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 안팎까지 올라서면서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으로 상승세를 이어온 글로벌 증시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월가를 중심으로 장기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5%를 넘어설 경우 AI 관련 자산의 고평가 논란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국내 증권가에서는 현재 금리 수준만으로 AI발 증시 거품이 곧바로 붕괴 국면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금리가 일시적으로 5%를 넘는지보다 추가 상승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지는지, 동시에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착되는지가 더욱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23일(현지시간) 장중 5.104%까지 상승했다. 이는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금리는 5%선을 중심으로 오르내리며 시장의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월가에서는 장기금리 상승이 AI 관련 주식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루치르 샤르마 록펠러 인터내셔널 회장은 최근 언론 기고를 통해 10년물 미국 국채금리가 5%를 확실하게 넘어서는 시점에 AI발 거품이 터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제임스 레일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증시 조정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S&P500지수가 올해 말 8250선까지 오른 뒤 내년 말에는 21% 급락해 6500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를 위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는 점도 시장의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특히 오라클의 회사채 금리가 연 7.67%까지 올라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AI 투자에 필요한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미 10년물 국채금리 5% 돌파 경계
AI 관련 기업의 주가는 향후 상당한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현재 가치에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면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금흐름의 현재 가치가 낮아지게 된다. 결국 투자자들이 높은 주가를 정당화하기 어려워질 경우 고평가된 자산을 중심으로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논리다.
특히 이은택 KB증권 리서치본부 전략총괄 이사도 지난달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0~5.3%를 추세적으로 넘어설 경우 버블 붕괴의 임계점에 접근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다만 이 이사는 “아직 버블 붕괴의 조건이 충족됐다고 보지 않는다”라며 과거 버블 붕괴의 주요 조건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0~5.3% 구간을 추세적으로 돌파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인다면 위험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현재 금리 움직임은 첫 번째 조건의 초기 단계에 진입했지만, 두 번째 조건인 인플레이션의 추세적인 상승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이 이사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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