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서늘해지면서 넣어 두었던 전기장판과 온열기기를 다시 꺼내는 집이 많다. 코드를 꽂을 자리가 모자라 서랍이나 침대 밑에 밀어 두었던 멀티탭까지 같이 꺼내게 되는데, 몇 달 만에 꺼낸 멀티탭은 겉면에 먼지가 뽀얗게 앉아 있고 구멍 안쪽은 더 캄캄하다.
고장이 나거나 스위치가 안 눌리는 것도 아니어서 바꿀 생각은 하지 않고 겉면만 마른 수건으로 쓱 닦은 다음 그대로 플러그를 꽂게 되지만, 정작 문제가 생기는 자리는 구멍 안쪽이다. 멀티탭 구멍에 낀 먼지는 마른 브러시나 면봉으로 긁어내야 하고, 물기가 있는 것으로 닦으면 오히려 위험해진다. 손이 가는 시간은 10초면 충분하고, 여기에 2~3년마다 새것으로 바꾸는 것까지가 한 세트다.
구멍 속 먼지가 습기를 만나면 불꽃이 생기는 이유
멀티탭은 대개 바닥이나 가구 뒤편처럼 먼지가 가장 많이 가라앉는 자리에 놓인다. 플러그를 꽂지 않은 빈 구멍은 위를 향해 열려 있어서 떨어지는 먼지가 그대로 안으로 들어가고, 한번 들어간 먼지는 손이 닿지 않으니 몇 년이고 그 안에 그대로 쌓인다.
마른 먼지만 있을 때는 전기가 통하지 않지만, 장마철이나 겨울철 가습기를 켜는 시기처럼 공기 중 물기가 많아지면 먼지가 그 물기를 머금는다. 젖은 먼지는 전기를 통과시켜서 두 극 사이에 미세한 전류가 흐르고, 그 자리가 조금씩 타들어 가다 불꽃이 생기는 트래킹 현상이 일어난다. 실제로 집에서 나는 전기 화재 가운데 상당수가 멀티탭과 콘센트 자리에서 시작된다.
물티슈로 구멍 안쪽을 닦으면 위험이 더 커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티슈는 먼지를 밀어 넣기만 할 뿐 긁어내지 못하는데다 구멍 안에 물기까지 남겨 놓는다. 그래서 멀티탭 구멍은 물기가 전혀 없는 마른 도구로, 밀어 넣지 말고 긁어내는 쪽으로 손을 대야 한다.
멀티탭 구멍에 낀 먼지 긁어내는 방법
필요한 것은 다 쓴 칫솔이나 붓처럼 털이 뻣뻣한 마른 브러시, 그리고 면봉 두어 개가 전부다. 세제나 물은 쓰지 않는다. 시작하기 전에 꽂혀 있는 플러그를 하나도 남기지 말고 모두 뽑고, 멀티탭 스위치도 전부 끈 다음 벽 콘센트에서 멀티탭 플러그까지 뽑아 둔다.
먼저 마른 브러시로 멀티탭 겉면과 구멍 둘레를 쓸어 낸다. 구멍을 바닥 쪽으로 향하게 뒤집어 들고 쓸면 떨어져 나온 먼지가 안으로 다시 들어가지 않는다. 스위치 사이의 틈처럼 브러시 털이 들어가는 자리는 같이 쓸어 준다.
이제 면봉을 구멍 안에 넣어 벽을 따라 한 바퀴 돌리듯 긁는다. 두 개의 구멍을 각각 따로 긁고, 힘을 세게 주기보다 안쪽 벽에 붙은 먼지를 끌어낸다는 느낌으로 몇 번 돌리면 된다. 면봉 끝이 회색으로 변해 나오면 먼지가 딸려 나온 것이고, 다시 넣었을 때 끝이 그대로 하얗게 나오면 다 된 것이다.
다 긁어낸 뒤에는 멀티탭을 한 번 더 뒤집어 털고 플러그를 꽂는다. 물로 닦은 자리가 있다면 완전히 마른 뒤에 전원을 연결하는 것이 안전하다. 꽂을 때는 헐겁지 않게 끝까지 밀어 넣고, 일반 멀티탭의 정격은 2,500W 또는 16A이므로 전기장판과 온열기기처럼 전기를 많이 쓰는 제품을 한 멀티탭에 몰아 꽂지 않는 것이 좋다.
청소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넉넉잡아 두세 달에 한 번이면 충분하다. 다만 아무리 깨끗하게 써도 안쪽 금속 접점은 꽂고 뽑기를 반복하면서 헐거워지기 때문에, 멀티탭 자체는 2~3년마다 새것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그 전이라도 플러그가 헐겁게 물리거나 몸체가 누렇게 변색되고 스위치가 뻑뻑해지면 바꿀 때가 된 것이다.
올겨울 전기장판 플러그를 꽂기 전에 멀티탭부터 한번 뒤집어 보고 면봉을 넣어 보길 권한다. 몇 년째 자리만 지킨 멀티탭의 구멍 속을 들여다보는 일은 집에서 가장 오래 켜 두는 전기가 지나는 자리를 챙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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