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서늘해지면서 보일러를 언제 켤지 가늠하게 되는 때다. 여름 내내 온수만 쓰다가 난방을 처음 돌리는 9월 하순은 온도조절기를 한 번 들여다보기 좋은 시기인데, 대부분은 벽에 붙은 조절기에서 실내 온도만 맞춰 놓고 그대로 겨울을 난다.
난방비를 아끼려는 사람이 가장 먼저 하는 일도 실내 설정 온도를 한두 도 낮추는 것이다. 20도를 19도로 내리고 집 안에서도 두꺼운 옷을 껴입어 보지만, 고지서에 찍힌 금액은 생각만큼 줄지 않아 춥게 지낸 보람만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실내 온도 말고 손대지 않은 자리가 한 군데 더 있다. 온도조절기 안쪽에 들어 있는 온수 최고온도로, 이 값이 공장에서 나온 그대로 70도에 맞춰진 채 몇 년씩 그대로인 집이 적지 않다.
손대지 않은 온수 70도가 난방비를 키우는 이유
보일러는 온수 최고온도로 정해 둔 값까지 물을 데워 놓고 기다린다. 70도로 맞춰져 있으면 수도꼭지를 열 때마다 그 온도까지 물을 데운다는 뜻인데, 정작 설거지나 샤워에 쓰는 물은 40도 안팎이라 데워 놓은 물에 찬물을 섞어 식혀 쓰게 된다.
필요 없이 데웠다가 다시 식히는 이 과정은 실내 온도를 아무리 낮춰도 그대로 남는다. 난방과 온수는 따로 움직여서, 방을 미지근하게 두고 지내도 물을 쓸 때마다 보일러는 70도를 맞추려고 다시 불을 붙이기 때문이다.
온수 최고온도를 50도로 20도만 내려 두면 물을 데우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아지고, 그만큼 보일러가 돌아가는 시간과 연료 쓰는 양이 함께 줄어 난방비를 최대 절반까지 아낄 수 있다. 쓰는 물의 온도는 어차피 찬물을 섞어 맞추던 수준이라 몸으로 느끼는 차이는 거의 없다.
보일러 온수 온도 50도로 낮추는 방법
벽에 붙은 온도조절기에서 온수 표시가 있는 버튼을 누르면 지금 맞춰진 숫자가 뜬다. 기종에 따라 온수, 급탕, 물 온도처럼 이름이 다르지만 자리는 비슷하고, 화살표 버튼으로 숫자를 50까지 내린 다음 잠시 두면 그대로 저장된다.
제대로 됐는지는 주방이나 욕실에서 온수만 틀어 확인한다. 김이 덜 오르고 손을 대고 있어도 뜨거워서 움츠러들지 않으면 맞게 바뀐 것이다. 한겨울에 수온이 내려가 온수가 미지근하게 느껴지면 55도까지만 올려 쓰는 것이 좋다.
온수 온도를 정리했으면 예약모드를 함께 맞춘다. 예약은 서너 시간 간격으로 15~20분씩 보일러를 돌려 실내 온도를 비슷하게 유지하는 기능이라, 집을 비운 사이 식은 방을 다시 데우느라 몰아서 쓰는 것보다 연료가 덜 든다.
외출모드는 2~3일 이상 집을 비울 때만 쓰는 것이 안전하다. 하루 안에 돌아오는 외출이라면 설정 온도를 1~2도만 낮춰 두는 편이 낫고, 실내 습도는 40~60% 사이로 맞춰 두면 같은 온도에서도 덜 춥게 느껴진다. 보일러 자체는 1년에 한 번 점검을 받아 두는 것이 좋다.
난방을 처음 켜기 전에 온도조절기 앞에서 오 분만 쓰면 겨우내 나가는 돈이 달라지니, 올해는 실내 온도보다 온수 온도부터 확인해 보길 권한다. 춥게 참아 가며 아끼는 것보다 새는 곳을 한 번 막아 두는 쪽이 오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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