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신약 개발 숨은 조력자 ‘국내 CRO’…글로벌 진출까지 함께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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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신약 개발 숨은 조력자 ‘국내 CRO’…글로벌 진출까지 함께 뛴다

헬스경향 2026-09-25 12:02:37 신고

국내 임상시험수탁기관이 업무 영역을 고도화하며 국내 제약사의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돕는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 임상시험수탁기관이 업무 영역을 고도화하며 국내 제약사의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돕는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면서 국산 신약 개발과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좋은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했다고 곧바로 의약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임상시험’이라는 큰 관문을 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임상시험수탁기관(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이다. CRO는 제약·바이오기업으로부터 임상시험 관련 업무를 위탁받아 임상시험 설계와 운영, 데이터관리, 통계분석 등 신약 개발의 핵심 과정을 담당한다. 최근에는 국내 CRO의 역량이 높아지면서 단순한 임상시험 업무 대행을 넘어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함께하는 파트너로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신약 개발 투자 확대…‘임상 경쟁력’도 중요

국내 제약사들의 R&D 투자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한미약품, 유한양행, 대웅제약, 종근당, GC녹십자 등 주요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의 10% 이상, 많게는 약 15%를 R&D에 투입했다. 정부 역시 지난 7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제의 R&D 비중 기준을 상향하는 등 신약 개발 중심의 산업생태계 조성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R&D 투자가 실제 신약으로 결실을 맺으려면 임상시험 단계에서 이를 뒷받침할 전문역량이 필요하다. 임상시험은 후보물질의 효과와 안전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향후 허가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단계다. 특히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다면 여러 국가에서 수집되는 방대한 데이터를 일정한 기준으로 관리하고 각국 규제환경에 대응하는 역량까지 요구된다.

이러한 점에서 국내 CRO의 성장은 주목할 만하다. 과거에는 임상시험기관 관리 등 실무지원에 역할이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신약 개발 전략과 데이터관리·분석 등으로 업무영역이 고도화되고 있다. 특히 국내 규제환경과 의료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은 국내 제약사와 협업하는 과정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CRO 활용도는 높은 편이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의 ‘2025년 임상시험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CRO를 이용한 국내외 제약사 90곳 가운데 60%가 2024년 수행한 전체 임상시험에서 국내 CRO만 이용했다. 해외 CRO만 이용한 기업은 11.1%, 국내외 CRO를 함께 이용한 기업은 23.3%였다. 특히 국내 CRO만 이용한 기업 가운데 국내 제약사가 94.4%를 차지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의 2025년 임상시험 산업 실태조사 내 CRO 위탁 비율.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의 2025년 임상시험 산업 실태조사 내 CRO 위탁 비율.

■국산 신약 개발 현장 함께한 국내 CRO

대표적으로 LSK Global PS는 데이터관리와 통계분석을 비롯해 다국가 임상시험에 필요한 데이터 표준화(CDISC), 해외 규제기관 안전성정보 보고체계 등을 구축하며 임상시험 수행영역을 넓혀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금까지 허가된 국내 개발신약 44개 가운데 16개의 임상시험에 참여했으며 200건 이상의 글로벌 임상시험 경험을 축적했다.

실제 국산 신약의 개발과 해외 진출 과정에도 참여했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경우 2017년부터 약 6년간 임상 2상과 코호트 연장연구에 참여했으며 2019년부터 약 4년간 3상 임상시험의 데이터관리 업무를 수행했다. 해당 임상에서는 한국·그리스·헝가리 등 13개국에서 수집된 약 400명의 데이터를 관리했다.

GC녹십자와 질병관리청이 공동개발한 탄저백신 배리트락스주 개발에도 참여했다. 배리트락스주는 지난해 국산 39호 신약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백신으로 LSK Global PS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포함해 임상 1상부터 2상까지 관련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최근에는 대웅제약이 추진하는 대규모 다국가 3상 시험에서 데이터관리와 통계분석 업무를 맡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CRO가 신약 개발의 후방지원 조직에 머무르지 않고 후보물질을 실제 허가와 시장 진출로 연결하는 임상개발 과정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LSK Global PS 치료군별 임상시험수탁 건수(2026.06.30 기준)
LSK Global PS 치료군별 임상시험수탁 건수(2026.06.30 기준)

■임상 노하우 국내 축적…다음 신약 개발 자산으로

국내 CRO 육성의 의미는 개별 신약의 임상시험 수행에만 있지 않다. 국내 제약사와 CRO가 함께 임상시험을 수행할수록 임상시험 운영경험과 데이터관리·통계분석 노하우가 국내 산업생태계에 축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약의 해외 진출이 확대될수록 글로벌 규제기준에 맞는 데이터 생산과 다국가 임상시험 수행역량이 중요해진다. 국내 CRO가 이러한 경험을 지속적으로 쌓는다면 제약사가 새로운 후보물질을 개발하거나 해외 임상시험에 나설 때 활용할 수 있는 산업 기반도 함께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모든 과정에서 쌓이는 노하우와 데이터가 국내 축적돼 후속 신약과 기술 수출을 준비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LSK Global PS 이영작 대표는 “신약 개발의 성패는 결국 임상시험에서 갈리고 이 관문을 넘어야 글로벌 시장 진출도 가능하다”며 “단순한 임상 대행사가 아닌 신약 개발 전략을 함께 고민하는 파트너로서 국내에서 개발된 신약이 세계시장에 나설 수 있도록 임상 경험과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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