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 열기가 다시 달아오르며 보유 잔액이 2천억달러 선을 재차 향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대감에 힘입은 기술주 회복과 함께, 초단기 국채 ETF부터 반도체 3배 레버리지 상품까지 위험·안전자산을 아우르는 ‘양극화 베팅’이 동시에 나타나는 모습이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1∼21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1974억7874만 달러(약 268조571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 5월 기록한 사상 최대치 2천41억6072만 달러에 근접한 수준이다.
미국 주식 보관액은 5월 정점을 찍은 뒤 6월 1948억4793만달러, 7월 1714억6580만 달러로 두 달 연속 감소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8월 1883억6649만 달러로 반등한 데 이어 이달 들어 1975억 달러 안팎으로 다시 불어나며 최고치 재도달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AI 낙관론을 중심으로 미국 기술주가 재차 회복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1∼22일 미국 증시에서 총 5억2730만 달러(약 7171억원)를 순매수했다. 9월 17일까지는 순매도 우위였지만, 14일 이후 매수 우위로 돌아서며 ‘미장(미국 증시)’으로의 자금 회귀가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개별 종목별로는 초단기 미국 국채 ETF가 가장 큰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만기 3개월 이하 미국 단기물 국채에 투자하는 ‘SGOV’(iShares 0-3 Month Treasury Bond ETF)는 이달 들어 2억2356만 달러(약 3044억원) 순매수되며 서학개미의 ‘최대 매수 종목’에 올랐다. SGOV는 투자처를 정하기 전 자금을 잠시 대기시키는 이른바 ‘파킹형’ ETF로, 시장 변동성에 대비한 대기성 자금이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배당·지수 ETF에 대한 선호도 여전하다. 서학개미는 같은 기간 슈왑 미국 배당주 ETF(SCHWAB US DIVIDEND EQUITY ETF)를 1억4620만 달러, 뱅가드 S&P 500 ETF를 1억4045만 달러 순매수했다. AI 관련 개별 종목으로는 양자컴퓨팅 기업 아이온큐(1억2348만 달러), 구글 모회사 알파벳(1억2061만 달러) 등이 상위 매수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공격적 레버리지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도 눈에 띈다. 미국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ares ETF)은 이달 1∼22일 사이 25억1384만 달러(약 3조3274억원)나 순매수됐다. 매수 규모 기준으로 전체 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으로, AI·반도체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고위험 상품으로까지 번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된 가운데, 향후 시장 변동성은 정치·지정학적 요인에 좌우될 수 있다며 신중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주문했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무리하며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심은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구간에 들어섰다”며 “이제 중동 변수와 지정학적 리스크 관련 상황 변화, 미·중 정상회담(현지시간 9월 24일), 유엔 총회 등 다양한 대외 정치 이벤트가 집중된 가운데 변동성 상황에 대한 평가에 따라 선택지를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중간선거(11월 3일)와 미·중 관계 재조정 등 굵직한 정치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된 만큼, AI·반도체 등 성장 섹터에 대한 공격적 베팅과 더불어 단기 국채·배당주 ETF 등 방어 자산을 병행하는 리스크 관리 전략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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