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과 영세 소상공인의 매출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온누리상품권이 당초 취지와 다소 거리가 있는 업종에서 대규모로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운자로 성지’로 알려진 약국과 의원, 와인과 위스키 등 주류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대형 마트에서 수십억~수백억원 규모의 온누리상품권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24일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온누리상품권 결제액 상위 10개 가맹점 가운데 주류 판매 중심 마트 3곳에서 사용된 금액만 총 381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결제액 2위 가맹점에서는 161억원이 결제됐으며, 3위와 7위 가맹점의 결제액도 각각 131억원, 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매장은 와인과 위스키 등 주류 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마트로 파악됐다.
올해 들어서는 약국과 의원의 온누리상품권 사용 규모가 눈에 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자료를 보면 서울 ○○약국은 지난해 293억원에 이어 올해 260억원의 온누리상품권 결제액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올해 결제액 2위는 서울에 위치한 ○○의원으로 온누리상품권으로 결제된 금액이 102억원에 달했다. 두 곳 모두 ‘마운자로 성지’로 알려진 곳으로 해당 약국과 의원은 도보로 약 5분 거리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원이 의원은 비만주사제인 마운자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진료비와 주사제 비용을 온누리상품권으로 결제해 할인 혜택을 받는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앞서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도 온누리상품권의 사용처 문제를 제기했다. 전통시장이나 영세 소상공인으로 보기 어려운 병·의원과 대형 약국 등이 온누리상품권을 활용해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리는 것은 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취지다.
온누리상품권 어디서 가장 많이 쓰였나
중기부는 이후 제도 개선에 나섰다. 올해 6월 17일부터 병·의원의 온누리상품권 신규 가맹을 중단했으며, 연매출 30억원을 초과하는 매장 역시 신규 가맹이 제한된다.
다만 이미 가맹점으로 등록된 곳까지 즉시 사용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 가맹점은 가맹기간인 총 3년 가운데 남은 기간 동안 온누리상품권을 계속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존 가맹점으로 등록된 약국이나 의원은 당분간 온누리상품권 결제를 통한 혜택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온누리상품권은 소비자가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권을 구매하거나 각종 환급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 수요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사용처가 확대되면서 전통시장과 영세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정책 취지와 실제 소비가 이뤄지는 곳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김원이 의원은 “온누리 상품권이 주류를 주로 판매하는 마트나 대형 약국에서 여전히 소비되고 있다”라며 “온누리 상품권의 목적은 전통시장과 영세 소상공인의 매출을 증대하기 위해서 발행되었기에 환급행사 등을 대폭 확대해 제도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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