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 됐나…美10년물 다시 5.1%, 얼마나 더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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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됐나…美10년물 다시 5.1%, 얼마나 더 오를까

이데일리 2026-09-24 06:19:19 신고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한동안 주춤했던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13%까지 치솟아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5년물 금리도 5%를 돌파했다. 국제유가 상승과 예상보다 강한 미국 경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다.

미국 5년물 국채 금리 추이 (단위: %, 자료: 블룸버그)
미국 5년물 국채 금리 추이 (단위: %, 자료: 블룸버그)


하지만 최근 국채금리 상승을 경기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미국 정부가 막대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는 반면 이를 받아줄 투자 수요는 과거보다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장기금리가 금융위기 이후의 초저금리 시대로 돌아가기보다 높은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새로운 정상 상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가→PMI→연준→입찰…금리 밀어올린 ‘연쇄 충격’

이날 금리 상승의 출발점은 국제유가였다. 중동 정세 불확실성 속에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서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이 발표한 9월 미국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8.4로 뛰어 2021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 활동이 예상보다 강한 데다 공급망 병목과 인력난, 비용 상승까지 나타나면서 연준이 금리를 더 올려야 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마이클 바 연준 이사도 이날 추가적인 정책 조정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오후에는 국채 수급 문제가 불거졌다. 미 재무부의 700억달러 규모 5년물 국채 입찰금리는 5.033%로 결정됐다. 시장 예상보다 3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 이상 높아 2018년 이후 두 번째로 부진한 입찰로 평가됐다. 투자자들이 국채를 사는 대가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했다는 의미다.

결국 5년물 금리는 장중 5%를 넘어섰고 10년물은 약 17bp 오른 5.13%를 기록했다. 30년물도 5.4% 안팎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국채는 많은데 살 사람은 줄었다’

문제는 이날의 급등 뒤에 구조적인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20여년간 아시아를 중심으로 막대한 글로벌 저축이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로 흘러들면서 장기금리를 낮게 유지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국방·에너지·산업정책 등에 지출을 늘리면서 국채 발행이 크게 증가했다. 미국 국가부채는 40조달러를 넘어섰고 미 의회예산국(CBO)은 올해 재정적자가 2조1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반면 국채를 사줄 전통적인 투자자는 약해졌다. 늘어나는 국채 공급에 비해 외국인 투자 수요가 약해진 데다 각국 중앙은행도 양적완화 시절과 달리 채권 보유를 줄이고 있다. 국채 공급은 늘어나는데 수요가 따라오지 못하면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한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이자벨 슈나벨 집행이사는 이를 과거의 ‘저축 과잉(savings glut)’에서 ‘채권 과잉(bond glut)’으로의 전환이라고 표현했다.

인공지능(AI) 투자 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투자를 위해 기술기업들이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투자자의 돈을 놓고 미국 정부와 기업이 경쟁하는 구도도 형성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장기채를 보유하는 대가로 투자자가 요구하는 추가 금리인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도 높아졌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모델에 따르면 미국 국채의 기간 프리미엄은 코로나19 당시 저점보다 3%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이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추더라도 장기금리가 반드시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단기금리는 연준 정책에 가장 민감하지만 장기금리는 향후 기준금리뿐 아니라 물가와 재정, 국채 수급 위험까지 함께 반영하기 때문이다.

미국·영국·일본·독일의 30년물 국채 금리 추이. (단위: %, 자료: 블룸버그)
미국·영국·일본·독일의 30년물 국채 금리 추이. (단위: %, 자료: 블룸버그)


◇10년물 5%가 중요한 이유

10년물 국채금리는 채권시장만의 숫자가 아니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0년물과 밀접하게 움직이고 기업의 회사채 금리에도 영향을 준다.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면 가계의 주택 구매와 기업의 투자 비용이 함께 높아진다.

주식시장에도 부담이다. 특히 미래 이익에 높은 가치를 부여받는 기술주는 장기금리가 오를수록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다. 이날 10년물 금리가 급등하자 전날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나스닥지수는 1.13% 하락했다.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은 글로벌 채권금리와 달러 가치, 국제 자금 흐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미 장기금리가 높은 수준에 머물 경우 한국 시장금리에도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달러 강세와 위험자산 자금 이동을 통해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Higher for longer” 아닌 “Normal for longer”

미 국채금리는 다시 내려올 수 있을까. 미 재무부는 장기금리 급등에 대응해 장기 국채 바이백을 확대했지만 이후에도 금리는 오히려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다. 결국 물가가 안정되고 미국 정부가 재정적자를 관리할 수 있다는 신뢰가 높아져야 장기금리의 구조적인 상승 압력도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현재 금리 수준 자체를 비정상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10년물 금리 4.95%는 지난 40년 평균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이어졌던 초저금리 환경이 오히려 이례적이었다는 얘기다.

웰스파고의 톰 포셀리와 마이클 푸글리에제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에서 익숙한 ‘더 높은 금리가 더 오래(higher for longer)’보다 ‘정상적인 금리가 더 오래(normal for longer)’가 현재 상황을 더 잘 설명한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단기적으로는 유가와 인플레이션, 미국 경기,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경로가 국채금리를 좌우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의 재정적자와 국채 발행, 장기채 수요, 기간 프리미엄이 관건이다. 연준이 향후 금리를 다시 내리더라도 미국 장기금리가 금융위기 이후 익숙했던 낮은 수준으로 함께 돌아갈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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