2021년 13억 원, 2022년 14억 원, 2023년 19억 원, 2024년 24억 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46억 원으로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아직 납세자가 찾아갈 수 있는 미수령환급금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미수령환급금은 잠정적으로 38만8000건, 88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828억 원보다 61억 원, 7.4% 증가한 규모다. 최근 7년간 연말 기준으로 가장 많았던 2024년 말 865억 원도 넘어섰다.

다만 올해 6월 말의 889억 원이 올해 상반기에 새로 발생한 돈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전부터 찾아가지 않은 환급금이 포함된 누적 금액이다. 하반기 지급 규모와 새로 발생하는 환급금에 따라 올해 연말 잔액은 달라질 수 있다.

국세환급금은 말 그대로 납세자가 국가에 낸 세금 가운데 다시 돌려받아야 하는 돈이다. 세금을 실제 내야 할 금액보다 많이 냈거나, 세금 신고와 정산 과정에서 돌려받을 세액이 생겼을 때 발생한다.

예를 들어 소득세를 미리 납부했는데 실제로 계산해 보니 내야 할 세금이 그보다 적다면 차액을 돌려받게 된다. 이처럼 납세자에게 돌려줘야 할 돈을 국세환급금이라고 한다.

국세청이 환급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는데도 납세자가 바로 찾아가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상태가 일정 기간 이어져 국세청의 환급 결정일부터 2개월 이상 돈을 찾아가지 않으면 미수령환급금으로 분류된다.

여기서 '미수령'이라는 말 때문에 환급금을 받을 권리 자체가 사라진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두 개념은 다르다. 미수령환급금은 아직 납세자가 받을 수 있는 돈이다. 정해진 기간 안에 환급금을 신청하거나 필요한 절차를 밟으면 지급받을 수 있다.

문제는 돈을 찾아가지 않은 상태가 지나치게 길어지는 경우다. 세법상 환급받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5년 동안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

소멸시효는 일정한 기간 동안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법적으로 그 권리를 주장할 수 없게 되는 제도다. 국세환급금의 경우에도 5년이라는 기간 안에 환급받을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해당 권리가 사라진다.

따라서 지난해 국고로 귀속된 46억 원은 단순히 지급이 늦어진 돈이 아니다. 국세청이 돌려줘야 할 돈이었지만 납세자가 5년 동안 환급받을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 그 권리가 소멸한 금액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아직 권리가 사라지지 않은 미수령환급금의 규모도 만만치 않다.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부터 넘어온 환급금과 올해 새롭게 발생한 환급금을 합쳐 모두 49만8000건, 1899억 원이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

이 가운데 실제로 납세자에게 지급된 금액은 11만 건, 1010억 원이었다. 나머지 889억 원은 올해 6월 말까지 지급되지 않은 상태로 남았다.

국세청도 미수령환급금을 줄이기 위한 안내를 계속하고 있다. 매년 '미수령환급금 찾아주기'를 진행하면서 납세자에게 우편이나 카카오톡 등으로 환급 사실을 알리고 있다. 홈택스에서도 환급금을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금융기관을 통한 조회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찾아가지 않은 환급금을 다른 세금을 내는 데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를 '자동충당'이라고 한다.

자동충당은 납세자가 국가에 내야 할 세금이 있는 경우 국가가 돌려줘야 할 환급금으로 그 세금을 대신 갚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납세자에게 15만 원의 환급금이 있는데 내야 할 세금이 10만 원 있다면 환급금 가운데 10만 원을 세금 납부에 사용하고 나머지 5만 원을 돌려받는 식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자동충당이 가능한 기준금액을 기존 10만 원 이하에서 20만 원 이하로 높였다. 환급금이 소액인 경우 납세자가 직접 찾아가지 않아도 미납 세금과 정리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힌 것이다.

현재 체납된 세금이 있다면 환급금 규모와 관계없이 해당 세금을 갚는 데 환급금이 사용된다. 반면 체납이 아닌 세금의 경우에는 별도의 기준이 적용된다. 고지서를 받았거나 납세자가 직접 신고해 내는 세금에 20만 원을 초과하는 환급금을 충당하려면 납세자가 별도로 동의해야 한다.

홈택스를 이용하면 자신에게 미수령환급금이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홈택스 납부 메뉴에 접속했을 때 환급금이 확인되면 관련 내용을 안내하는 팝업이 나타나며, '국세환급금 충당청구' 메뉴를 이용해 환급금을 세금 납부에 충당해 달라고 신청할 수도 있다.

지난해 말 미수령환급금은 금액만 놓고 보면 일부 감소했다. 2024년 말 865억 원에서 지난해 말 828억 원으로 37억 원 줄었다. 하지만 건수는 오히려 늘었다. 2024년 말 38만3000건에서 지난해 말 41만2000건으로 2만9000건, 7.6% 증가했다.

돌려줘야 할 환급금 가운데 실제 지급된 비율도 낮아졌다. 지난해 지급 대상 미수령환급금은 총 3252억 원이었고 이 가운데 2424억 원이 지급됐다. 금액 기준 지급 비율은 74.5%로 최근 7년 가운데 가장 낮았다.

국세청은 자동충당 기준금액을 추가로 높이는 방안도 건의할 계획이다. 자동충당 범위를 넓히면 소액 환급금을 장기간 찾아가지 않는 사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하지만 자동충당만으로 미수령환급금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납세자가 별도로 동의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환급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주소·연락처 변경 등으로 안내가 실제 수령으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멸시효가 지나면 환급받을 권리 자체가 사라지는 만큼, 미수령환급금이 발생한 뒤 장기간 방치되는 과정을 줄이는 관리가 중요하다. 단순히 안내 횟수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어떤 이유로 납세자가 환급금을 찾아가지 않는지 파악하고 실제 지급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김상훈 의원은 국세환급금이 국가가 잠시 맡아둔 납세자의 돈이지 국고 수입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세금을 걷는 과정뿐 아니라 납세자에게 돌려줘야 할 돈을 지급하는 과정에도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자동충당 기준금액을 높이는 것과 함께 미수령 원인에 대한 실태조사와 안내 방식 개선 등을 포함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세환급금은 별도의 지원금이나 정부가 임의로 지급하는 돈이 아니라 납세자에게 원래 돌아가야 할 세금이다. 자신에게 환급금이 발생했는지 모른 채 시간이 지나면 5년 뒤에는 받을 권리까지 사라질 수 있는 만큼, 홈택스 등을 통해 미수령환급금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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