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국내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미국 주식 투자 열기가 다시 살아나면서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이 2000억 달러에 근접했다.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회복되며 미국 증시가 반등한 가운데 단기 국채와 배당주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에도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이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조회된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1974억 7874만 달러(약 268조 5710억 원)로 집계됐다.
하지만 8월 들어 1883억 6649만 달러로 반등한 데 이어 이달에는 1975억 달러에 육박하면서 두 달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이 수치는 지난 7월과 비교하면 약 260억달러 늘어난 규모다.
이같은 변화는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다시 높아지면서 미국 기술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식 보관액은 신규 매수뿐 아니라 기존 보유 종목의 주가 변동에도 영향을 받는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미국 증시에서 국내 투자자가 순매수한 금액은 5억2730만달러(약 7171억원)로 집계됐다. 이달 중순까지 이어졌던 매도 우위 흐름이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수요가 다시 늘어나는 양상이다.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서학개미의 자금은 단기 국채와 배당주 등으로도 향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던 종목은 미국 초단기 국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0~3개월 미국 국채 ETF(SGOV)'로 나타났다. 순매수액은 2억2356만달러(약 3044억원)에 달했다.
SGOV는 만기가 3개월 이하인 미국 국채를 편입하는 상품이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 투자 방향을 결정하기 전 대기 자금을 운용하는 이른바 '파킹형 ETF'로 활용된다.
배당주와 미국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도 자금이 몰렸다. 슈왑 미국 배당주 ETF(SCHD)는 1억4620만달러, 뱅가드 S&P500 ETF는 1억4045만달러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양자컴퓨팅 기업 아이온큐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각각 1억2348만달러, 1억2061만달러의 순매수액을 기록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수요도 두드러졌다. 미국 반도체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배 ETF(SOXL)'는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매수액이 25억1384만달러(약 3조3274억원)에 달했다. 전체 종목 가운데 매수 규모가 가장 컸다.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주요 정치·경제 일정을 향후 미국 증시의 변수로 주목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오는 11월 3일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 등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AI와 반도체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단기 국채와 배당주 등을 함께 편입하는 투자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하나증권 박승진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무리하며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심은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구간에 들어섰다"며 "이제 중동 변수와 지정학적 리스크 관련 상황 변화, 미·중 정상회담, 유엔 총회 등 다양한 대외 정치 이벤트가 집중된 가운데 변동성 상황에 대한 평가에 따라 선택지를 달리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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